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7.27 06:40최종 업데이트 21.07.27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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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환자 급증에 대비하라"...코로나19가 병원에 준 9가지 교훈

재난 대비부터 원내감염 최소화·의료진 정서적 지원∙원내 공기질 제고∙마스크 착용 상시화까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은 전세계 사람들의 일상을 바꿔놓았다.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것들은 더 이상 당연하지 않게 됐고, 팬데믹이 장기화되며 어느덧 뉴노멀도 익숙해져 버렸다. 팬데믹 최전선에서 그야말로 온 몸으로 코로나19를 막아내온 의료기관들도 이런 변화에 직면한 것은 마찬가지다.

최근 미국의사협회가 발간하는 자마인터널메디신(JAMA Internal Medicine)에 실린 사설에서 미국 뉴욕 병원(New York City Health + Hospitals) 의료진들은 팬데믹이 가져다 준 교훈을 통해 미래에 병원과 의료체계가 개선해야 할 점들을 제안했다.

①예상치 못한 환자 급증에 대비하라

먼저 이들은 예상치 못한 의료수요 급증에 대비해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병원들은 평소 사용 가능한 병상과 인력을 환자 수요와 맞춰가면서 운영하는데, 이때 갑작스런 재난, 대규모 사고 등으로 인해 병원 수용 인원이 초과되는 단기적 위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뉴욕은 지난해 팬데믹 초기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환자들이 병원에서 치료도 받아보지 못한 채 사망하는 사례가 줄을 이었다.  뉴욕의 병원들 역시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하느라 애를 먹었다.

이들은 해당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를 추가 수용하기 위해 적합한 공간 결정(회복실, 수술실 등) ▲예정된 수술 및 외래 취소시 기준 마련(긴급도 및 원격 대체 가능성 고려) ▲기존 입원 환자 퇴원 조치를 위한 기준 마련 ▲비교적 여유가 있는 타 병원으로 전원을 위한 시스템 구축 ▲직원들의 재배치와 신속한 교육 ▲외부 의료진에 대한 자격부여 등이 병원 재난 플랜에 포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환자 급증에 따른 문제 해결을 위해 병원 재난 플랜 마련시 고려해야 할 요인들. 사진=JAMA

② 병실 출입 최소화하면서도 환자 상태 확인할 수 있어야

두 번째로 환자들의 상태를 병실에 잦은 출입 없이도 확인할 수 있도록 병실 구조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팬데믹 중에는 의료진이 병실에 들어가는 빈도를 최소화하면서도 환자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병실 벽에 창문을 설치하거나 문을 유리문으로 교체하는 방법, 비디오 모니터링을 활용하는 방법 등을 제안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병원내 고질적 문제인 환자의 낙상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③ 원내 전파 막기 위해 공기 질 제고 노력 필요

세 번째는 병원 내 감염을 줄이기 위한 환기 문제였다. 이들은 “우리 병원은 팬데믹 상황에서 격리병실이 빠르게 바닥나면서 부수적인 방법으로 HEPA필터와 UV라이트를 설치해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을 줄이려 했었다”며 이 외에도 양극성 이온화 기술을 이용한 공기 여과 장치 등을 활용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을 감안하면 의료기관들이 공용 구역인 대기실 등을 비롯해 원내 공기 질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④ 의료진 위한 정서적 지원 프로그램 정착

네 번째로 보건의료 종사자들을 위한 정서적인 지원 시스템의 정착 필요성도 언급됐다.

이들은 “최일선의 보건의료 종사자들은 팬데믹 와중에 영웅으로 불리고 있다”면서도 “많은 의료인들은 이 같은 찬사에 버거움을 느낀다. 여기엔 그들이 초인적인 힘을 갖고 있단 의미가 내포돼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들은 그들이 가족에게 바이러스를 옮길지 모른다는 공포, 모든 환자들을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 등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인간의 취약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병원은 스트레스 관리 및 회복 트레이닝 등 의료진의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자원들을 적극 활용했다고 소개하며 “이 같은 자원들이 영구적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⑤ 코로나19 사라지더라도 원내 마스크 착용

다섯번째로 이들은 “코로나19가 사라질 가능성은 낮지만 설령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원내에서는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마스크 착용과 강력한 거리두기로 미국에서 예년 대비 인플루엔자로 인한 외래 및 입원환자가 큰 폭으로 준 것을 들었다.

또한 기존의 원내 질병 통제 이분법에서는 감염병 전파가 비말 또는 에어로졸을 통해 이뤄진다고 봤지만 코로나19는 두 가지 경우가 모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인실 운영이 적절한 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가 사라지더라도 의료기관 내 마스크는 일상화 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⑥ 환자들과 가족을 이어줄 기술을 활용하라

여섯번째로 환자들을 가족과 이어줄 수 있는 디지털 기기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환자들은 외부와 접촉이 차단된 상태에서 병원이 제공한 태블릿 기기 등을 활용해 멀리 떨어져있는 가족과도 소통할 수 있었고, 환자가 입원한 병원과 멀리 떨어진 지역에 사는 환자의 가족들도 병원을 방문할 필요 없이 의료진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고 말했다.

⑦ 의약품과 의료기기 부족 사태 막으려면

일곱번째는 의약품 및 의료기기 등의 충분한 확보와 공급처 다변화다. 병원들은 통상 비용 절감을 위해 최소한의 초과 공급량을 유지한다. 게다가 같은 이유로 공급처의 숫자도 제한적인 이유가 많다.

이들은 “불행히도 이 두 가지 정책은 코로나19 가운데서 재앙을 초래했다”며 “의료기관들은 인튜베이션을 위한 근이완제 등의 의약품부터 산소호흡기와 같은 의료기기까지 모두 동이 났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별 병원이 공급 과잉을 유지할 여력이 없는 만큼 지역내에서 유효기간이 임박한 의약품을 순환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또한 “많은 나라들이 특정 의료기기를 직접 제조하지 않음으로써 초래되는 문제를 알게됐다”며 “정부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 대비해 국내에서 충분한 양이 생산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⑧ 불필요한 서류 작업 부담 줄여라

여덟번째는 불필요한 서류 작업 부담을 줄어야한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응급실과 중환자실로 코로나19 환자가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서류 작업 등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을 대폭 개선해야 했다”며 “몇 번의 키보드 입력만으로 신체 검사와 치료 계획에 대한 내용을 노트에 포함할 수 있는 스마트 문구(Smart phrase) 등이 사용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변화는 팬데믹 이후에도 유지돼야 한다”며 “이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환자에게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게 하고 번아웃의 가능성도 줄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⑨ 인종∙민족간 건강상 불평등 문제 해결해야

아홉번째는 건강 분야에서 인종∙민족간 격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코로나19는 기존의 인종∙민족적 소수자들이 겪고 있는 건강상의 불균형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며 “실제 사회적으로 어려운 위치에 있는 해당 인종∙민족에서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이 늘었고, 이는 더 높은 코로나19 치명률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질환들은 1차 의료기관을 통해 잘 치료될 수 있다”며 1차의료와 예방적 치료에 대해 재정적 지리적 차원 등에서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이들은 “병원 시스템은 점차 사회적 요인이 건강에 미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커뮤니티 기반의 단체 및 자원들과 성공적으로 협력해나가고 있다”며 “이런 노력들은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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