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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조사 개선? 핵심이 빠졌다

    원스트라이크 아웃, 완장 찬 공단 개선 시급

    기사입력시간 16.12.29 07:00 | 최종 업데이트 16.12.29 11:00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초점] 현지조사 지침 개정 무엇이 문제인가?
     
    복지부가 27일 '현지조사선정심의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실사 과정의 문제를 개선한 개정 지침을 발표했다.
     
    복지부는 파격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지만 현지조사를 받아야 하는 '을'의 생각은 달랐다.
     
    현지조사지침 개정 배경

    의료계는 보건복지부 현지조사가 마치 범죄자를 다루듯이 강압적이라고 끊임없이 지적해 왔다.

    이런 와중에 지난 5월 안산의 모 개원의가 현지조사 직후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의사들의 분노가 폭발했고, 새누리당 이정현 당시 대표까지 나서 완장 찬 조사를 비판하자 지침 개정이 급물살을 탔다.
     
    현지조사 개정 지침의 주요 내용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일부

    이미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우선 복지부는 법조계, 의료계, 전문가, 시민단체 등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현지조사선정심의위원회(이하 위원회)'를 구성해 조사 대상 의료기관 선정, 조사 방식(서면조사 또는 현지조사)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서면조사는 이번에 새로 도입한 조사방식인데, 현지조사팀을 직접 투입하지 않고 말 그대로 우선 서면으로 필요한 자료를 받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또 부당청구 사실을 자진 신고한 병의원에 대해서는 처분을 1/2 경감한다.

    위원회가 서류조작,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판단한 요양기관에 대해서는 조사 개시 이전에 현지조사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사전통지할 수 있도록 한 '제한적 사전통지제도'도 신설했다.

    복지부는 현지조사 과정에서 부당청구를 인정하는 사실확인서 서명을 요구할 때에는 요양기관 대표자 등에게 적발사항 등을 충분히 설명하고, 소명기회를 부여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복지부는 2017년부터 개정 지침을 적용할 방침이다.
     
    '을'의 입장
     
    의원협회 윤용선 회장. 사진: 의원협회 제공

    대한의원협회 윤용선 회장은 "이 정도 지침 개정으로는 건보공단의 횡포를 막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의원협회는 회원들의 제보를 기초로 현지조사 과정의 문제점을 분석해 매년 학술대회에서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 10월 추계연수강좌에서도 현지조사 사례 108건을 분석한 '다빈도 실사사례'를 발표했다.
     
    윤용선 회장은 "현지조사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조사 범위를 특정하지 않고 나온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정한 문제가 있으니 관련 서류를 달라고 하는 게 아니라 인력대장, 진료기록부, 본인부담금 수납대장, 치료재료거래대장 등 막무가내 식으로 A~Z까지 모든 서류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실제 문제가 된 서류를 훑어보고 잘못이 없으면, 법 위반이나 부당청구 사례를 발견할 때까지 다른 서류를 파헤치는 게 현 실사 방식"이라면서 "조사범위를 명확하게 한정하고 협조를 구하면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복지부 발표에서는 이런 내용이 빠졌다는 게 윤 회장의 지적이다.
     
    윤용선 회장은 현지조사 과정에서 강압을 행사하거나 지침을 위반한 공무원이나 공단 또는 심평원 직원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복지부는 현지조사팀이 청렴서약을 하고, 친절하게 응대하도록 개선하겠다고 하지만 현지확인표준운영지침(SOP)에도 다 그렇게 하라고 명시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압적인 실사가 횡행하는 것은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지침을 위반할 경우 처벌을 받는다는 규정을 만들어야 터무니없는 자료를 요구하거나 범인 다루듯 하는 관행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용선 회장은 "일부 의사들이 고의적으로 허위청구를 하기도 하지만 실제 요양급여기준, 의료관련 법령을 잘 몰라 착오청구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환기시켰다.
     
    그는 "실사 과정에서 잘못된 것을 우선 개선할 기회를 주고, 그래도 시정하지 않을 때 엄벌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한번이라도 걸리면 아예 회생할 수 없을 정도로 과징금, 면허정지, 업무정지를 하는 게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보건복지부는 의사협회와 현지조사 개선방안을 마련하면서 '선 계도, 후 처벌' 방침을 밝힌 바 있지만 이번 개선안에는 이런 내용을 담지 않았다.
     
    이와 함께 윤용선 회장은 보건복지부의 현지조사 못지않게 건보공단의 '현지확인제도'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회장은 "공단 직원이 실적쌓기식으로 조사를 나오는데 현지조사보다 더 완장 찬 느낌"이라면서 "그럼에도 현지확인을 엄격히 제한하고, 사전고시 의무화, 처벌규정 신설 등의 방안을 제시하지 않아 앞으로도 횡포를 부릴 소지가 크다"고 밝혔다.
     
    윤용선 회장은 복지부가 현지조사 사전고지를 의무화하지 않고, 제한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의무기록을 조작하거나 인멸하는 것은 범죄행위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데 정부는 의사들을 일반 범죄자와 동일시하고 있다"면서 "현지조사를 나오기 전에 사전고지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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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창욱 (cwahn@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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