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언더파."
‘돌아온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마스터스 첫날 성적표다.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ㆍ7510야드)에서 화려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020년 11월 ‘가을 마스터스’ 이후 무려 1년 5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복귀한 상황에서다. 지난해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동차사고를 당해 두 다리가 부러지는 등 크게 다쳐 휠체어와 목발 등 오랜 재활과정을 거쳤다.
우즈가 골프채를 잡았다는 것부터 놀랍다. 지난해 12월 아들 찰리와 함께 ‘가족 대항전’ PNC챔피언십에서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각자 티 샷을 한 뒤 좋은 지점에서 다음 샷이 이어지는 ‘2인1조’ 스크램블 방식 이벤트지만 첫날 10언더파, 최종일 무려 15언더파 등 몰아치기가 돋보였다. 마스터스는 물론 차원이 다르다. 연일 연습라운드를 통해 꼼꼼하게 컨디션을 점검한 이유다.
우즈는 이날 6번홀(파3)에서 첫 버디를 솎아냈다. 6번 아이언으로 티 샷한 공이 핀 옆에 바짝 붙었다. 8번홀(파5)은 50야드 거리에서 세번째 샷 미스로 ‘4온 2퍼트’ 보기가 나왔다. 가장 어렵다는 10번홀(파4)과 ‘520야드짜리 괴물 홀’ 11번홀(파4)은 파로 지나갔고, ‘아멘코너(Amen Corner)’의 중심 12번홀(파3) 역시 ‘1온 2퍼트’ 파다. 13번홀(파5)에서 ‘2온’을 앞세워 버디를 보탰다.
14번홀(파4) 보기는 16번홀(파3) 8m 버디로 만회했다. 우즈의 그린을 놓치고 파 이상 스코어를 작성하는 스크램블링(Scrambling) 지수가 무려 88.89%라는 게 흥미롭다. 그야말로 신기의 쇼트게임이다. 최대 300야드 장타에 페어웨이안착률은 57.14%, 그린적중률 50.0%, 홀 당 평균 1.69개를 기록했다. "다리는 아팠지만 체력 훈련 덕분에 지치지 않았다"며 "사흘이나 더 남아 갈 길이 멀다"고 헌터 본능을 드러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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