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균 부원장, 생활권·도로망 기반 개편안 제시…지역책임의료기관 접근률 81.98%→98.88%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문석균 부원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지역·필수의료를 강화하려면 행정구역 중심으로 설정된 중진료권을 실제 생활권과 병원까지의 이동시간에 맞춰 재편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현행 70개 중진료권을 50개로 조정하고, 거점병원에 의료자원을 집중하는 동시에 외곽지역의 응급이송망을 확충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문석균 부원장은 14일 '행정구역에 갇힌 지역의료, 현행 진료권 체계 무엇이 문제인가' 정책포럼에서 중진료권 개편의 핵심 기준으로 접근가능성을 제시했다.
현행 중진료권은 인구 규모 약 15만명 이상, 의료이용률 약 30% 이상 등을 기준으로 설정됐다. 여기에 시·도의 의료공급계획과 도서·산간지역의 지형적 특성, 건강형평성 등을 고려해 전국을 70개 구역으로 나눴다.
그러나 교통망 발달과 실제 생활권 변화가 기존 진료권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문 부원장은 "KTX와 고속도로 확충으로 환자의 이동 범위가 넓어졌지만, 행정구역 경계에 따라 진료권을 나누면서 가까운 다른 시·도의 병원보다 멀리 떨어진 동일 시·도 내 병원을 중심으로 권역이 설정되는 불일치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서·산간지역에서는 단순한 거리만으로 응급의료 접근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정부의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전략은 시설·장비 교체 중심의 현대화만으로 국민이 원하는 의료의 질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사진=문석균 부원장 발표자료
개편안은 현재 지역책임의료기관이 있는 55개 시·군·구를 거점으로 고정하고, 나머지 174개 시·군·구를 도로망 이동시간에 따라 재배정하는 방식으로 마련됐다. 먼저 인접한 병원 거점 가운데 60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거점을 선택하고, 해당 후보가 없으면 전체 55개 거점으로 탐색 범위를 넓혔다.
그는 "현행 권역 경계 안에서 지역책임의료기관에 60분 이내 접근할 수 있는 인구 비율은 81.98%였다. 이를 50개 권역으로 재편하면 접근률은 98.88%로 높아졌다"며 "접근이 어려운 인구는 약 935만명에서 58만명으로 줄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역 확대에 따른 외곽지역의 의료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소방청과 연계한 닥터헬기·중증환자 전용 구급차 등 응급이송체계를 현재보다 3배 이상 확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권역 내 의원에서 지역종합병원, 거점 대형병원으로 이어지는 의뢰·회송에는 건강보험 수가를 대폭 가산해 의료기관 간 자발적 협력망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석균 부원장은 "한국과 해외는 의료접근성 자체가 다르다. 외국 일부 국가는 병원까지 2~4시간을 기준으로 보지만 우리는 1시간을 전제로 한다"며 "진료권 자체는 없앨 수 없지만, 최소한의 거점으로 최대의 치료 효과를 내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무조건 50개로 가자는 뜻이 아니라, 인구 구조와 질환 발생·유병률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논의의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