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4.29 12:05최종 업데이트 24.04.29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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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차관 "원점 재검토,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대화의 자리로 나와라"

전국 의대, 2025학년도 신입생 정원 30일까지 관련 학칙 개정안 제출해야…정원 확정일자, 지연될 수도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 사진=보건복지부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의료계가 요구하는 의대 증원 '원점 재논의' 등 의료개혁 전면 백지화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정부는 의료계의 요청을 거부하면서도 전공의와 의대 교수의 현장 복귀를 촉구하며 대한의사협회를 향해서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참석해 대화하자고 촉구했다.

29일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전공의·교수 현장 복귀, 대화 촉구하면서도…"원점 재논의는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

이날 박 차관은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으로 의료현장을 비운 지 약 70일이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대 교수 집단행동까지 거론되고 있어 중증 질환자의 고통과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치료에 가장 중요한 의사와 환자 간 신뢰 관계가 깨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큰 상황이다. 전공의들은 집단행동을 접고 수련 현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의대 교수들도 환자의 곁을 지켜달라"고 전했다.

그는 의대 교수들이 30일부터 주 1회 휴진하기로 결의한 데 대해 "정부는 모든 부분에 대해 법적 검토를 하는 것이 당연한 책무이지만, 교수들의 1일 휴진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진행되는 지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 무작정 법의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가급적 환자 곁을 주켜주십사 호소를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일(30일)이 예고된 1일 휴진 날짜인데,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모니터링하도록 하겠다. 당장 관계 법령 위반 여부를 물어 교수들에게 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효력과 관련해 "의대 교수 중 실제 형식과 요건을 갖춰 사직서를 제출한 사례는 굉장히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실제 현장을 떠나 의료 공백이 예상되는 일은 크게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수들도 정부 정책에 대한 항의의 표시이지, 환자를 뒤로하고 떠나려는 본심은 아니라고 믿고 있다. 환자 곁을 지켜줄 것으로 믿고 있으며, 그렇게 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나아가 박 차관은 "일부 의사들이 사직과 진료 중단 등 목소리를 높이지만 현장의 많은 의료진은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사투를 벌이는 환자가 잘 견디며 맞설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돌아올 제자 생각에 자리 지키고 있다"며 "정부는 환자의 곁을 지키는 의사가 나은 여건에서 근무하고 자긍심을 가지고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책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개선 대책 마련을 위해 의사들이 대화 자리에 나와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당부한다.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공식 출범했고 정부는 의사 여러분들과 1:1로 대화할 의지도 있음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밝혔다.

다만, 의료계가 요구하고 있는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 1년 유예 등의 조건은 정부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박 차관은 "정부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료계에 1:1 대화 요청를 요청했지만, 전공의들은 대화 전제 조건으로 의료 개혁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걸고 있어 대화가 성립되지 않고 있다"며 "현장 의료진이 공백을 메우느라 소진을 감내하고 있다. 상황을 빨리 마무리 짓고 정상화해 나가는 것은 의료인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조건 없이 정부와 대화 자리에 나서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30일까지 의대 정원 관련 학칙 개정안 제출…의료개혁특위 위원 수 증가는 "의미 없어"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정원이 언제쯤 확정되는 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실제로 정부는 2025학년도 대입전형에 한해 각 대학이 의대 증원분의 50~100% 범위에서 모집 인원을 자율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의대 정원이 늘어난 의대들은 4월 말까지 의대 정원과 관련된 학칙 개정 진행과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안을 제출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이에 대해 박 차관은 "각급 의대는 30일까지 의대 정원 관련 학칙 개정안을 만들어 제출해야 한다. 그 이후에는 대학교육협의회가 그 개정안을 심의‧의결하는 절차가 남아있다. 원칙적으로는 30일이면 의대 정원이 확정된다. 다만, 현장에서 30일까지 의대 정원을 확정하지 못할 수 있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의협이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 의사 위원 수를 현행 6명에서 최대 18명으로 늘리면 위원회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데 대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처럼 구체적인 수가나 규정을 의결해야 하는 위원회는 위원의 숫자가 중요하다. 서로 의견이 맞지 않을 때 다수결로 표결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위는 사회적 협의체로, 논의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화를 통해 교집합을 만들어내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위원회는 의결을 하는 위원회가 아니기 때문에 위원 수를 늘리는 조치가 실효성이 있는 지 잘 모르겠다. 현재 전체 구조에서 공금자가 절반을 차지하는 구조로 돼 있다. 의료개혁이다보니 공급자 단체 중에서도 의사 관련 단체들에게 자릿수가 많이 배정됐다. 추천 전문가 중에서도 의사가 포함돼 있다"고도 설명하며 의미가 없다며 사실상 제안을 거절했다.

중증 심장질환 중재시술 보상 강화…시술 수가 최대 270%로 대폭 인상

한편, 정부는 의료기관의 배후 진료 역량을 고려해 중증·응급환자가 제때 적합한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이송·전원체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박 차관은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하고 최중증 환자에 대해서는 119 구급대와 광역상황실이 함께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해 초기 이송 단계부터 적절한 치료 병원으로 응급환자를 연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인력 충원을 통해 비상대응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 4월 25일 100개 수련병원 전임의 계약률은 58.7%이고, 서울 주요 5대 병원은 61.4%로 소폭 증가하고 있다. 4월 22일 현재 군의관, 공중보건의사는 총 63개소 의료기관에 396명이 지원 근무중이며, 추가 지원 필요 여부에 대해 의료기관 수요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대본은 또 정부의 필수‧지역의료 투자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앞서 복지부는 2028년까지 지역·필수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과·내과계 중증질환 분야에 5조원 이상, 분만‧소아 등 수요 부족 분야는 3조원 이상, 의료기관 간 연계협력 네트워크 구축에 2조원 이상 총 1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중대본은 그 후속대책으로 중증 심장질환 중재시술에 대한 보상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급성 심근경색증 시 이뤄지는 중증 심장질환 중재시술은 현행 행위별 수가제 한계로 적정 보상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오는 6월 1일부터 일반시술의 1.5배 가산수가를 적용하는 급성심근경색증 응급시술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모든 혈관에 수가를 산정하고 시술 수가도 기존 최대 130%에서 최대 270%로 대폭 인상하기로 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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