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10.03 11:52최종 업데이트 21.10.03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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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출신 VC의 최대 강점, 의료적인 관점에서 비윤리적인 투자를 하지 않는 것"

문여정 상무, 의대생 특별교육..."VC 꿈꾸는 의대생들이라면 학업과 전공의 과정 충실히 마칠 것"

메디게이트뉴스-의대생신문-메디컬 매버릭스 의대생 특별교육 
메디게이트뉴스는 매년 방학을 맞이해 의대생 인턴기자와 의대생신문 기자들로 구성된 의식 있는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전문가분들을 초청해 별도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21일 특별히 비임상 진로 의대생 네트워크 메디컬 매버릭스와도 함께 하는 의대생 대상 온라인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원하는 강의 주제와 만나보고 싶은 연자는 전부 의대생신문, 메디컬 매버릭스 의대생들이 제안했습니다. 의대생신문에 게재된 각 교육의 주요내용을 소개합니다. 

①최근 의료소송과 의대생이 알아야 할 의료법 –단국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박형욱 교수(의사 겸 변호사)   
②입원전담 전문의 본사업 전환 이후 긍정적인 측면과 해결해야 할 과제- 김준환 서울아산병원 진료교수 겸 입원전담전문의협의회 홍보이사
③일차의료기관에서 느끼는 제도적인 문제점과 디지털 헬스케어 등을 진료현장에 접목할 때 어려운 점-어비뇨기과 두진경 원장
④인공지능의 활용에 대한 전망과 의대생이 준비해야 할 일- 이영한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⑤바이오-헬스케어 산업 고성장 시대, 미래 의사의 역할 변화- 문여정 IMM인베스트먼트 상무(산부인과 전문의) 
 
사진=IMM인베스트먼트 문여정 상무 줌 화면 캡처 

[의대생신문 전현준 기자 가천의대]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고성장시대, 미래 의사의 역할 변화라는 주제’로 문여정 IMM인베스트먼트 상무님께서 강연을 해주셨다. 문여정 상무님의 VC(벤처캐피탈) 일을 하기 전 이력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산부인과 전문의 과정, 비뇨부인과 펠로우 과정, 연세대 의과대학 약리학 교실에서 박사 과정을 거치셨다. 이후 임상교수로 2년 근무한 후 2016년 벤처캐피탈리스트(VC)의 일을 시작하셨다.

강연 초반부 VC 일을 하게 된 계기부터 이야기를 해주셨다. 2015년 즈음 다른 사람들과 의료 관련 주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의사 입장에서는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것들이 일반인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VC로 일을 하면 의사로서의 지식이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VC 일에 뛰어들게 되셨다고 한다.

VC 중 의사가 본인 혼자 혹은 5명 내외로 있었을 때 의료적인 관점에서 비윤리적인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의사 출신 VC의 최대 메리트라고 느끼셨다고 한다. 또한 스스로도 의료적인 관점에서의 윤리에 어긋나는 기업 활동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한다고 말씀하셨다.

이에 따라 문 상무님은 현재 의사 출신 VC들의 역할을 강조하셨다. 현재 자리 잡고 있는 VC들이 이 일에 진지하게 생각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야 앞으로 의사 출신의 VC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셨다. 실제로 회사 입장에서도 굳이 의사 출신을 뽑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기도 한다. 의사 출신 VC로서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계시며, 앞으로 VC 일을 하게 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계신다고 한다.

이후에는 주요 질의 응답으로 진행됐다.

Q:  VC심사역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업무강도, 수입, 실제 하는 일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 같은지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아 답답한 마음이 드는데 일반적인 의사로 일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요?

A:  우선 보통 의과대학 학생들이 이러한 질문을 할 때 추가적인 선행 질문이 붙는데, 그 질문은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VC관련 일에 도전하는 것이 좋을까요?’입니다. 저는 그런 질문을 받았을 때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난 후에 VC 관련 일에 도전하라고 조언하는 편입니다.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로는 의사는 환자를 직접 환자를 보며 환자를 살리기 위해 며칠 밤을 새우며 고민하는 경험을 통해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의사 국가고시를 마치고 의사면허를 취득한 시점에서는 환자를 직접 만나는 경험이 매우 적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있을 것입니다. 환자를 직접 대한 경험을 토대로한 의사 출신 VC로서의 가장 큰 메리트를 잘 살릴 수 없을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로는 사회생활의 경험이 적다는 것입니다. 많게는 몇 백명이 소속돼 있는 집단에서 일을 하기 위해 사회생활 경험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회사에서도 갓 의과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을 뽑으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도 합니다. 전공의 과정이 3년인 과도 있고, 전공의 과정을 거친 후 VC 일을 시작해도 전혀 늦은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전공의 과정을 마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전공의 시절 힘든 업무 강도를 버틴 경험도 VC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현실적으로 의사 출신 VC로서의 브랜드 파워를 토대로 임원급 직책을 갖기 위해서는 단지 '의사'인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전문의 자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입 측면에서는 솔직히 말하면 개원의들 만큼의 수입을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봉직의 보다는 높은 수입을 얻는 사람들도 존재합니다. 대학병원의 교수들의 수입과도 크게 차이 나지는 않습니다. 다만 VC의 수입 측면에서 장점으로는 인센티브를 꼽을 수 있습니다. 보통 성공적인 투자를 한 후 7년 정도가 지나야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데, 바이오 벤처기업 투자의 경우에서 굉장히 큰 금액의 인센티브를 받기도 합니다.

Q: 헬스케어 AI 분야의 확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AI의 확장 가능성이 무한정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사가 환자를 직접 보는 부분이 아예 없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의사 수가 줄어들고 환자는 늘어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의료비에 많은 지출을 하려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언젠가는 패닉이 한번 닥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해당 시점에서 헬스케어 AI 분야가 중요하게 관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IT기업들이 의료 AI 산업에 많은 투자를 한다면 우리나라의 관련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A: 미국의 정말 큰 IT기업들도 의료 AI산업에 많이 뛰어들고 있는데도 아직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의료 산업 자체가 굉장히 큰 산업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정말 작고 많은 부분들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한 기업이 모든 부분을 이끌어 가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약 산업의 경우에는 다른 산업들과 다르게 가장 큰 규모의 회사 10곳이 전체 제약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0%가 넘지 않기 때문에 의료 AI 산업도 제약 산업의 체제를 따라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VC 활동을 하면서 모교나 수련병원의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으신가요?

A: 모교와 병원에서 도움을 받는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지만 의과대학 친구들, 병원에서 일할 당시 동료들을 통해 다른 의사들을 소개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모교의 대학병원 이외의 병원에서 수련하는 것이 VC일을 하면서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의사들과의 관계를 많이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미래 VC를 준비하려는 의대생들이라면 지금부터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까요?

A: 현재 학생 신분에서 VC 입사를 준비하는 활동이라면 일단 현재 신분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병원 실습과정에서 내가 지망하고 지원할 진료과가 아니라면 앞으로 그 과에 대한 경험을 할 일이 없기 때문에 실습을 할 때 더욱 열심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경영적인 지식의 부족은 사실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경영적인 관점을 벗어나 더 자유롭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이것이 메리트로 작용합니다.

또한 의대생 시절부터 의대생 아닌 타과 학생들과 최대한 네트워킹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의대 공부에만 너무 매몰되지 말고 경제 주간지를 꾸준히 읽으며 바깥 세상이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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