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2.26 12:28최종 업데이트 18.02.26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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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셔병 치료제, 안전성·편의성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 중

비프리브주, 인간세포에서 개발…효소대체요법의 안전성·편의성↑

사진: 서울아산병원 의학유전학과 이범희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매년 2월 말일은 세계 희귀질환의 날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희귀질환 환자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됐다. 7000여종의 희귀질환 중 치료제가 있는 질환은 5%에 그쳐 희귀질환 치료제의 개발과 발전이 절실하다. 유전성 희귀질환인 고셔병의 경우 치료가 어려운 질환 중 하나였지만 1990년대 이후 치료법이 개발됐다. 그러나 희귀한 질환인 만큼 잘 알려지지 않아 국내 많은 환자들이 진단과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셔병은 특정 효소(GCB)의 결핍으로 세포 내 당지질(Gb1)이 축적돼 신체 조직과 장기에 진행성 손상을 일으키는 리소좀축적질환(LSD)중 하나다. 진행성 질환인 만큼 조기에 진단해 치료를 시작하면 질환이 악화되는 것을 예방하고 일상적인 삶이 가능하다. 

한국인 고셔병 환자는 유아기부터 발병하는 등 발병시기와 진행속도가 빠르고 심한 임상 증상을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나 조기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이 높다.  그러나 국내 고셔병 환자 중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소수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셔병의 유병률이 인구 10만명 당 1명 꼴임 을 감안할 때 국내 환자수가 5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실제 진단을 받은 환자는 80여명으로 예측되는 환자 수의 16%다. 

고셔병의 대표적인 치료법인 효소대체요법(ERT)은 고셔병 환자에서 부족한 효소를 투여해 당지질 축적을 막는 원리로, 고셔병의 진행을 예방한다. 다만 고셔병은 평생 투약이 필요하기 때문에 치료제의 불내약성과 안전성이 중요하다.

동물세포(CHO Cell)에 기반한 이미글루세라제가 20여년 간 유일한 효소대체요법 치료제였으나  최근 국내에 인간세포에 기반한 비프리브주(성분명 베라글루세라제 알파)가 도입돼 환자들의 치료옵션이 넓어졌다.

비프리브주는 체내에서 자연 생성되는 효소와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효소 구조에 차이가 있는 이미글루세라제보다 안전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13년 발표된 3상 임상연구에서 12개월 이내에 고셔병 치료를 받은 경험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비프리브주와 이미글루세라제를 9개월 간 투약 후 항체형성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비프리브주를 투약한 그룹에서 항체 형성 반응을 보인 환자의 비율은 0%(17명 중 0명)였던 반면 이미글루세라제를 투약한 그룹에서 항체 형성 반응을 보인 환자 비율은 24%(17명 중 4명)였다.

효소대체요법은 2주 간격으로 정맥투여한다. 비프리브주는 체내 효소와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흡수 속도가 빨라 투약 시간을 단축하고 환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기존 치료제의 경우 투약 전 처치가 필요하고 1~2시간 투약해야 했지만, 비프리브주는 투약 전 항히스타민제 등의 전 처치가 필요하지 않고 전체 투약 시간이 1시간 이내로 짧다. 

서울아산병원 의학유전학과 이범희 교수는 "효소대체요법은 장기간의 임상경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된 치료법일 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내원해 전문의와 함께 치료효과나 이상반응을 모니터링 할 수 있어 안전성이 높다"며 "최근 해외에서는 비프리브주 투약시간의 단축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연구결과도 발표돼 향후 환자의 편의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셔병은 당지질 축적되는 신체기관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만큼 효소대체요법 치료 시 헤모글로빈 수치, 혈소판 수치, 간 및 비장 부피, 골밀도 수치, 5가지 임상지표를 치료목표로 한다. 비프리브주로 처음 고셔병 치료를 시작한 환자를 대상으로 5가지 임상지표를 5년 간 관찰한 연구결과 치료목표를 100% 달성했다. 

또 이미글루세라제 사용경험이 있는 환자들에서도 동등한 치료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이미글루세라제 치료경험이 있는 고셔병 환자 40명에서 동일한 용량의 비프리브주로 치료제를 전환한 뒤 주요 임상지표의 변화를 관찰했다. 전환 51주 차에 비장 부피가 5.6% 감소했고, 간 비대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전환 53주 차에는 헤모글로빈의 수치가 0.1g/dL 감소하고 혈소판 수는 7.0% 증가했다.

이후 5년 간 비프리브주 사용을 유지한 환자 중 항체형성반응이나 약물과 관련된 치명적인 부작용을 겪은 환자는 없었으며, 이미글루세라제 사용 시와 동등한 치료효과를 유지했다. 18세 이상 성인 환자의 경우 골밀도(BMD)에 있어서도 치료제 전환 후 2년부터 5년까지 안정적인 수치를 유지했다.

이범희 교수는 "이제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고셔병 치료제가 소개되며 치료제의 효과와 안전성뿐만 아니라 편의성도 약제 선택에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고 있다"며 "기존 치료제로 임상적 혹은 생화학적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치료제 전환을 고려해볼 수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비프리브도 훌륭한 선택적 약제로 고려될 수 있다"고 전했다.

#고셔병 # 비프리브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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