기사입력시간 23.10.27 03:58최종 업데이트 23.10.27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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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뇨의학과 안에서도 더 열악한 '소아비뇨기'…세부전문의 전국 29명 불과

소아비뇨기 질환만 보는 전문의 수는 전국에 9명…학회 "국가차원의 지원과 육성 필요"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소아청소년과의 기피 현상이 점차 심화되는 가운데 '소아' 비뇨의학과의 인력 부족도 심각한 상황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아비뇨기는 저출산에 직면한 현 사회에서 국민 생식력 유지와 직결된 문제인 만큼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26일 대한비뇨의학회가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아비뇨의학과 전문의 유지를 위한 지원책 마련을 요청했다.

소아비뇨기 세부전문의, 비뇨의학과 전문의 3.9%…서울 쏠림 심각해 환자 불편 심화

이날 김성철 대한소아비뇨의학회 홍보이사는 "최근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감소로 소아진료 대란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소청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아와 관련된 모든 진료과들이 인력 부족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홍보이사는 "성인은 자신의 불편한 증상을 표현할 수 있지만 소아는 증상 표현이 서툴다. 또 성인은 치료 기준이 하나로 정해져 있는데, 소아는 상황에 따라 치료 기준이 달라지고, 질환 자체가 급변하는 등 소아 진료는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비뇨의학과를 지원하는 전문의들도 소아 비뇨기를 기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저출산으로 한 가정에 한 아이만 낳는 분위기로 아이에 대한 관심도가 상당히 증가하고 있고, 산모의 나이가 점점 많아지면서 소아 기형의 가능성이 높아지며 소아 질환 전문의 필요성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현재 소아 비뇨기를 전문으로 보는 전문의 수는 전국에 29명에 불과하다.

김 홍보이사는 "이 29명의 전문의에는 성인을 같이 포함하는 의사가 포함된 것이다.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이상 비뇨의학과 전문의 수의 3.9%밖에 되지 않으며, 5년 후에는 23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중 소아비뇨기 질환만 보는 전문의는 현재 9명에서 5년 후 7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소아비뇨기 전문의의 지역 불균형도 심각한 문제다. 전체 29명의 소아비뇨의학과 전문의 29명중 38%인 11명이 서울에 분포돼 있으며, 경상도 지역에만 38%인 11명이 분포돼 있는 것이다.

대한소아비뇨의학회 회장인 정재민 양상부산대병원 교수도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딸 때 모든 전공의들이 소아비뇨의학을 공부하지만, 전문의 시험을 딴 이후에는 소아비뇨기는 관심 분야가 아니라 더 이상 업데이트를 하지 않는다"며 "로컬의 비뇨의학과의원은 소아가 찾아오면 상급종합병원으로 가라고 하는데 사실 소아비뇨의학과 전문의가 서울밖에 없어 환자들의 불편이 크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최근 고위험 산모가 늘어나면서 선천 기형이 증가하고 있다. 영유아 검사에서 기형이 모두 걸러주지만 소아비뇨의학과 의사가 워낙 적어 대기 시간이 2~3달 정도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괜찮다는 말 한 마디를 듣기 위해 지방에서 소아를 업고 서울로 가는 일도 허다하다"며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소아 비뇨의학이라는 지식을 업데이트할 수 있는 길이 정기적으로 있었으면 좋겠고, 소청과 의사들도 소아비뇨의학에 대한 지식을 회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 조규선 회장도 "1차 의료기관에서 교통 정리의 역할은 하고 있지만, 소아는 전문분야기 때문에 전원이 필요하다. 고환의 상태나 음낭의 상태 등을 관찰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면 대학으로 의뢰를 하는데 서울은 의사가 그런대로 있지만 지역은 환자를 보낼 곳이 없다"고 전했다.

소아비뇨기 전문의 의무 지정 및 수가 인상으로 지역별 필요인력 유지해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뇨의학회는 각 병원별 소아비뇨기 질환을 진료할 수 있는 전문의를 의무 지정하고, 소아비뇨기질환 진료 및 수술에 대한 병원별 인센티브를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김 이사는 "소아비뇨 전문가가 사라지면 소아 비뇨기 전문 지식과 정보를 제대로 제공할 사람이 없어진다. 잘못된 지식과 정보가 늘어나면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이 떠안아야 한다"며 "소아비뇨기 질환에 대한 대국민 캠페인과 소아청소년과 교육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잘못된 판단으로 생식기능이나 신장기능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1차 진료를 보는 소청과전문의나 부모가 올바른 지식을 가지도록 교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는 "잠복고환 환자가 병원에 왔는데, 기다리면 좋아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치한 것이다. 잠복고환은 1세 이전에 수술하는 것을 권장하는데 해당 환자는 결국 고환암의 위험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고환을 절제할 수밖에 없었다"며 "또 한 환자는 야뇨증이 심했는데 9살까지 방치했다. 사실 야뇨증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데 결국 약물 치료 중이다"라고 전했다.

그 외에도 학회는 소아비뇨기 질환에 대한 진료수가 및 전문 수술에 대한 수가 인상으로 지역별 필요 인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소아비뇨기 질환의 경우 그 특성상 진료 및 수술 난이도가 높아 18세 이하 수술에 대해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김 이사는 "잠복고환은 정확한 진단 및 진단 후 추적관찰, 적절한 수술시기의 결정은 생식기능 유지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잠복고환과 생식기능에 대한 연구 결과들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비뇨기과 전문의들 중에서도 특히나 소아비뇨기 전문의의 진료가 필수인 질환"이라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성인비뇨기과 전문의 및 타과 전문의 등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김 이사는 "소아비뇨기 전문의는 출산율이 감소하고 있는 현시점에 국민의 생식력 유지에 중요한 인력들이다. 외생식기 기형과 요로계 기형을 전문으로 다루는 소아비뇨의학 전문 인력들이 수요의 감소로 줄어들지 않도록 국가차원의 육성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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