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4.10 21:03최종 업데이트 26.04.1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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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병원 복지부 이관, 지역의료 살린다?…의구심 속 "서울 쏠림 해결이 '관건'"

실질적 효과 위해선 '조 단위' 투자 필요, 관료주의에 대한 회의 커…'지역소멸' 등 구조적 한계 극복도 필요 지적

10일 열린 'KHC 2026' 에서  '국립대병원 보건복지부 이관의 의미:지역 삼차의료의 구조조정' 포럼이 개최됐다.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한 지역의료 재편을 위해 국립대병원의 소관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등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재정 지원 규모의 부실함을 비롯해 정부의 진정성에 대한 불신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로의 환자 쏠림·지역소멸 등 지역의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10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KOREA HEALTHCARE CONGRESS 2026(KHC 2026)'에서 '국립대병원 보건복지부 이관의 의미:지역 삼차의료의 구조조정'을 주제로 포럼이 진행됐다.

복지부 관련 예산 1800억원에 불과…의료계 "대규모 투자 부족, 진정성 의구심 커"

최근 정부는 기존 교육부 산하에 있던 국립대병원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정책을 추진해 지역 필수의료 거점기관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국립대병원 육성을 통해 수도권 환자 쏠림을 완화하고 지역 내 중증의료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대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이진용 교수는 정부의 국립대병원 육성 정책이 실제로 강력하게 추진될지 여부가 아직 불확실하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현재 발표된 투자 규모는 1800억 원 수준으로 획기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정책의 진정성은 향후 예산 규모와 조직 신설 여부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건복지부 내 국립대병원 전담 조직 신설 ▲연간 5000억 원 이상 투자 여부 등을 주요 판단 기준으로 제시하며 “이 수준에 이르지 않는다면 정책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좌장인 충북대병원 김원섭 병원장 역시 정부의 지역의료 체계 재편 정책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표했다. 김 병원장은 "현재 수준의 예산으로는 부족하고, 최소 수천억 원을 넘어 조 단위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이런 구조를 실제로 만들 수 있을지, 그리고 필요한 재정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있다"고 공감을 표했다.

고려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윤석준 교수는 국립대병원 이관에 대해 당사자인 국립대병원 안에서 불신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복지부가 병원 내부 운영에 대한 구체적 경험과 정책 역량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다. 서울에 위치한 국립중앙의료원의 사례를 들며 관료 주도의 운영이 오히려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앞선 패널들의 정부 불신에 공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결국 중요한 것은 대규모 투자보다도 실제 작동 가능한 디테일한 실행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명품 쇼핑' 같은 의료 쇼핑에 일침…서울 쏠림 해결이 '관건'

대다수 패널들은 특히 지역의료 문제의 핵심을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으로 봤다.

김원섭 병원장은 국립대병원에 대한 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의 서울 쏠림을 해결하지 않는 한 지역의료가 살아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자와 보호자들은 지역 병원보다 수도권 대형병원을 '더 좋은 선택지'로 인식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환자들은 서울 진료를 명품 소비처럼 인식하고, 여러 병원을 비교한 뒤 가장 좋은 곳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지부 이관의 배경에 대해 지난 메르스,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응 과정에서 일사불란한 지휘 체계가 필요했고, 기존 공공병원의 적자 구조와 기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역할 재편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진용 교수는 "지방 국립대병원의 실제 경쟁 상대는 지역 사립병원이 아니라 서울의 대형병원"이라며 "환자들은 수도권 전체가 아니라 ‘빅5 병원’을 선택해 이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 주요 병원의 경우 외래 환자의 절반가량이 지방 환자일 정도로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며 "지역의료 문제는 이 흐름을 어떻게 완화할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국립대병원 중심 재편에 대한 문제의식은 공감하지만, 실제로 그와 같은 급격한 변화가 단기간 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석준 교수는 논의를 보다 확장해 '지역소멸' 문제를 핵심 변수로 지목했다.

그는 "지역 의료 문제는 결국 지역 인구 감소와 경제 기반 붕괴에서 비롯된다"며 "의료 정책만으로는 지속가능한 해결이 어렵다. 따라서 국립대병원을 아무리 강화하더라도 지역 자체가 쇠퇴하면 의료 수요 기반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국립대병원 이관만으로 환자가 체감할 변화는 크지 않다"며 "중증 환자가 수도권으로 이동하지 않도록 하려면 지역-수도권 병원 간 연계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립병원 소외 문제도 지적…"균형 있는 성장 위한 정책 설계 필요"

한편 연세대 융합보건의료대학원 장석용 부교수는 서울대병원을 제외한 10개 국립대병원이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소관이 이관되는 데 대해 지나치게 국립대병원중심화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장 부교수는 "지역의 고난도 의료 수요는 일정 수준으로 제한돼 있는데, 국립대병원에 자원이 집중될 경우 사립대병원과 민간병원의 역할이 위축될 수 있다"며 "국립대병원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사립병원의 기능 축소 없이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진용 서울의대 교수는 "실제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반박했다.

그는 "국립대병원이 위치한 지역과 사립대병원이 밀집한 수도권은 의료시장 구조 자체가 다르다"며 "설령 정부가 국립대병원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더라도 현재 논의에 참여한 대부분 사립병원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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