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3.12 11:54최종 업데이트 23.03.1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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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기 환자 20명 당 의사 1명, 인력 기준 못 지키는 정신병원 많아

대형병원은 괜찮다지만 병원급은 인력 기준 충족 어려워…의사 1인당 환자 30명 개선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신질환자 지속치료 지원 시범사업'의 한계가 명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이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6일 '정신질환자 지속치료 지원 시범사업 평가' 연구용역을 발표했다. 연구책임자는 경희의료원 백종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맡았다.
 
정신질환자 지속치료 지원 시범사업은 방치되는 정신질환환자에 의한 사건사고가 증가하면서 급성기 치료와 지역사회 중심의 서비스의 도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2020년부터 시작됐다.
 
구체적으로 급성기 치료 활성화 시범사업, 병원기반 사례관리 시범사업, 낮병동 관리료 시범사업이 시행돼 초기 집중치료와 지속관리를 강화하고자 했다.
 
의료인력 확보 위한 인센티브제 다양화…특수업무수당·세제 혜택 등 고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시범사업의 한계가 명확했다. 특히 시범사업 수행에 필요한 전문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급성기 치료 활성화 시범사업의 경우, 의사 1명당 환자 20명, 간호사 1명당 환자 6명으로 인력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24시간 응급입원을 위한 당직의도 두도록 하고 있다.
 
대형병원은 인력 기준 충족에 어려움이 없으나, 정신병원의 경우 의사, 간호사 인력확보에 어려움이 많은 상태다. 실제로 이 같은 인력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운 정신병원이 상당수인 상황이다.
 
연구책임자인 백종우 교수는 “정신전문병원에 한시적으로 인력기준을 전문의 1인당 30명 등으로 낮추고 차등수가를 도입해 참여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급성기 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인력 확보를 위해 인센티브제도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며 “인센티브에 대해선 의료기관과 종사자 모두에게 적절한 보상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인력 확보 관련 보상체계는 의료기관이 환자 수 대비 의사 또는 간호사 인력을 기준이상 확보했을 때 가산 수가를 적용해 보상하는 방법이 적절하다. 또한 급성기 환자치료에 투입되는 의료인력에 대해 특수업무수당(위험수당)이나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5일간 15개 프로그램 수행하면서 1명이 환자 50명 관리는 '어불성설'

낮병동 관리료 시범사업은 인력 규정이 현실과 맞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낮병동 환자 50명당 최소 정신건강 전문요원 1인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그 외 인력 규정이 부재한 상태다.
 
백 교수는 “현장에서 6시간 기준 5일 동안 14~15개 프로그램을 수행하면서 1명이 50명을 관리하도록 한 규정은 맞지 않다. 특히, 응급상황이 발생에 대한 대응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실을 반영한 인력 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병원기반 사례관리 시범사업 인력 기준에 대해서도 그는 “다학제팀을 통한 사례관리를 지향하지만 실제적 운영에는 어려움이 있다. 병원기반 사례관리를 위한 매뉴얼에 다학제팀 역할 및 기능이 제시되고, 수가에도 반영돼야 한다”며 “병원기반 사례관리 수행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수가체계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인건비 등을 고려했을 때 현 인력기준으론 정신병원 급성기병동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 교수는 "인건비가 지속 상승하고 있어, 현 사업 수가보전으로 인력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따라서 최소인력기준의 병상기준을 완화하는 것이 급성기병동 운영을 촉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지방의 경우 일시적, 장기적으로 인력을 충원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본 사업의 시설 및 인력기준을 만족하기 어려울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처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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