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4.16 06:36최종 업데이트 26.04.16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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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입제 사용 저조, 이유는 '보상'…천식·COPD 관리 공백, ‘수가’에서 막혔다

흡입제 순응도에 따라 사망률 2배 차이…동네 의원, 30분 드는 교육·상담 '현실적 한계'

해외는 1차 의료 중심 교육체계 구축…"교육상담료 신설, 예후 개선·의료비 완화 기여"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이진국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국내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질병 부담이 높은 가운데, 치료의 핵심인 흡입제가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

특히 1차 의료기관 중심의 교육·관리 시스템과 보상체계 부재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 가운데 국가 차원에서 교육상담료 수가 도입 등 흡입제 교육을 유도할 인센티브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5일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서울 아셈타워에서 개최한 ‘천식∙COPD 치료의 최신 지견: 진료 현장에서 보는 질환 관리와 치료 전략’ 미디어 세션에서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이진국 교수는 “천식도 그렇고 COPD도 그렇고 이 병은 먹는 약으로 치료하는 병이 아니다”라며 흡입제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천식·COPD, 1차 치료제로 권고하는 '흡입제'…국내 사용률 '저조'

천식은 대표적인 만성 기도 염증 질환으로 폐기능 검사를 통해 진단된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와 세계천식기구(GINA)는 천식 조절제와 증상 완화제 모두 흡입제를 1차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24년(11차) 천식 적정성 평가’ 결과에 따르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폐기능검사 시행률은 28%, ICS(흡입 스테로이드) 처방률은 38.1%에 그쳤다.

약제 처방 현황에서도 경구제만 처방받은 환자가 42%로 가장 많았고, 흡입제(12.4%), 패치제(0.5%) 순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실제로 필요한 흡입제는 전체 천식 환자 중 4명 중 1명 정도만 처방되고 있다”며 “경구 약제 등 효과가 떨어지는 치료가 여전히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환자들은 약을 잘 복용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흡입제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먹는 약은 복용하면서도 흡입제는 남아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COPD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이 교수는 “국내 실제 유병 환자는 약 300만 명으로 추정되지만, 치료를 받는 환자는 10만~20만 명 수준에 불과하다”며 “질환 인지도가 낮고 폐기능 검사가 충분히 시행되지 않아 진단이 늦어지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COPD는 전 세계 사망 원인 3위에 해당하는 매우 중요한 질환이지만, 환자들이 병을 인지하지 못한 채 중증이 돼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COPD 역시 1차 치료는 흡입형 기관지확장제로, 약물을 기도에 직접 전달해 증상 개선과 악화 예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1차 의료기관에서는 진료시간 부족과 수가 문제로 경구약 중심 처방이 이뤄지고 있는 현실이다.

흡입제 사용은 단순한 치료 순응도를 넘어 생존율과 직결된다.

중증 COPD 환자에서 흡입제 순응도 80% 이상 환자는 1년 34.7%, 2년 28.1%, 3년 24.4%, 4년 22.3%로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흡입제를 80% 미만으로 사용한 환자의 3년 사망률은 26%였지만, 80% 이상 사용한 환자는 12% 수준이었다”며 “같은 환자라도 흡입제 사용 여부에 따라 사망 위험이 2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흡입제를 잘 사용하면 생존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지만, 실제로는 이를 유지하지 못하는 환자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열악한 1차 의료기관, 흡입제 교육·상담 현실적으로 '불가능'…"교육상담료 신설해야"

이 같은 문제의 원인으로는 1차 의료기관의 진료 환경이 지목됐다.

이 교수는 “천식과 COPD는 1차 의료기관에서 지속적으로 관리돼야 하는 질환이지만, 교육에 대한 보상이 없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리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흡입제 교육은 최소 30~40분 이상 소요되고, 최소 3회에서 많게는 7회까지 반복 교육이 필요한 영역”이라며 “현재 수가 체계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급종합병원은 전담 인력이 있지만 의원급은 교육 인력도, 보상도 없어 환자를 상급병원으로 보내는 구조가 반복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교수는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와 함께 국회에서 천식·COPD 교육상담 수가 신설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수차례 개최하며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그는 “1차 의료기관에서는 당뇨, 고혈압 환자 진료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해 천식·COPD 환자 교육이 충분히 이뤄지기 어렵다”며 “대학병원에서 진단받은 환자가 동네의원에서 흡입기 교육을 받지 못해 다시 상급병원으로 돌아오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이러한 교육·관리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핀란드는 10년간 1차 의료기관 중심으로 의사·간호사·약사에 대한 천식·COPD 환자에 대한 교육을 시행한 결과, 환자 수가 증가했음에도 입원과 사망이 감소하고 의료비 증가도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역시 환자의 정기 방문을 유도하고 흡입제 교육을 포함한 1차 의료 중심 관리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이 교수는 이러한 관리 체계가 환자 예후 개선뿐 아니라 의료비 부담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 교수는 전국 43개 의원, 285명의 천식·COPD 환자를 대상으로 팜플렛 제공과 흡입제 교육을 시행한 결과, 질환 이해도와 약물 사용 의지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 교육만으로도 치료 순응도가 크게 향상된다”며 “국내에서도 교육의 효과는 이미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질환 인식과 흡입제 사용에 대한 이해 필요…"정책 지원 필요"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정진아 상무도 국내 만성 호흡기 질환 관리의 한계로 질환 인식 부족과 치료 접근성 문제를 지적하며 정책적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천식과 COPD는 적절한 치료와 관리로 충분히 조절 가능한 질환이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질환 인식과 흡입제 사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며 “환자 교육과 조기 진단, 지속적인 관리가 함께 이뤄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1차 의료기관에서 환자 교육과 관리가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며 “의료진이 충분한 시간을 들여 환자를 교육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에는 브레즈트리와 같은 삼중요법 흡입제와 테즈파이어 등 생물학적 제제 등 치료 옵션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치료가 실제 환자에게 적절히 전달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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