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10.02 06:36최종 업데이트 26.10.02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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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번 모으던 데이터, 이제 매일"…병원 밖으로 넓어지는 임상연구

국립보건연구원 iCReaT DCT 베타테스트…웨어러블 연동해 심박수·산소포화도 등 자동 수집

국립보건연구원 헬스케어인공지능연구과 이수연 연구관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임상연구의 데이터 수집 범위가 병원 안에서 환자의 일상으로 넓어지고 있다. 연구대상자가 병원을 방문해 검사와 설문에 참여하는 방식에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을 활용해 일상생활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하는 분산형 임상연구(DCT)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웨어러블에서 생성되는 라이프로그까지 자동으로 수집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방문 중심 연구에서 확보하기 어려웠던 연속적인 데이터를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지고 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이 같은 변화에 맞춰 국가 임상연구관리시스템 'iCReaT'에 DCT 기능을 접목하고 웨어러블 데이터 연동을 추진하고 있다.

국립보건연구원 헬스케어인공지능연구과 이수연 연구관은 지난달 30일 열린 AI 신약개발 규제과학 심포지엄에서 '디지털 헬스 기반 DCT 플랫폼 적용 사례'를 주제로 iCReaT 개발 현황과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국립보건연구원 헬스케어인공지능연구과 이수연 연구관 발표자료 중 일부
병원 방문 없이 임상연구 데이터 모으는 시대…웨어러블 연속 데이터도 자동 수집

DCT는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등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연구 규모와 적용 범위를 넓혀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면 연구 수행이 어려워지면서 의료기관을 직접 찾지 않고도 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DCT에 대한 관심과 활용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DCT는 연구대상자의 병원 방문 부담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임상연구에서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의 범위와 주기도 바꾸고 있다. 기존 방문 중심 연구에서는 연구대상자가 의료기관을 찾는 특정 시점의 데이터를 주로 확보했다면,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등을 활용하면 병원 밖 일상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할 수 있게 됐다.

이 연구관은 "DCT를 통해 한 달에 한 번 모으던 데이터를 매일 모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연구대상자의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생성되는 라이프로그를 활용하면서 특정 방문 시점에 한정됐던 데이터 수집 범위가 일상으로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립보건연구원도 맞춰 기존 웹 기반 임상연구관리시스템 iCReaT에 DCT 기능을 접목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iCReaT DCT는 대상자 모집(eRecruitment)과 전자동의(eConsent), 전자 환자보고결과(ePRO), 전자 임상결과평가(eCOA), 근거자료(eSource), 전자 증례기록서(eCRF), 전자 임상시험 기본문서(eTMF) 등을 연계해 모집부터 동의, 자료수집, 문서관리, 연구 종료까지 지원한다.

이는 아직 베타테스트 단계로 정식 공개 전이며, 추가 기능을 탑재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병원 밖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웨어러블과의 연동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핵심은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에서 생성되는 라이프로그의 자동 수집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은 갤럭시워치를 iCReaT DCT 앱과 연동해 심박수와 산소포화도 등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하는 기능을 구현했다. 앱에서는 심박수 추이와 산소포화도를 비롯해 수면과 활동 등 웨어러블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웨어러블 연동 과정에서는 연구대상자의 별도 조작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기를 충전하지 않거나 착용을 중단하는 것만으로도 데이터가 누락될 수 있는데, 별도의 입력이나 조작까지 반복적으로 요구하면 지속적인 데이터 확보가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관은 "환자는 그냥 시계만 차고 어플만 깔면 된다. 데이터는 자동으로 수집돼야 한다"며 "연구자는 데이터를 자동으로 모으고 사용자는 차고 있기만 하면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임상·영상·라이프로그 한곳에…데이터 수집 넘어 AI 연구지원까지

iCReaT DCT는 웨어러블에서 확보한 데이터의 임상적 타당성이나 임상시험 규제 적합성을 판단하는 시스템은 아니다. 연구자가 임상연구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저장·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연구관은 "이는 임상시험에 포커스가 돼 있는 시스템은 아니고 임상연구 관리 시스템이다. 그렇다 보니 데이터를 레포지토리하고 수집하는 데 집중돼 있다"며 "임상 규제나 이런 부분에 관해서는 연구자분들께 맡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립보건연구원은 iCReaT에서 수집·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의 범위도 넓히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연구관은 "현재 임상·역학 데이터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에 의료영상과 멀티오믹스, 라이프로그 등을 연계해 한 사람에게서 생성되는 다양한 데이터를 함께 수집·관리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고 있다"고 했다.

데이터 수집뿐 아니라 연구 과정 자체를 지원하는 기능도 강화한다. 향후 '미래형 iCReaT'에는 AI를 활용한 임상연구 계획서 자동 분석과 연구설계 지원, 데이터 검증 로직 자동 생성, eCRF 초안 자동 생성 등을 접목할 계획이다.

아울러 수집된 연구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기능을 마련한다. 데이터를 표준화해 AI 분석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연구자가 직접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결과를 시각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연구데이터 활용 과정에서는 데이터를 수집한 연구자의 권리를 보장한다는 원칙을 두고 있다. 국립보건연구원이 플랫폼을 운영하지만 시스템에 저장된 개별 연구데이터를 임의로 가져가거나 수정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관은 "우리는 데이터를 모으신 분에게 그 권리를 모두 위임하고 있다. 우리조차도 이 시스템에 접근해서 데이터를 빼거나 수정하지 않는다"며 "데이터를 모은 분에 대한 권리를 존중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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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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