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고우균 대표 "강남권 미용 개원 4곳 중 1곳은 닥터팔레트 선택...클라우드 EMR이 가져온 AI 상담 표준화"
닥터팔레트 AI 상담 기능을 개발한 위버케어 고우균 대표는 "AI 상담의 핵심은 환자 안전과 상담 품질 향상"이라고 밝혔다.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미용·성형 클리닉 상담실에서 상담은 환자가 의자에 앉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환자가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오기 전부터 이미 상담이 시작된다.
상담실장이나 원장은 예약 환자의 차트를 열어 과거 시술 이력과 상담 기록을 확인한다. 마지막 시술 시점은 언제였는지, 어떤 시술을 받았는지, 부작용이나 알레르기 이력은 없는지, 현재 사용 가능한 시술권은 무엇인지 등을 짧은 시간 안에 파악해야 한다. 환자마다 방문 이력과 시술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상담실장과 원장은 매번 새로운 정보를 숙지해야 한다.
문제는 상담에 필요한 정보의 양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미용·성형 클리닉의 경우 시술 종류만 수백 개에 달하고 병원에 등록된 상품 수는 3000개를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패키지 상품, 이벤트 프로그램, 시술 조합까지 고려하면 상담실장이 기억해야 할 정보는 훨씬 많아진다.
실제 상담 현장에서는 "이 환자는 필러 시술 이력이 있었나?", "마지막으로 리쥬란을 받은 시점이 언제였지?", "이 시술을 진행할 때 특별히 확인해야 할 주의사항은 없었나?"등과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환자의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빠르게 상담을 진행해야 하지만, 동시에 환자 안전과 관련된 정보를 놓쳐서도 안 된다.
위버케어 고우균 공동대표는 최근 메디게이트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상담 현장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기반 '닥터팔레트 AI 상담' 기능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닥터팔레트는 2025년 서울 강남권에 신규 개원한 미용·성형의원 4곳 중 1곳이 선택한 EMR이다.
▲ 위버케어 닥터팔레트가 최초로 공개한 ‘AI 상담’ 실행 화면. 좌측 환자 차트 요약 및 가이드, 중앙 시술 추천, 우측 상담 메모가 한 화면에서 실시간으로 연동된다.
닥터팔레트 AI 상담은 환자가 상담실에 들어오기 전 과거 시술 이력과 마지막 시술 시점, 알레르기 정보, 주의사항, 상담 기록 등을 자동으로 분석해 요약 제공한다. 상담실장과 원장은 차트를 일일이 뒤져 정보를 찾는 대신 환자의 상태와 요구를 이해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특히 환자 안전과 직결되는 항목은 별도로 강조 표시된다. 해당 항목을 환자와 확인하기 전에는 최종 기록 진행이 불가능하고, 환자 안전을 위한 확인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과거 부작용 기록이나 특정 시술 관련 주의사항 등이 상담 시작 단계에서 확인되기 때문에 누락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AI 상담 어시스턴트는 환자가 상담실에 들어오기 전 과거 시술 이력과 마지막 시술 시점, 알레르기 정보, 주의사항, 상담 기록 등을 자동으로 분석해 요약 제공한다.
차트를 읽는 AI, 상담을 돕는 AI
위버케어 고우균 대표는 이번 기능을 단순 음성 기록 서비스가 아닌 'AI 상담'으로 규정하고 있다. 최근 다양한 산업에서 음성 받아쓰기와 회의록 자동 작성 기능이 확산되고 있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단순 기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의료 상담은 환자 상태와 과거 진료 기록, 시술 정보가 함께 고려돼야 하기 때문이다.
AI 상담은 상담 과정에서 오가는 대화를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동시에 환자 차트와 연동된 정보를 함께 분석한다. 예를 들어 환자가 피부 탄력 저하를 호소할 경우 AI는 과거 시술 이력과 최근 상담 기록을 기반으로 적합한 시술 조합을 추천할 수 있다. 반대로 특정 시술이 적합하지 않거나 주의가 필요한 경우에는 비추천 가이드를 함께 제공한다.
AI 상담은 상담 과정에서 자주 등장하는 질문에 대한 설명 포인트도 제공한다. 환자가 회복 기간이나 부작용 가능성, 시술 간격 등에 대해 문의할 경우 상담실장이 참고할 수 있는 정보를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숙련된 상담실장의 경험과 노하우를 시스템에 반영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고우균 대표는 "AI가 상담실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상담실장의 역량을 보완하는 역할"이라며 "경험이 많은 상담실장의 노하우를 시스템화함으로써 병원 전체 상담 품질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AI가 환자 발화 속 시술 키워드를 인식하면 해당 시술 카테고리 위에 ‘언급’ 태그가 자동으로 붙는다. 클릭 한 번으로 해당 시술의 적응증·다운타임·관련 상품·잔여 티켓을 확인할 수 있다.
EMR 기반 AI가 만드는 상담 혁신
차트와 연결된 AI 상담이 닥터팔레트 AI 상담의 특징이다. 받아쓰기만 제공하는 AI의 경우 상담 내용을 별도로 EMR에 입력해야 하고, 환자의 과거 진료 및 시술 이력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알레르기나 부작용 기록 역시 별도로 찾아야 했다.
고 대표는 "닥터팔레트 AI 상담의 차별점은 받아쓰기와 환자 차트가 실시간으로 연결된다는 데 있다. 과거 시술 이력, 잔여 시술권, 알레르기·부작용 기록, 상담 메모 등을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환자가 특정 시술명을 언급하면 AI는 이를 인식해 관련 시술 정보를 화면에 표시한다. 상담사는 해당 시술의 적응증과 다운타임, 관련 상품, 환자의 잔여 시술권 등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고 대표는 "받아쓰기 AI 기능 자체는 이미 시장에 많지만, 그 내용이 환자 차트와 연동돼 실제 상담 업무에 활용되는 사례는 많지 않다"며 "닥터팔레트가 클라우드 EMR 기반 플랫폼이기 때문에 이러한 기능 구현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상담 역량의 격차를 줄이는 AI
미용·성형 클리닉 운영자들이 오랫동안 고민해온 문제 중 하나는 상담 품질의 편차다. 같은 병원, 같은 시술, 같은 환자라고 하더라도 상담을 진행하는 사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경험이 많은 상담실장은 환자의 진짜 고민을 빠르게 파악하고 적절한 솔루션을 제시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상담실장은 필요한 설명을 빠뜨리거나 환자의 니즈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그동안 교육과 매뉴얼을 통해 상담의 차이를 줄이려는 노력이 이어져 왔다. 다만 교육에는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고, 숙련된 인력이 이직할 경우 노하우를 잃어버리는 한계도 있었다.
위버케어는 AI 상담 기능이 상담 격차를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가 환자 정보와 상담 내용을 분석해 추천 시술과 주의사항을 함께 제시하면 경험이 적은 상담실장이어도 보다 체계적인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반대로 숙련된 상담실장은 반복적인 정보 검색과 기록 업무에서 벗어나 환자의 반응과 감정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고 대표는 “AI 상담을 통해 상담의 '상향 표준화'가 가능하다”라며 “평균 수준을 낮추는 획일화가 아니라, 전체 상담 수준을 높은 방향으로 끌어올리는 표준화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외국인 환자를 위해 번역을 넘어 맞춤 상담까지
▲ 닥터팔레트 AI 상담의 다국어 화면. 환자의 발화는 환자 언어 그대로 받아쓰기되어 차트에 남고, AI는 그 발화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화면 중앙에 ‘한국어 시술 추천’을 띄운다.
외국인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 역시 AI 상담을 개발한 중요한 배경이 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200만명을 넘어섰다. 피부·미용 분야는 외국인 환자 유입이 가장 활발한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외국인 환자 상담은 언어 장벽으로 인해 어려움이 있었다. 환자가 자신의 고민을 설명하면 통역을 거쳐야 하고, 상담실장은 번역된 내용을 바탕으로 다시 시술을 설명해야 한다.
가격 설명 과정도 번거로웠다. 상담사가 환율을 계산하거나 별도 자료를 찾아 안내하는 과정이 필요했고, 환자 역시 실제 비용을 체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 닥터팔레트 AI 상담의 통화·언어 선택 패널. 시술명과 가격이 KRW·CNY·JPY·USD·EUR·HKD·TWD·SGD·THB·VND·MYR 등 11개 통화 가운데 환자에게 맞는 통화로 실시간 환산돼 표시한다.
닥터팔레트 AI 상담은 환자의 발화를 원문 그대로 기록하면서 동시에 내용을 분석해 상담사에게 한국어 기반의 정보를 제공한다. 상담실장은 통역이 완료되기 전에도 환자의 요구와 관련된 시술 정보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시술 가격은 환자가 사용하는 통화 기준으로 자동 환산된다. 원화(KRW)를 비롯해 달러(USD), 위안(CNY), 엔화(JPY), 유로(EUR) 등 총 11개 통화를 지원한다. 고 대표는 “외국인 환자 상담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 시간과 의사소통 부담을 줄이고, 상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상담에서 CRM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AI 상담 기능의 또 다른 특징은 상담 기록이 병원 운영 시스템 전반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상담 과정에서 오가는 대화는 자동 차팅 기능을 통해 기록된다. 기존에는 상담사가 기록을 남기느라 환자의 표정이나 반응을 놓치는 경우가 있었지만, 자동 차팅을 활용하면 상담에 집중하면서도 기록을 남길 수 있다.
특히 소규모 의원에서는 원장이 직접 상담을 진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진료와 상담, 기록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환경에서 자동 차팅 기능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30~40분짜리 상담을 마친 직후, 상담실장은 그 모든 내용을 1~2분 안에 자기 기억에서 끌어내 차팅에 옮겨야 한다. 30분의 긴 상담 내역이 단 1~2분짜리 단기 기억에 의존해 기록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환자의 주요 알레르기 정보나 과거 병력, 복약 상태, 핵심 요구사항 등이 누락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 대표는 “닥터팔레트 AI 상담을 통해 ‘상담 사이 차팅’이라는 업무 자체를 AI가 가져가 버리면서, 상담실장은 환자의 표정과 발화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동시에 모든 내역은 빠짐없이 기록된다”고 강조했다.
▲시술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알레르기 이력이나 과거 부작용 기록, 특정 시술 관련 주의사항 등은 별도로 강조 표시돼 상담 과정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지원한다.
기록된 상담 내용은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시스템과도 연동된다. 특정 시술을 받은 환자에게 자동 안내 메시지를 발송하거나, 재방문 시 이전 상담 내용을 기반으로 맞춤형 상담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병원 운영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AI 상담 기록은 상담 과정 자체를 데이터화함으로써 병원 운영에 새로운 정보를 제공한다. 환자와 병원 간 분쟁이 발생했을 때 객관적인 상담 기록을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AI 상담 내역을 병원 관리자와 상담사가 함께 들여다보며 향후 상담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단순히 매출 수치만 평가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상담 역량과 환자 경험까지 데이터 기반으로 관리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다.
고 대표는 "현재 차트, 상담 기록, CRM 데이터가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통합돼 있다. 상담실뿐 아니라 진료실과 시술실, 회복실까지 AI 기반 기록·분석 기능을 확대해 의료기관 전반의 운영 효율성과 환자 안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실제 의료 현장에서 AI 상담 기능에 대한 테스트와 활용을 진행하며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며 "상담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천 정확도와 기록 완성도를 높이고, 의료진이 환자와의 소통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