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7.23 15:44최종 업데이트 25.07.2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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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의사는 왜 더 지칠까"…의사 번아웃 줄었지만 성별 격차는 여전

미국의사협회(AMA), 번아웃에 대한 연구 보고서 발표


[메디게이트뉴스 최지민 인턴기자 고려의대 본2] 미국의사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 AMA)가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의사의 번아웃(burnout)은 감소했지만, 여성 의사는 여전히 남성보다 높은 수준의 번아웃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사협회는 지난 8일 매년 시행되는 번아웃 관련 설문조사(AMA Organizational Biopsy)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는 2023년 미국 내 의사 약 1만8000명이 참여했으며, 직무 만족도, 직무 스트레스, 번아웃 경험, 퇴사 의사, 조직에서 느끼는 가치, 주당 근무시간 등 6개 주요 지표를 중심으로 설문이 진행됐다.

2024년 중 한 차례라도 번아웃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의사는 전체의 43.2%로, 2023년 48.2%, 2022년 53%에 비해 감소한 수치였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2023년 42%에서 2024년 38.9%로, 여성은 2023년 54.5%에서 2024년 47.2%로 각각 감소했으나, 여전히 여성 의사의 번아웃 비율이 더 높았다.

여성 의사는 직무 스트레스 경험 비율도 높았다. 여성의 49.9%가 스트레스를 경험한다고 응답해, 남성(40.2%)보다 높았다. 또 여성 의사 중 조직에서 ‘가치 있다고 느낀다’는 비율은 51.6%로, 남성(58.2%)보다 낮았다.

반면에 퇴사 의사가 있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남성은 32.7%로 여성(29.1%)보다 높았다.

앞서 지난 2월 국제학술지인 JAMA Psychiatry에 실린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히르쉬 마키자(Hirsh Makhija)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2017~2021년 여성 의사의 자살률은 일반 여성보다 1.53배 높았던 반면 남성 의사의 자살률은 일반 남성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간대 신경과학연구소의 엘레나 프랭크(Elena Frank) 박사는 그 원인으로 “지난 20년간 남성 의사의 근무시간은 줄어든 반면, 여성 의사의 근무시간은 증가했다”며 “여성 의사가 남성보다 더 많은 시간 가사와 육아에 할애하는 점도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미국의사협회는 2013년부터 번아웃의 근본 원인을 분석하고, 실질적인 회복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정기적인 설문조사와 함께 의사 웰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주의 의료진 단체인 워싱턴퍼머넌트메디컬그룹(Washington Permanente Medical Group, WPMG)의 메디컬 디렉터 매리 판(Mary Pan)도 “WPMG 여성 의사들이 꼽은 가장 큰 번아웃 요인은 문서업무와 근무 외 업무”라며, “이 두 가지는 여성에게 불균형적으로 가해지는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성별 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환경 기반 인공지능(ambient AI), AI 보조 도구, 적절한 인력 배치와 자원 확보, 팀워크 강화 등 총체적인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사협회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업무 효율화가 특히 여성 의사의 번아웃 해결에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AI 서비스 기업 ‘어브리지(Abridge)’는 의사-환자 간 대화를 실시간으로 전자건강기록(EHR)에 자동 입력하는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사협회는 이 기술이 “여성 의사의 문서업무 부담을 줄이고, 번아웃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지민 기자 (cjim1128@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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