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2.02 15:47최종 업데이트 24.02.0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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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또 '응급실 뺑뺑이'?…병원 '수용곤란' 고지했는데도 119,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

응급의료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조장하는 '응급실 뺑뺑이' 용어…응급실의 환자 거부? 실상 들여다보면 사실과 달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최근 부산에서 60대 환자가 호흡 곤란과 통증을 호소하며 119구급차에 올랐으나 불과 4분 거리에 있는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거부당해 '응급실 뺑뺑이'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응급실 뺑뺑이'는 응급실이 환자를 일방적으로 '거부'해 이 병원, 저 병원 응급실을 전전한다는 의미로 사용되며 마치 환자를 거부한 병원에게 도덕적 책임이 있는 듯한 뉘앙스를 주지만, 이번 사건은 119구급대 연락을 받은 최초 병원이 이미 수용 곤란을 고지했던 것으로 알려져 병원의 일방적 문제로 보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부산에 사는 60대 여성이 수영 중 호흡 곤란과 통증을 호소하며 심정지가 발생해 119가 출동한 사건이 발생했다.

KBS 뉴스 9의 보도에 따르면 119구급대는 불과 4분 거리에 있는 현장과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했지만 병원이 진료를 거부했고, 환자는 구급차에서 20분 넘게 지체돼 사망했다.

메디게이트뉴스 취재 결과, 환자가 최초 방문한 A병원 응급실은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응급의학과 인턴이나 전공의가 없어 응급의학과 전문의 3임, 가정의학과 전문의 1인, 흉부외과 전문의 2인이 24시간 진료체계를 유지하는 병원이다.

하지만 최근 응급의학과 전문의 3명 중 1명이 휴직, 다른 한 명은 사직하면서 현재 1인이 근무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관계자에 따르면 "부산 지역에는 해당 병원 외에도 인근에 다른 대학병원들이 많다. 해당 병원은 이미 꽤 오랜 기간 응급의료인력 부족으로 추적 관찰해 오던 환자나 보도 내원 환자 중심으로 응급실 기능을 간신히 유지해 오고 있던 상황이었다"며 "중증응급환자는 인근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는 동아대병원과 권역외상센터를 운영하는 부산대병원이 주로 돌보는 상황으로 지역에서는 꽤 알려져 있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특히 해당 사건에서 부산광역시소방재난본부 종합상황실은 사전에 119구급대가 환자 이송 전 병원 응급실로 심정지 CPR환자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했을 당시 수용곤란 상황임을 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정지 환자를 받으려면 기도 삽관, 심장 마사지, 흉부 압박 등 최소 3명의 의사가 필요한데 당시 당직의를 제외하곤 모두 수술이나 외래진료 중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의 119구급차는 병원의 수용곤란 고지를 듣기도 전에 병원으로 출발했고, 병원에 도착한 후 응급실 안전요원을 통해 수용 가능 여부를 물은 뒤 곧바로 환자를 타 병원으로 이송했다.

특히 병원에 따르면 119 구급대는 병원 도착후 당직 전문의는 커녕 중증도 분류 간호사에게도 환자 인수 인계나 수용 가능 여부를 전혀 확인하지 않은 채, 보안요원을 통해 수용여부를 물은 뒤 금새 다른 병원으로 출발했다.

해당 관계자는 "이렇게 헤프닝처럼 119구급차가 왔다 갔다고 한다. 당시 응급실 당직 진료를 하고 있던 전문의는 관련 사실을 전혀 몰랐고,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알았을 정도"라고 전했다.

대한응급의학회 이경원 공보이사는 "간신히 24시간 전문의 응급진료체계가 유지되고 있는 A병원으로 119구급차가 출발했는지 안타까운 일이다"라며 "이번 사건은 '응급실 뺑뺑이' 사건이 아니다. 환자 이송 전 수용곤란 고지 체계가 제대로 돌아가고 환자 인계 등의 원칙이 지켜졌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다. '응급실 뺑뺑이'라는 명칭은 응급의료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조장하고, 응급의료 현장에서 수고하는 많은 의사들의 사기를 꺾는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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