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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범사업 종료 앞둔 ‘장애인 주치의 제도’ 개선점은

    [칼럼] 정명관 가정의학과 전문의

    기사입력시간 19.05.18 05:58 | 최종 업데이트 19.05.18 05:58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정명관 칼럼니스트] 오랜 산고 끝에 드디어 작년 5월부터 ‘장애인 건강 주치의’ 시범사업이 시작됐는데 벌써 1년이 지났다. 사업 준비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고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느낀 소감이 적지 않다.
     
    장애인 주치의 제도의 가장 큰 의의는 말 그대로 대표적인 의료소외 계층인 장애인에게 주치의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주치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 외에 우리나라 의료 제도에서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주치의’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는 점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단골의사, 건강관리의사 등으로 에둘러 말하다가 비록 마지막 단계에서 ‘장애인 건강 주치의‘라고 후퇴하긴 했지만 속 뜻은 ’장애인 주치의‘이다.

    시범사업의 경과를 보면 크게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무엇보다도 참여 의사와 참여자 수에 별다른 제한을 두지도 않았는데 참여 인원이 기대에 미흡했다. 

    의사 측면에서 보자면 투입해야 하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보상이 적절했는지 하는 측면이 있겠고, 참여 의사가 적다 보니 장애인 측면에서는 가까이에서 주치의를 찾기가 어려웠다는 점이 있다. 
     
    단독 개원 형태가 많은 우리나라의 실정에서 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방문 진료와 방문 간호를 제공할 수 있는 의원이 부족한 점도 장벽이 됐다. 

    그 와중에서도 몇몇 의사들은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보건복지부는 시범 사업기간 중에도 끊임없이 개선책을 받아들여 사업을 업그레이드하려는 노력을 보였고 이제 시범사업 평가 준비를 하고 있다.  내가 바라는 장애인주치의제도의 개선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주장애관리 주치의를 별도로 둘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일반건강관리 주치의이다. 
     
    의아해 할 사람도 있겠지만 몇 년 전 장애인 주치의 사업이 태동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변함없는 생각이다.  많은 분들이 이 생각에 동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범사업을 준비하면서 장애인과 전문의들의 현실적인 요구에 의해서 제도가 왜곡됐다고 생각한다. 
     
    장애인들은 자신의 장애에 관해 전문적인 의료를 제공해 주기를 바라지만 그것이 주치의의 역할은 아니다.  지금까지 장애인에게 부족했고 앞으로 장애인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는 장애인의 건강을 포괄적으로 돌보고 적절하게 각 과 전문의에게 의뢰하면서 조정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일반건강관리 주치의이다. 

    장애인의 건강은 각 과 전문의들과 주치의가 서로 협력하면서 돌봐야 하는 것이다. 장애인에게 특정의 한 전문의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여러 전문의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특정 전문의를 주장애관리 주치의로 두는 것은 주치의의 정의에도 맞지 않고 오히려 장애인의 포괄적 진료에 방해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는 주장애관리 주치의가 필요없는 경우도 있다. 시각장애인에게 안과전문의를 주장애관리 주치의로 지정해 본 들 할 일이 뭐가 있겠는가?

    지체장애인이나 뇌병변장애인의 경우에도 이미 장애가 고착돼 더 이상의 전문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도 많다. 물론 장애 유형에 따라 특정의 전문의 진료가 필요한 경우는 있다. 

    하지만 그런 전문의 진료를 장애인주치의 사업에 포함시키지 않더라도 특정 전문의 진료는 당연히 받을 것이므로, 주장애관리 주치의 사업은 굳이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예상대로 이번 시범사업에서 일반건강관리 주치의보다  몇몇 전문의들에 의한 주장애관리 주치의 활동이 활발히 일어난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 

    주치의제도의 핀트가 빗나간 것이다. 본 사업에서는 주장애관리 주치의를 폐지하고 일반건강관리 주치의와 각 과 전문의 사이의 조정 연계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째, 행위별 수가제 위주로 돼 있는 수가 체계를 좀 더 포괄적인 수가체계로 변경해야 한다.
     
    기존의 진료 수가와는 별도로 최초에 포괄평가할 때 수가, 교육할 때 수가, 전화상담할 때 수가, 방문진료 수가 이렇게 새로운 행위별 수가를 많이 만들어 놓았다. 
    이러면 진료할 때 서류 작업과 청구 작업의 부담이 늘어난다. 실제로 진료에 투입하는 시간보다 행정 부담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1년 단위로 주치의 관계를 맺었다면 행위 하나 하나마다 기록하고 청구하게 하지 말고 제공해야 할 주치의 업무를 명시하고 주치의는 주치의의 판단에 따라 개개의 장애인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제공하게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따라서 일부 수가는 행위별 수가를 벗어나 월정액제의 인두제 형식을 가미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셋째, 장애인 주치의 제도에 참여하는 장애인에게 경제적인 부담이 더 늘어나지 않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장애인에게 주치의 제도 참여를 권유하고 실제 진료를 할 때의 장벽은 미미한 수준이나마 장애인의 본인부담금이 늘어나는 부분이었다. 

    노인 환자의 경우에는 1500원 이던 진료비에 갑자기 8000원 이상의 본인부담금이 추가되기도 한다.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와 시간이 막대하게 늘어났다 하더라도 이런 부분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커다란 장애 요소가 된다. 

    장애인의 참여를 높이고 의료기관이 필요 없는 고민을 하지 않도록 주치의를 지정하는 장애인에게는 오히려 본인부담금을 낮춰주고 의료기관에게는 전체 수가를 높여주는 장치가 필요하다. 본인 부담금 비율을 낮춰준다든지 하는 방식을 고민해 볼 수도 있겠다.  

    지금처럼 기존 의료수가에 더해 주치의 서비스에 대한 수가를 추가로 책정해 본인부담금이 늘어나는 제도로는 주치의제도의 참여를 권고하기가 어렵다.

    넷째, 행정업무를 좀 더 간소화해 의료진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많이 제기된 문제이지만 처음에 포괄평가 및 계획수립을 하고 기록할 때 시간이 1시간 가량 소요됐다. 그래서 환자를 점심시간 직전에 오도록 해서 점심시간에 진료를 하기도 했다. 

    그러지 않고서는 그 시간을 도저히 낼 수가 없었다. 진료차트와 인터넷에 이중으로 기록하는 것도 힘겨운데, 장애인 주치의 시범사업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사이트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사이트에 분산해 기록하게 돼있어 힘이 더 들었다. 

    기록하는 것도 일이지만 보안 때문에 일정시간마다 사이트가 자동으로 로그아웃되는 바람에 매번 로그인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더 짜증났다.

    환자 진료하고 공단 사이트나 심평원 사이트, 차트에 기록하고 청구 업무는 또 차트에서 따로 하고 하는 일은 바쁜 진료실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의료 이용이 힘들어 전반적인 건강관리 수준이 일반인들보다 월등하게 취약한 장애인의 건강 향상을 위하여 주치의는 꼭 필요하다.

    일부 장애인에게 만이 아니라 100만 중증장애인과 250만 전체 장애인에게 주치의가 지정돼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의사와 장애인이 기꺼이 참여하도록 하는 제도를 만들어 확장시키기를 기대한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메디게이트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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