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7.08 06:01최종 업데이트 21.07.0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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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소셜미디어'가 키우는 백신 불안…"델타변이 유행해도 접종은 필수"

"장기적 방역 목표는 사망·중환자 줄이는 것…백신 접종 손해보다 이익 상당히 커"

가천대길병원 정재훈 예방의학과 교수. 사진=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실시간 생중계

"코로나19 백신은 효과와 안전성 등 측면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100% 안전하다곤 할 수 없지만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익이 손해보다 현저히 크다." (가천대길병원 정재훈 예방의학과 교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과도한 불안과 음모론이 우리사회 또 다른 위험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가천대길병원 정재훈 예방의학과 교수는 7일 오후 '코로나19 백신 정말 맞아야 하나' 온라인 공동포럼에서 이 같이 밝혔다. 

언론 속보 경쟁 속에 백신 불안만 가중…델타변이 상황서도 백신은 치명률 줄여줘

이날 전문가들은 백신접종 인구가 늘어나면서 현재 1차 접종률이 30% 돌파를 돌파했지만 집단면역에 도달하기까지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특히 연일 보도되는 백신 접종 후 부작용 뉴스가 국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우려감도 드러냈다. 

정 교수는 "언론에서 속보성 보도에 치중하면서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는 측면이 있다. 이상반응을 보도할 땐 보도준칙을 따라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특히 접종 관련 사망 기사는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백신 맞고 사망'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보도되고 포털에선 더욱 시선을 끌게 하는 선정적 제목들이 붙어 나가게 된다. 이는 백신에 대한 신뢰성을 저해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교수는 이날 백신의 안전성이 100%는 아니지만 명확히 백신 접종에 다른 이익이 손해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백신 효과는 명백하다. 우리나라는 아직 접종률이 높진 않지만 이스라엘과 영국, 미국 등 사례를 보면 백신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알 수 있다. 접종율이 높아질 수록 확진자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확진자가 줄어든 만큼 사망자와 중환자 비중도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집단면역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들 국가의 초기 데이터가 증명했다. 현재 델타 변이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집단면역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충분히 감염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델타변이에 대해서도 장기적인 방역 목표를 사망자와 중환자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관점에서 봤을 때 백신은 충분히 효과적이라는 게 정 교수의 견해다. 

실제로 최근 이스라엘 데이터를 보면 델타변이가 유행한 이후 화이자 백신의 예방 효과가 94%에서 64%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 교수가 주목한 부분은 백신의 중증 예방 효과는 크게 줄지 않았다는 점이다. 같은 데이터에서 화이자 백신의 중증 예방 효과는 98%에서 93%로 크게 줄지 않았다. 

영국 공중보건국 발표에서도 델타변이 발생 이후에도 한 차례 접종만으로도 큰 입원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94%, 아스트라제카 백신은 71% 입원 예방효과가 있었다. 2차 접종 이후엔 각각 96%와 92%로 상승했다. 

관련해 정 교수는 "최근 영국과 이스라엘에서 델타변이가 유행하면서 확진 추세가 늘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사망자 수는 크게 늘지 않고 있다"며 "백신접종의 본질적 목표가 사망자와 중환자를 줄인다는 점에서 백신은 코로나19가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롭게 나타날 이상반응에 대한 백신 접종자 의료데이터도 모으고 있고 충분히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정확한 이상반응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선 평상시 대비 사망자 비율, 이상반응 질환 비율 등을 증명하기 위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이 부정적 백신 여론에 58% 기여…공포 정서가 염세주의로 '발현'
고려대학교 허지원 심리학부 교수. 사진=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실시간 생중계

백신에 대한 국민 불안과 음모론을 소셜미디어가 가중시키고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이날 고려대학교 허지원 심리학부 교수는 "영국 조사에 따르면 34%의 국민들이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론 페이스북에서 관련 정보를 봤다는 이들이 58%로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이후 친구나 가족의 권유가 20%, 트위터가 19%, 인스타그램이 17%, 유튜브가 16% 순이었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한국의 경우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해 친구와 가족 간 소통이 원활히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영국보다 백신에 대한 소셜미디어의 영향이 훨씬 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관련 연구를 보면 백신에 대한 부정적인 콘텐츠들이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에 더 많이 생산되고 있었으며 2021년 백신 관련 콘텐츠를 메타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백신이 위험하다는 주장을 담은 콘텐츠의 인기가 소셜미디어 상에서 압도적으로 인기가 많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허 교수는 "우려스러운 점은 이 같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콘텐츠 인기가 수익구조와 연관된다는 것이다. 백신에 대한 부정적 콘텐츠가 많을 수록 소비자들이 많이 찾다보니 이 같은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생산, 유포되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에 대한 부정적 견해는 정서적 요인과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허 교수는 "공포나 분노가 높아지면 부정적 정서가 촉발되면 염세주의가 늘어난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서 지루함과 스트레스 상황이 이어지면서 이 같은 감정들이 백신에 대한 음모론과 연관된다"며 "국민들의 긍정적 정서를 높이기 위해 미래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홍보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설프게 알고 있을 때 나 자신을 과신하게 되는 더닝-크루거 효과도 백신 음모론과 연관이 있다"며 "관련 지식이 부족하지만 자기 확신으로 인해 전문가들의 정책 제언을 무시하는 등 기존 지식과 반대되는 정보에 저항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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