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11.02 17:35최종 업데이트 21.11.0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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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포괄수가제로 표적·면역항암제 5%만 부담…제외 계획에 반발 잇따라

환자단체연합회 20배 지불하는 상황 지적…담도암·간암·위암 환우 모임은 심평원 서초동 별관서 집회 예고

사진 = 심평원이 신포괄수가제 참여 병원에 전송한 공문 일부 발췌

환자단체가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등의 급여를 폐지하고 100% 약값을 부담토록 하는 신포괄수가제 개편 계획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환자 모임에서는 집회를 열어 폐지 반대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2일 환자단체연합회(한국백혈병환우회·한국GIST환우회·한국신장암환우회·암시민연대·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한국건선협회·한국1형당뇨병환우회·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한국HIV/AIDS감염인연대 KNP+)는 입장문을 통해 신포괄수가제 2군 항암제 제외 계획을 비판하고, "모든 암환자들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신포괄수가제는 입원 기간 동안 발생한 입원료·처치료·검사비·약제비 등 진료에 필요한 기본적인 의료서비스 비용은 포괄수가로 묶어 미리 정해진 금액대로만 지불하고, 의사의 수술·시술 등은 행위별 수가로 별도 보상하는 제도다.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병원에서는 기존의 비급여 항목이 포괄수가로 묶여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 입원진료비 부담이 줄어든다. 

이는 지난 2009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서 20개 질병군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이 시작된 이후, 현재 567개 질병군을 대상으로 98개 기관, 3만6000병상에서 적용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2022년까지 신포괄수가제 5만병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는 지난 10월 1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신포괄수가의 지불정확성을 제고하고자 내년부터 신포괄수가제에 포함돼온 2군 항암제, 희귀의약품 등 일부 약제를 비포괄 대상으로 제외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심평원이 신포괄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병원들에 보낸 '신포괄수가제 관련 변경사항 사전 안내 공문'에 따르면, 약제와 치료재료의 포괄·비포괄 분류기준을 개선했으며 희귀·중증 질환 등 남용 여지가 없는 항목에 대해 전액 비포괄로 전환한다고 결정했다.

대상항목은 희귀의약품, 2군 항암제 및 기타 약제, 사전승인약제, 초고가 약제 및 치료재료, 일부 선별급여 치료재료 등이다.

그간 신포괄수가 참여 병원 환자들이 약값의 5%만 부담하고 치료를 받았던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등 2군 항암제가 오는 2022년 1월 1일부터는 약값의 100%를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해당 암환자들은 2군 항암제에 대해 이전 약값의 20배를 지불해야 한다.

환자단체연합회는 "매달 수백만원의 비급여 약값을 감당할 경제적 능력이 되지 않고, 실손의료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저소득층 암환자들은 전국 98개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 참여 병원들 중 2군 항암제를 포괄수가 보상범위에 포함시켜 약값의 5%만 내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다"며 "갑작스러운 개정 조치는 해당 암환자들에게 치료를 포기하라는 말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10월 19일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 참여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해당 신장암 환자가  '신포괄수가제 항암약품 급여 폐지에 대한 반대 청원'이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을 제기해 2일 현재 약 4만6000여명이 동의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신포괄수가제의 항암 급여 졸속 폐지에 반대한다. 국가의 정책은 개편될 수도 폐지될 수도 있으나, 국민의 생명과 관련된 것이라면 단 1명의 국민도 피해가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국민 건강 관련 정책들이 폐지된다면,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는 등 해당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따라서 환자단체연합회는 "현재 신포괄 적용으로 항암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이 현재의 조건으로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면서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를 위해 면역항암제 등 중증 암환자에게 효과 있는 항암제의 급여화도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한국신장암환우회 요청으로 종합국감이 열리는 지난 10월 20일 이 같은 내용의 요청을 의견서에 담아 보건복지부에 전달했으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병원 의원은 "신포괄로 치료를 받던 환자들에 대한 치료 연속성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권덕철 보건복지부장관은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남인순 의원의 관련 서면질의에 대해서도 복지부 보험급여과는 "제도 개선 과정에서 기존 환자들의 치료 연속성을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 이를 통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같은 답변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수정 계획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어 환자들의 불안은 여전한 실정이다. 환자단체연합회는 "복지부가 ‘설명 보도자료’를 통해 그동안 신포괄수가제 적용을 받아왔던 암환자들에게 치료 연속성이 보장되고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는 확신을 줘야 한다"면서 "더 나아가서 주무부서인 보험급여과와 보험약제과 등이 제약사와 긴밀하게 협력해 2군 항암제 치료가 필요한 해당 암환자들 모두 건강보험 혜택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환자단체연합회와 별개로 담도암·간암·위암·유방암 환우 등이 가입한 카페 모임은 오는 3일 심평원 서초동 별관 사옥 앞에서 신포괄수가제 개편 반대를 주제로 집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날 복지부와 심평원 등이 신포괄수가제 개편과 관련된 논의를 위해 심평원 서초동 별관에 모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0명 미만의 환우가 집회에 참여해 신포괄제도를 통한 면역항암제 급여 보장을 요청할 계획이며, 서초경찰서 도움을 받아 집회 이후 심평원 관계자들과의 면담도 진행할 예정이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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