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10.16 15:04최종 업데이트 26.10.1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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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조정법 하위법령으론 한계?…의학회 TF "형사특례 무의미 우려도"

이용주 용역과제 TF 의료위원장 "특례 요건 과도∙12대 중과실 모호∙3중 조사 가능성"…재개정 필요성도 시사

형사특례 적용할 '고위험 필수의료행위' 1500여개 안팎 전망…11월 최종 연구보고서 제출 예정

대한의학회 이용주 고위험필수의료∙중대한과실 용역과제 TF 의료위원장.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의료사고 형사특례를 위한 하위법령 마련 작업을 진행 중인 대한의학회 연구진이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에 대해 여러 우려점이 있다며 재개정 필요성까지 시사했다.
 
대한의학회는 지난 6월 보건복지부가 발주한 연구용역을 맡아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이 명시한 고위험 필수의료행위 목록과 12대 중대한 과실에 대한 심의 가이드라인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의학회 이용주 고위험필수의료∙중대한과실 용역과제 TF 의료위원장(연세의대 소아청소년과)은 16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대한신경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최종 연구보고서에 의료계의 의견을 반영해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들을 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은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 과정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일정 요건을 충족한 의료진에게 형사특례를 적용하는 내용이 골자다. 다만 12대 중대한 과실에 해당하지 않아야 하며, 사고 발생 인지 후 7일 이내 설명, 책임보험∙공제 가입, 손해배상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위원장은 개정법에 대한 의료계의 핵심 우려 중 하나로 형사특례 요건이 과다하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형사특례를 받기 위한 요건이 너무 많다"며 "사실상 의사들이 아무런 잘못이 없어야만 형사특례를 받을 수 있는 구조여서 형사특례 자체가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형사특례에서 제외되는 12대 중대한 과실의 범위가 모호하다는 점도 우려했다. 기존 형사 판례에서 벌금형이 선고됐던 사례들까지 중대한 과실에 포함될 수 있어 실제로는 형사특례를 적용받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기존 형사 판례에서 주로 벌금형을 받았던 사례들이 중대한 과실에 포함돼 있다"며 "앞으로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실제로 형사특례를 받지 못하는 문제들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또 12대 중과실 유형 중 ▲중대한 위험 행위의 설명∙동의 누락 ▲의료기구∙이물질 체내 잔존 ▲전공의 등에게 지시 후 감독 해태 ▲진료지침∙통상 진료에서 현저히 이탈 부분 등은 해석 범위가 지나치게 넓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료사고 발생 인지 후 7일 이내 설명해야 한다는 의무도 현실적으로 의료진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설명 기한의 시작점이 명확하지 않은 데다 향후 설명 대상자에게 서명까지 받아야 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법안만 봐서는 구두로만 설명해도 될 것 같지만 실제 의료분쟁제도개선협의체에서 논의되는 내용을 보면 누구에게 어떤 내용을 설명했는지 기록하고 서명까지 받아야 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며 "설명이 불리한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불리한 진술로 쓰일 우려도 있다”고 했다.
 
신설되는 의료사고심의위원회의 전문성과 조사 중복 가능성도 문제로 지적했다. 의료사고심의위원회는 20명으로 구성되지만 이 가운데 의료인은 5명에 불과하다. 시민단체 추천 인사도 5명이 포함되는 만큼 복잡한 의료사고의 과실 여부를 전문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또 의료사고심의위원회가 신설되더라도 경찰 수사나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절차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의료진이 사실상 세 기관으로부터 ‘3중 조사’를 받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복지부가 경찰에 의료인에 대한 출석 요구 자제를 요청한다고 하지만 강제성이 있는 건 아니다. 결국 경찰은 경찰대로 진행하고 중재원은 중재원대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 두 군데에서 조사를 받던 것이 심의위까지 세 군데로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책임보험 의무화와 의료분쟁 조정절차 자동개시 확대 역시 의료진의 부담이나 분쟁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형사특례 적용 범위가 고위험 필수의료로 제한돼 1, 2차 의료기관에서는 실질적인 혜택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이 위원장은 이 같은 문제점들을 고려해 보고서에 법률 재개정 의견을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TF는 각 학회로부터 제출받은 고위험 필수의료행위 1835개 중 중복 항목을 제외하면 총 1400~1500여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의학회 TF는 이날 형사특례 적용 대상인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 목록과 12대 중대한 과실 심의 가이드라인 마련 진행 과정도 공유했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는 각 진료과 학회에서 제출한 1835개 행위를 검토 중이며, 중복 등을 정리하면 최종 1400~1500개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 의료행위 목록을 복지부 장관 고시로 정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법무부와 경찰청은 법 집행의 명확성을 이유로 시행령에 명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위원장은 시행령에 명시될 경우 추후 재개정 과정이 어려워진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12대 중대한 과실 심의 가이드라인도 26개 학회∙분과에서 수집한 748건의 해당∙비해당 사례를 토대로 마련 중이다. 의료사고 발생 이후 결과를 알고 판단하는 사후적 평가를 배제하고, 12대 중대한 과실과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 확대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 위원장은 “이달 30일 공청회를 열어 관련 의견을 수렴하고 11월에 최종 연구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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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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