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10.13 08:39최종 업데이트 26.10.1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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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일원화라는 동상이몽

[칼럼] 박지용 공정한사회를바라는의사들의모임 대표·대한병원의사협의회 조직강화이사

사진=챗GPT

[메디게이트뉴스]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이승만과 김구는 서로 앙숙으로 여겨지지만, 원래는 사이가 좋았고 해방 이후에도 한동안 친분을 유지했다. 그러나 통일 방법론에서는 견해차가 컸다. 김구는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남북 평화통일을 추구했고, 이승만은 자유민주주의 정부를 먼저 수립한 뒤 북진통일을 이루려 했다. 같은 국가의 미래를 고민했지만, 서로 다른 길을 바라봤다. 결국 동상이몽이었다.
 
의료일원화 논의는 10년 전에도 있었다. 한의학의 학문적 한계와 모순 때문이다. 중국과 구별되는 한국 고유의 의학임을 강조하면서도, 동의보감과 사상체질의 오류를 지적하면 갑자기 중국의 의서들을 꺼내든다. 어혈과 관련된 넥시아를 한의대 교수가 혁신적인 치료법으로 내세우며 고소를 남발했지만, 결국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오랜 시간 의료일원화가 이루어지지 못했던 이유는 명확하다. 기존 한의사들에게도 의사면허를 부여해야 한다는 한의협의 요구 때문이다. 기존 한의사들에게 의사면허를 부여하지 않으면 의료일원화에 반대하겠다는 것이 한의협의 입장이었다. 한의협이 찬성하는 의료일원화에는 한의사의 의사면허 획득이 반드시 따라온다.
 
그런데 최근 서영석 의원은 의료일원화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며 국정감사를 열고 의협의 참석을 요구했다. 기존 한의사에게 의사면허를 부여할지는 추후 논의하고, 우선 한의대를 의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한의대를 의대로 전환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의사들은 잘 알고 있다. 첫째, 기존 지방 의대조차 교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한의대에 의사 출신 교수를 충분히 임용할 수 있겠는가. 둘째, 한의사가 주류를 차지하는 기존 조직에서 새로 들어온 의사들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 셋째, 한의대 교육병원인 한방병원을 의대생의 임상교육이 가능한 수준의 현대의학 기반 병원으로 전환할 수 있겠는가. 얼마나 어려울지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의사협회는 한의대가 정상적인 의학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춰야 한다는 조건을 전제로 동의했다. 조건부 동의는 악수다. 의사들이 그동안 정부를 상대하며 경험한 태도는 늘 비슷했다. 일단 추진하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 가서 고치면 되지 않겠느냐는 식이다. 반대할 사안이라면 처음부터 반대해야 한다. 조건부로 동의해 버리면 나중에는 조건은 사라지고 동의했다는 사실만 남는다. 조건은 나중에 충족하겠다며 사실상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려는 태도가 한두 번이었던가.
 
서 의원의 행보는 더욱 황당하다. 그는 2020년 약사계 일원화를 주장하며 한약대를 폐지하고 통합약사 제도를 제안했지만,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진전된 것이 없다. 약사 출신 국회의원이 정작 통합약사와 한약사 문제는 손도 대지 못하면서 한의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내로남불이다.
 
한의사들을 위한 의료일원화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의료일원화를 추진하려면, 한의대를 의대로 전환할 것이 아니라 한의대 폐지를 우선 논의해야 한다. 정말로 직역 간 일원화를 추진할 의지가 있다면, 우선 자신이 속한 약사계의 한약사 문제부터 해결하고 나서기 바란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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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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