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10.13 08:39최종 업데이트 26.10.13 09:33

제보

간호조무사가 콘빔 CT 201명 촬영…의사엔 15일 정지, 간무사 처분은 취소

법원 “촬영 주된 행위 간무사가 했는지 입증 부족”…논문 저자들 “실제 진료과정 따져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간호조무사가 환자 201명의 CBCT(콘빔 컴퓨터단층촬영)를 촬영한 사건에서, 의사에게는 자격정지 15일 처분이 내려졌지만 간호조무사에 대한 자격정지 45일 처분은 취소됐다. 법원은 간호조무사가 촬영의 핵심 행위를 주도했는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12일 대한의료법학회 학술지 ‘의료법학’ 제27권 제2호에 게재된 ‘2025년 주요 의료판결 분석’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지난해 7월 17일 간호조무사의 자격정지 처분 취소를 인정했다. 복지부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6일 심리불속행 기각해 판결이 확정됐다.

논문은 한국의료변호사협회 학술단 소속 나음 법률사무소 유현정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류민형 변호사,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박태신 교수, 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 이정민 변호사, 법무법인 반우 정혜승 변호사, 법무법인 윈스 조우선 변호사가 공동 작성했다.

의사 벌금형 확정됐지만…간호조무사 역할은 별도로 판단

사건의 원고인 간호조무사는 이비인후과 의원에서 근무하며 의사의 지시에 따라 의료기사 면허 없이 환자 201명에게 콘빔 전산화단층영상(CBCT) 촬영을 했다.

복지부는 해당 행위가 면허 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간호조무사에게 1개월 15일의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간호조무사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의사의 지도 아래 진료를 보조한 것이므로 의료법이나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관련 형사사건에서는 촬영을 지시한 의사가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교사죄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고, 판결이 확정됐다. 간호조무사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은 의사의 유죄 판결만으로 간호조무사가 단순 보조를 넘어 촬영의 주된 행위까지 수행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관련 형사재판에서 간호조무사의 구체적인 역할이 분명하게 다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다.

촬영 부위·머리 위치 정한 의사…“간무사 주도라고 단정 어려워”

법원이 주목한 것은 촬영 과정에서 의사와 간호조무사가 각각 어떤 역할을 했는지였다.

논문에 따르면 법원은 방사선 촬영의 주된 행위를 환자의 자세 고정과 엑스선 범위 조절 등으로 설명한 복지부 질의회신을 판단 근거로 삼았다.

해당 의원의 의사는 간호조무사에게 촬영 부위와 턱받이를 지정했다. 환자의 머리 크기가 통상적인 경우와 다르면 CT실에서 머리 위치와 촬영 범위도 정해준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방사선 촬영 전반이 의사의 지시나 관여 없이 간호조무사의 주도 아래 이뤄졌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간호조무사에게 자격정지 처분을 내릴 사유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의원에 대한 별도 행정처분도 같은 이유로 취소됐다. 관할 보건소는 해당 의원에 1억8378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관련 행정소송에서 무면허 의료행위라는 처분 사유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취소 판결이 확정됐다.

처분의 비례성도 문제가 됐다. 법원은 사건에 주된 책임이 있는 의사에게 면허 자격정지 15일 처분을 내린 것과 비교하면, 간호조무사에게 45일의 자격정지를 부과한 것은 비례원칙에 어긋나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논문 저자들 “진료보조 여부, 실제 행위 과정 따라 판단해야”

논문 저자들은 이번 판결이 간호조무사의 진료보조행위 범위를 판단하는 구체적인 사례를 축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촬영을 했다는 결과만으로 무면허 의료행위를 판단하기보다, 촬영의 주된 행위가 무엇인지 밝히고 의사의 실제 지시·관여와 간호조무사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살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진료보조행위가 무면허 의료행위라는 전제 아래 형사처벌이나 행정제재를 하려면 의료행위의 실제 과정을 따라 실질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수사기관과 행정기관의 증명 부담이 커지더라도 죄형법정주의와 법치행정 원칙에 비춰 타당한 방향이라는 평가다.

이번 판결을 간호조무사의 독자적인 방사선 촬영을 폭넓게 허용한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저자들은 "판단의 핵심은 의사의 일반적인 지도·감독 아래 이뤄지는 진료보조인지, 간호조무사가 촬영의 주된 행위까지 수행한 것인지였다. 법원은 해당 사건에서 후자를 인정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고 밝혔다.

#간호조무사 # CT # 자격정지 # 의료법 # 업무범위 # 이비인후과 # 대한의료법학회 # 단순 보조 # 진료보조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