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A/LABA 대비 중등도·중증 악화 24%·모든 원인 사망 위험 49% 감소…환자 흡기능력에 따른 디바이스 선택지 확대
(왼쪽부터)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호흡기·알래르기내과 교수,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정진아 상무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3제요법에 가압정량식흡입기(pMDI)를 사용하는 '브레즈트리'가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환자의 흡기능력에 따라 흡입기를 선택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넓어졌다. 건조분말흡입기(DPI)와 달리 환자의 흡기 노력에 상대적으로 덜 의존하면서 약물을 폐에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COPD 유지요법 치료제 브레즈트리에어로스피어흡입제 160/7.2/5.0마이크로그램(이하 브레즈트리)의 급여 등재를 기념해 1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황용일 교수와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상혁 교수는 COPD에서 급성 악화 예방의 중요성과 브레즈트리의 임상 결과, 환자 특성에 따른 흡입기 선택 등을 소개했다.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호흡기·알래르기내과 교수
COPD 치료, 증상 조절 넘어 급성 악화·사망 위험 낮춰야
COPD는 지속적인 기류 제한과 호흡곤란, 기침, 가래 등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호흡기질환이다. 증상이 갑작스럽게 심해지는 급성 악화가 발생할 수 있으며, 한 번 악화를 경험하면 이후 다시 악화할 위험도 높아진다.
황 교수는 COPD 환자의 첫 중증 악화 이후 다음 악화까지 걸리는 기간이 점차 짧아지고, 악화가 반복될수록 사망 위험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 연구에서는 중등도 악화를 한 차례 경험한 환자에서 COPD 관련 사망 위험이 17%, 심혈관 관련 사망 위험이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 교수는 "COPD 환자는 심혈관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급성 악화 이후에는 심혈관계 사건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며 "COPD에서는 질환의 특징적인 이벤트인 급성 악화를 줄이고 호흡기 증상을 치료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약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레즈트리는 ICS인 부데소니드와 LAMA인 글리코피로니움, LABA인 포르모테롤을 결합한 3제 복합제로 중등도~중증 COPD 환자의 유지치료에 사용된다.
8000명 이상의 COPD 환자가 참여한 ETHOS 3상 임상에서는 브레즈트리 3제요법의 급성 악화와 사망 위험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브레즈트리는 LAMA/LABA 2제요법 대비 중등도·중증 급성 악화 발생률을 24% 낮췄으며,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49% 감소시켰다.
ETHOS 임상의 사후분석에서는 심폐 사건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봤다. 브레즈트리 투여군은 LAMA/LABA 투여군보다 첫 중증 심폐 사건 발생 위험이 20% 낮았다. 해당 결과는 사후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김 교수는 "심폐 사건은 COPD에서 매우 중요한 이벤트이고 사망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급성 악화와 증상이 조절되지 않고 이것이 심혈관계 이벤트까지 연결되면 COPD가 아주 중증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조기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심폐 사건을 잘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DPI 사용 COPD 환자 5명 중 1명 '흡기력 부족'…환자별 흡입기 선택 중요
김 교수는 약제와 함께 환자에게 맞는 흡입기를 선택하는 것도 COPD 치료에서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흡입치료제는 디바이스에 따라 약물을 폐로 전달하는 방식이 달라 환자의 흡기능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가 참여한 국내 7개 의료기관 연구에 따르면 DPI를 사용하는 COPD 환자 5명 중 1명 이상은 적절한 흡기력을 나타내지 못했다. 낮은 흡기력은 흡입기 종류뿐 아니라 고령과 여성 등 환자 특성과도 관련이 있었다. 이러한 DPI는 환자가 들이마시는 힘을 이용해 분말 형태의 약물을 폐로 전달한다. 충분한 흡기유량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약물 전달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김 교수는 "1일 1회의 편의성이 있으면 복약 순응도가 좋을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중증 환자에서는 복약 순응도도 있지만 약물을 쓸 수 있는 충분한 흡입력을 갖출 수 있느냐가 먼저일 것 같다. DPI가 적절하지 않은 환자에게 MDI가 대안이 될 수 있고, 새로운 옵션이 생겼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브레즈트리는 약물을 에어로졸 형태로 분사하는 pMDI 방식을 사용한다. 환자가 들이마시는 힘으로 약물을 끌어들이는 DPI와 달리 흡기 노력에 상대적으로 덜 의존해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
황 교수는 "엘립타 디바이스가 편한 환자들이 분명히 있을 수 있고, pMDI를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자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DPI만으로 환자들의 니즈를 모두 만족시키지는 못하는 것이 진료 현장의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브레즈트리의 폐 내 약물 전달 특성을 살펴본 기능적 호흡영상(FRI) 분석에서는 흡기유량 30L/min 조건에서 총 폐 침착률이 55.8%로, 나타나 비교 대상인 다른 3제 흡입제보다 높았다.
다만 해당 연구는 실제 환자에게 치료제를 투여해 임상적 효과를 직접 비교한 연구가 아니라 COPD 환자의 CT 영상을 활용해 약물 침착을 분석한 연구다. 김 교수는 "높은 폐 침착률이 증상이나 급성 악화, 폐기능, 삶의 질 등 실제 임상 결과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정진아 상무는 "폐는 약물이 바로 도달하는 조직이 아니라 입을 비롯한 여러 조직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 만들더라도 제한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제약사들도 더 좋은 제형으로 약물이 잘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과제"라고 말했다.
흡입기 골라도 제대로 못 쓰면 한계…"반복적인 1대1 교육 필요"
환자에게 맞는 흡입기를 선택하더라도 정확하게 사용하지 못하면 약물을 충분히 전달하기 어렵다. 이에 환자가 흡입기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반복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황 교수는 COPD와 천식을 만성질환관리 대상에 포함하는 것만으로 흡입기 사용 교육 문제까지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환자마다 사용하는 흡입기가 다른 만큼 실제 사용법을 확인하고 교정하는 별도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흡입기 교육은 계속 반복돼야 한다"며 "환자가 올 때마다 의사가 흡입기만 가지고 20분 이상 설명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의사든 간호사든 교육 코디네이터든 교육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그에 대한 정당한 수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흡입기를 사용하는 환자에 대한 교육은 결국 일대일 교육"이라며 "환자들을 모아놓고 하는 일반적인 교육은 가능하지만 실제 사용법은 일대일로 봐야 한다. 집단교육만으로는 흡입기 교육에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