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4.27 06:14최종 업데이트 20.04.2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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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코로나19 손실보상 7000억·융자지원 4000억 등이지만…병의원 경영난에 속수무책

“정부 지원책, 한시적 방안 불과…의료현장 아우르는 실질적인 추가 지원책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피해를 본 의료기관에 대한 보상책을 내놓고 있다. 당장 의료기관 경영이 어려운 곳에 대한 손실보상과 예산지원, 건강보험 선지급 등을 하는 것이 주요 대책으로 포함됐다.

그러나 일선 의료현장에선 해당 지원책들이 큰 효과가 없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손실보상 방안이 근시안적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이다. 이에 의료계는 내부적으로 나름의 방법을 찾아 정부와 지속적인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정, 의료기관 지원 총력…의료기관 손실 조기보상도
 
정부의 의료기관 지원책은 의료기관 경영 안정화를 위한 예산지원과 손실보상이 핵심이다. 규모는 1조 3805억원 규모다.
 
이를 위해 우선 건강보험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288개 의료기관에 376억원 규모의 건강보험 선지급과 조기지급과 더불어 청구 후 지급까지 소요기간도 기존 22일에서 10일로 단축됐다.
 
또한 예산지원은 추가경정예산과 예비비를 합쳐 총 2745억원으로 ‘시설 설치와 운영 지원’에 1061억 원, ‘의료인력과 방역물품 지원’에 1339억 원, ‘인프라 확충’에 345억 원이 책정됐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손실이 발생한 의료기관과 약국의 보상을 위해 7000억, 의료기관 경영안전자금 지원(융자지원)에 4000억이 지원된다.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지원책. 메디게이트뉴스 재구성 

정부는 행정적 지원도 마련했다. 정부는 음압격리실·중환자실 수가 인상, 건강보험에 요양병원 감염예방관리료 신설, 의료기관의 인력·시설 신고와 조사, 평가 유예 등도 실시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의료기관 손실에 대한 조기보상도 이뤄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9일 손실이 발생한 146곳 병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1020억원 규모의 보상 금액을 먼저 지급한다고 밝혔다.
 
현행법에 따르면 감염병이 발생하면 종식 이후 손실보상심의위원회를 거쳐 보상 대상과 항목, 세부적인 보상기준 등을 확정한 뒤 지원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사태가 길어지자 피해를 입은 의료기관의 경영 타격이 우려돼 손실 규모를 대략적으로 계산해 미리 지급한 것이다.

이밖에 코로나19에 취약한 노인 환자가 많은 요양병원에 대한 지원도 이뤄졌다. 정부는 종합병원과 150병상 이상 병원에만 적용되던 감염예방·관리료를 지난달 24일부터 한시적으로 요양병원에도 적용했다. 또한 정부는 격리실 입원수가를 적용하고 신규 간병인에 대한 검사비용을 지원했다.   
 
정부는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문제제기로 인해 의료인력의 고용 안정과 노동환경 개선 등도 약속했다.

고용유지 지원금은 병·의원 등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하거나 매출액 15% 감소 등으로 전체 근로시간의 20% 이상을 초과해 휴업을 실시하거나 1개월 이상 휴직을 실시하는 사업주에게 인건비의 일부를 지원한다.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12조에 따라 우선지원대상기업은 3분의 2이고 그 외에는 2분의 1이며, 하루 상한액 직원 1명당 6만6000원으로 180일까지 지원 가능하다. 1일 상한액은 직원1명당 6만6000원으로, 연 180일 이내를 지원한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보건의료위원회는 지난달 19일 '코로나19 확산 위기 극복을 위한 보건의료위원회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 내용은 △안전한 의료체계를 위한 노동환경 조성 △보건의료인력 고용안정과 처우개선 △의료공급체계 위기 극복과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체계 구축 △공공의료 확충과 민간의료분야와의 협력 강화 등이다.
 
의료계 "정부 지원책 일률‧근시안적…추가 대책 시급해"
 
그러나 이 같은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의료 현장에선 큰 실효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 의료기관의 상황이 지역, 전문 과목 등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다른데 대책이 일률‧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원책 대부분이 근시안적으로 당장 몇 달 버티는 식 이라는 점 때문에 의료기관들이 체감하는 경영적인 어려움에 비해 손실 지원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의료계는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을 중심으로 정부에 추가 지원책을 요청한다는 계획이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A의료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급여비 선지급의 경우 7월부터 갚아나가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여력이 되지 않은 의료기관들이 많다"며 "특히 현장에선 내과, 이비인후과, 가정의학과, 소아과 등 매출 급감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일률적인 정부 지원책 정도론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B의료계 관계자는 "매출이 20~30% 줄었다고 하는 병원은 오히려 나은 편이다. 자금회전이 안 돼서 고용을 줄이고 폐업 수순을 기다리는 병원들이 즐비하다"며 "한 병원은 하루 100명씩 오던 환자가 30명 이하로 줄었다고 한다. 회복되더라도 코로나19 이전처럼 회복은 어렵다는 얘기도 공공연하게 나온다"고 전했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대출금 지급이나 수가 인상 정도로는 현재 의료기관 경영난을 해결할 수 없다는데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이상운 지역병원협의회 코로나19 손실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기업구호 긴급자금 투입 대상에 중소병원을 포함하고 국세와 지방세 감면이 특단적으로 필요하다"며 "한시적인 특별 인건비 지원 등 의료기관 고용 안정화를 위한 대비책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정부 협상 채널을 맡고 있는 의료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의료시스템 자체가 무너질 수 있는 특수한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현실에 맞는 의료기관 지원책들이 더 필요하지만 정부와의 논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료계 자체적으로 구체적인 설문과 더불어 조사 등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근거를 바탕으로 정부에 요구하고 조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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