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9.21 21:48최종 업데이트 26.09.21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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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병원 찾기 빨라졌다”, 현장은 “나빠지기만”…추석 앞두고 응급의료 혼란

복지부, 산모·신생아 병원 선정시간 45분→28분 성과 강조…추석 전 응급이송 시범사업 전국 확대

이형민 회장 “환자 늘고 현장 어수선…응급의료법안도 현장 의견 취사선택해선 안 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산모·신생아를 수용할 병원을 찾는 시간이 17분 단축됐다며 전원·이송체계 개선 성과를 강조했다. 추석 연휴 전에는 광주·호남지역에서 실시한 일반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도 전국으로 확대한다.

하지만 응급의료 현장에서는 “나아진 것이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병원을 선정하는 시간이 줄었더라도 실제 환자를 수용해 최종 치료할 의료진과 병상, 수술실이 부족한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휴를 앞두고 환자까지 늘면서 현장의 진료 부담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호소다.

산모·신생아 병원 선정 17분 단축…일반 응급환자 이송체계도 전국 확대

보건복지부는 21일 공개한 ‘모자의료 전원·이송체계 운영 결과’에서 산모·신생아 수용 병원 선정시간이 올해 1~4월 평균 45분에서 5~8월 평균 28분으로 17분 단축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전원 요청 접수 건수는 약 50% 증가했지만 병원을 찾는 시간은 줄었다. 전원·이송체계 참여 의료기관도 기존 모자의료센터 위주의 68곳에서 모자의료 진료협력사업 참여 분만병원 등을 포함한 209곳으로 3배 이상 늘었다.

복지부는 올해 5월 모자의료 24시간 상황실 인력을 확대하고 6월에는 여러 의료기관에 동시에 전원을 요청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통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기존에는 전원이 필요한 산모나 신생아가 발생하면 의료진이나 상황실이 병원에 개별적으로 연락해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했다. 한 병원이 환자를 받을 수 없으면 다음 병원을 다시 찾아야 했지만, 새로운 시스템에서는 여러 의료기관에 동시에 전원을 요청해 수용 가능한 병원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모자의료 전원체계 개선과 별도로 추석 연휴 전까지 일반 응급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도 전국으로 확대한다.

복지부는 이날 발표한 추석 연휴 응급의료 대책에서 올해 상반기 광주·호남지역에서 실시한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전국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지역 내에서 수용 병원을 찾지 못하면 광역시·도 경계를 넘어 환자 상태에 맞는 진료역량을 갖춘 의료기관까지 찾아 이송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정부가 이날 강조한 모자의료 분야의 병원 선정시간 단축이 일반 응급환자의 이송과 최종 치료 여건까지 개선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모자의료 전원체계와 일반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은 대상과 운영체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병원 선정시간 역시 전원 요청을 접수한 뒤 환자를 받을 병원을 정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환자가 실제 병원에 도착해 수술이나 시술 등 최종 치료를 시작하기까지 걸린 시간과는 차이가 있다.

정부가 공개한 자료에는 지역별 병원 선정시간과 최장 소요시간, 병원 확정 이후 실제 이송·치료 개시시간, 전원 실패 사례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 병원 선정시간 단축이 산모와 신생아의 사망이나 중증 합병증 감소로 이어졌는지 보여주는 환자 예후 자료도 제시되지 않았다.

이형민 “정부는 좋아졌다는데 현장은 나빠져…다른 나라 사는 것 같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경희의료원 응급의학과 교수)은 21일 메디게이트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평가와 현장의 체감이 크게 다르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저희 입장에서는 나아진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자꾸 나빠지기만 하는데 그쪽에서는 좋아졌다고 하니,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추석을 앞두고 이미 지난 주말부터 응급의료체계가 난리”라며 “작년, 재작년에 비해 아주 눈에 띄게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현장은 정말 어수선하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가 해결할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 되는 요즘”이라며 정부가 일부 지표 개선만으로 전체 응급의료체계가 나아졌다고 평가하면 추가적인 개선 노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응급환자 수용 의무를 강화하는 응급의료법 개정안도 현장의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았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제2소위원회는 지난 15일 응급의료법 개정안 8건을 통합·조정한 위원회 대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중증응급환자를 받을 병원이 신속하게 정해지지 않으면 중앙응급의료상황실이나 119구급상황센터가 우선수용병원을 지정하고, 지정받은 의료기관은 환자를 반드시 수용하도록 했다.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배후 전문의와 수술실, 병상 등 최종 치료역량이 없는 병원까지 환자를 받게 하면 치료 지연으로 환자와 의료진 모두 위험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회장은 여러 법안을 병합하는 과정에서 일부 내용에 대한 찬성 의견이 현장 전체가 법안에 찬성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8개 법안을 묶으면 말이 되는 부분도 있고 말이 안 되는 부분도 있지 않겠느냐”며 “마치 일부 현장에서 찬성하고 있다는 식으로 취사선택해버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의사협회와 긴밀하게 대응하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단계에서 법안 처리를 막을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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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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