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10.12 14:15최종 업데이트 26.10.1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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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타주, AI가 의사 없이 의약품 처방…여드름 치료제부터 시작

의료계 반발 속 유타주 정부 시범사업 승인…처방 단계별 의사 검토 등 안전장치 마련

사진=챗GPT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미국 유타주에서 인공지능(AI)이 의사의 직접적인 진료나 사전 승인 없이 환자에게 의약품을 처방하는 서비스가 시작된다. AI가 기존 처방약의 재처방을 넘어 환자 상태를 직접 평가하고 새로운 의약품을 처방하도록 허용된 것은 미국에서 처음이다.
 
12일 외신과 유타주 정부 발표에 따르면 AI 기반 헬스케어 스타트업 놀라헬스(Nolla Health)는 AI를 활용한 여드름 치료제 처방 서비스를 시작한다.
 
유타주 상무부 산하 인공지능정책국(OAIP)은 지난 5일 놀라헬스를 비롯한 의료AI 기업들의 시범사업 승인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유타주는 의료면허를 가진 의료인만 의약품을 처방할 수 있도록 한 현행법에 예외를 적용해 일정한 조건에서 AI가 의사를 대신해 처방전을 발급할 수 있도록 했다.
 
놀라헬스의 서비스는 환자가 앱에 얼굴을 스캔하고 병력과 개인정보 등을 입력하면 AI가 피부 상태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AI는 여드름의 중증도와 피부의 유분 정도 등을 평가하고 환자의 의료정보를 종합해 사전에 승인된 8종의 치료제 가운데 적절한 약물을 선정한다.
 
AI가 생성한 처방전은 의사의 별도 승인 없이 약국으로 직접 전송될 수 있다. 다만 환자 안전을 위해 단계적인 검증 절차를 거친다. 최초 환자 100명에 대해서는 유타주 면허를 보유한 의사 2명이 AI가 생성한 처방전을 사전에 검토한다. 이후 400명에 대해서는 AI가 처방전을 약국에 직접 전송하되 의사가 일주일에 한 번 사후 검토한다. 이후에는 매월 전체 처방전의 최소 10%를 의사가 검토한다. 각 단계로의 전환에는 유타주 OAIP의 서면 승인이 필요하다.
 
처방 가능한 약물도 피부에 바르는 국소 도포제로 제한된다. 경구약이나 이소트레티노인 등은 처방할 수 없으며, 중증 여드름 환자와 임신부, 수유부, 면역저하 환자 등도 대상에서 제외된다.
 
놀라헬스 루이스 웨너스(Luis Wenus) CEO는 "피부에 바르는 치료제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피부가 붉어지거나 벗겨지는 정도"라며 "부작용 위험이 다른 많은 약물에 비해 훨씬 낮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AI를 통한 의료서비스 자동화가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의료비 부담을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앱 이용료는 월 5달러 수준으로, 일반적인 피부과 진료비 150~300달러에 비해 저렴하다. 의료진 역시 단순 여드름 진료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피부암 등 중증질환 진료에 집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AI에 독자적인 처방 권한을 부여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사협회(AMA) 존 화이트(John Whyte) 수석부회장은 "AI 도구가 매우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자율적으로 의료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며 "만약 자율적으로 의료행위를 한다면 인간 의료진과 마찬가지로 매우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AI가 그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타주는 또 다른 AI 스타트업 닥트로닉(Doctronic)에 대해서도 의사가 기존에 처방한 의약품의 재처방을 AI가 승인하도록 하는 시범사업을 허용한 바 있다.
 
이번 놀라헬스의 시범사업은 기존 재처방을 넘어 AI가 환자의 상태를 직접 평가하고 새로운 처방전을 발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유타주 정부는 지난 5일 공식 발표에서 놀라헬스 등 의료AI 시범사업을 통해 실제 진료환경에서 AI의 안전성과 효과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문직면허국(DOPL)과 협력해 다층적인 감독체계를 운영하고, 환자에게 AI 사용 사실을 고지하도록 했다. AI 처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료과오에 대비한 배상책임보험 가입과 24시간 이내 이상사례 보고도 의무화했다.

유타주 정부는 시범사업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주의회와 일반에 공개하고, 향후 의료AI 관련 법률과 규제를 마련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놀라헬스의 시범사업은 2027년 10월 5일까지 1년간 진행되며 유타주 정부의 판단에 따라 최대 2년간 추가 연장될 수 있다. 놀라헬스는 향후 여드름 치료를 넘어 AI를 기반으로 다양한 진료를 제공하는 종합 주치의 서비스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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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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