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1.15 13:01최종 업데이트 18.01.1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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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문, 총액계약제 개념 숨겨져있다"

바른의료연구소, 원점에서 재논의·진찰료 30% 인상 촉구

▲ACO는 미국 메디케어 메디케이드센터(CMS)와 매년 목표 진료비를 계약하고 실제 진료비가 목표 진료비보다 낮아 비용이 절감되면 절감액을 ACO에 소속된 의료공급자들이 나눠 가지는 지불구조를 취하고 있다. 자료=바른의료연구소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바른의료연구소는 15일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의 권고문은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을 고정하는 총액계약제 등 지불제도 개편을 위한 것이다. 권고문 곳곳에 총액계약제 개념이 숨겨져 있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2016년 1월부터 지난 2년간 의료소비자, 의료공급, 보건복지부, 전문가 등이 13차에 걸친 논의 끝에 권고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외과계는 입원실 유지를 요구하며 권고문 합의에 결사 반대하고 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권고안과 함께 배포된 김윤 교수의 '기능 중심의 의료전달체계 개편방안 제안'의 장기 재정적 보상방안을 보면 새로운 지불제도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환자의 중증도를 보정한 예측진료비를 산출하고, 환자 실제 진료비 차액을 의료공급자와 공유하는 지불제도로 개편하겠다는 내용”이라며 “여기서 말하는 장기 보상안은 미국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센터(CMS)에서 시행하는 ACO(Accountable Care Organization, 책임진료조직)의 내용과 같다”고 했다.
 
ACO는 미국 오바마 정부가 의료개혁을 하면서 들고 나온 지불제도로 일차진료의사와 병원 등 다양한 의료공급자로 구성된 연합체를 말한다. 지역사회 기반으로 1, 2, 3차 의료가 연계되고 장기요양서비스, 홈케어까지 통합하는 포괄적 의료(comprehensive care)를 핵심으로 한다.
 
연구소에 따르면 ACO는 성과 중심의 가치기반 지불제도(Value-based Purchasing, VBP)를 기반으로 하면서 지역사회의 일차진료의사와 병원 등 다양한 의료공급자를 하나로 묶는다. 해당 기관들은 ACO에 맡겨진 환자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관리한다.
 
연구소는 "미국의 ACO는 CMS와 매년 목표 진료비를 계약하고 실제 진료비가 목표 진료비보다 낮아 비용이 절감되면 절감액을 ACO에 소속된 의료공급자들이 나눠 가지는 지불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는 인센티브에 해당한다"라며 "만약 비용이 초과됐다면 그에 해당하는 만큼 의료공급자들로부터 비용을 갹출하는 디스인센티브 구조가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처음에는 제도 유인을 위해 수가를 조금 인상해주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목표 진료비를 낮게 책정하고 임상 과정과 결과 이외에 환자가 평가한 환자만족도, 환자경험조사 등의 지표를 평가한다”라며 “이렇게 되면 진료비 총액을 정부가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권고안에는 '가치투자', '지역화', '재정중립', '재정의 지속가능성' 등 미국에서 시행 중인 가치기반 지불제도와 ACO 등을 위한 장치를 미리 심어뒀다”라며 "권고안은 의료전달체계 개선보다는 정부가 원했던 총액계약제로 지불제도를 개편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연구소는 권고안이 2011년 3월 보건복지부의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기본계획’의 내용과 유사하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해당 계획은 2012년부터 추진했지만 실제로는 일차의료기관의 현실은 더 열악해졌다. 급기야 2011년 21.6%에 달하던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 점유율이 2016년에는 19.5%로 추락했다.
 
연구소는 “의협은 눈앞에 보이는 작은 이익에 눈이 어두워 의료계를 더욱 쇠락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우(愚)를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라며 “의협은 현재 진행 중인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안을 폐기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소는 “정부는 일차진료기관의 활성화를 위한다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찰료를 30% 이상 인상하는 조치를 선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한편 바른의료연구소는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잘못된 의료제도나 정책을 심층 분석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단체다. 지난해 2월 13일 젊은 의사 20여명을 중심으로 탄생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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