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3.09 16:20최종 업데이트 24.03.09 16:20

제보

두 나라 사이에서

의사와 정부가 감정적인 대응을 앞세워 동일한 논리만 반복하지 말고 함께 모여 진지하게 공부하고 연구하기를 희망한다

[칼럼] 김태경 토론토의대 교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나는 특별한 경험을 가진 의사이다. 1991년 서울의대를 졸업해 의사가 됐고 1996년 영상의학과 전공의 과정을 마쳐 전문의가 되었다. 2000년 서울아산병원에 임상강사로 임명돼 교수 생활을 시작했고 2003년 이곳 토론토 제너럴 병원으로 해외 연수를 떠나 전임의로 근무하던 중 엄청난 조건의 취업 제안을 받아들여 갑자기 이민하게 된 후 지금까지 토론토의대 교수이자 영상의학과 전문의로 일하고 있다.

나의 부부 의사가 함께 한국 경력을 모두 인정받고 아무런 추가 시험 없이 의사와 전문의 면허를 취득해 한국인으로서는 매우 드문 경우였다. 나는 복부 영상의학을 전공했고 간담도 질환에 전문 지식과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내가 근무하는 토론토 제너럴 병원은 올해 뉴스위크 선정 세계 3위의 병원이다. 한국에서 12년, 캐나다에서 20년 의사생활을 했으니 양쪽 의료 여건과 차이점을 잘 이해한다. 최근 순식간에 벌어지는 한국의료 위기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무엇이라도 해보려는 간절한 생각으로 펜을 들었다. 일반인과 비의료 정치인이 이해할 만한 쉬운 문장으로 쓰려고 노력했다.

전례 없는 짧은 시간에 세계 최고에 도달한 한국 의료

민주화가 막 이뤄진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반의 한국 의료는 아직 미국 등 선진국 의료 수준에 많이 동떨어져 있었다. 해외 연수를 마치고 돌아오신 교수님들께서 배워 오신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그대로 따라하려 했고 최신 교과서를 모두 읽고 해외 초청 강사의 강의를 빠지지 않고 열심히 들었다. 도서관에서 최신 논문들을 복사하여 파일 폴더에 모으고 시간이 날 때마다 열심히 읽고 외웠다.

좋은 의사가 되고 싶었다. 한국 의료 발전에 기여하고 싶었다. 국가 경제가 좋아지면서 전공의들에게 미래가 더 좋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병원에 에너지가 넘쳤다. 수입은 비교적 적지만 최신 임상 지견을 유지하고 평생 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대학병원 교수가 되는 것이 제일 좋은 진로라고 생각했다.

되돌아보면 어떻게 살아냈는지 의문일 정도로 고되고 정신없이 바빴다. 당직이 아니어도 새벽까지 일하다가 병원에서 자는 일이 많았다. 약간의 틈이 생기면 밀려 있는 논문 작성과 강의 준비에 매달렸다. 국제 학회 초록을 밤새워 써서 합격되면 미국에 가서 서투른 영어로 유명한 대가들 앞에서 더듬거리며 발표했다. 캐나다로 옮기기 전 나는 이미 100편이 넘는 SCI 등재 논문을 발표했다. 누가 시켜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선진 의료를 따라잡아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 한 단계씩 올라가는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성취감도 있었다. 힘들었지만 행복했다.

이 시기에 많은 동료와 선후배 의사들이 비슷한 경험을 겪었다. 가정과 여가생활을 희생해 가면서 피나게 노력했다. 영상의학 분야의 최고 국제저널인 'Radiology'에 게재된 논문 숫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이며 한국은 당당히 두 번째 자리에 올라있다.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보다 많다. 이것은 손흥민 선수가 영국리그 득점왕이 된 것만큼 어려운 일이고 우리 모두가 함께 기뻐하고 축하할 일이다. 불과 몇 십년 만에 세계 최고의 의료를 갖추게 된 것은 결코 행운이나 우연이 아니다.

한국은 거의 모든 의료 분야에 있어 세계 최고의 성적을 자랑한다. 나는 복부 영상 전공이니 간이식을 예로 들어 보자. 내가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서울아산병원(뉴스위크 선정 세계 22위 병원)은 간이식에 있어서 세계 최고 병원이다. 최소 숫자의 의료진으로 세계 최다 숫자의 간이식을 가장 높은 성공률로 이뤄 내고 있다. 간이식 성적은 탁월한 수술의사 뿐 아니라 다양한 의료분야의 최고 수준의 결집이 요구되는 의료 우수성 지표의 결정체 중 하나이다. 내가 근무하는 토론토 제너럴 병원의 간이식 외과 의사가 서울아산병원을 몇 달 연수하고 돌아와 느낀 놀라움과 감동을 나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눈부신 한국 의료 발전에 조금이나마 함께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이 뿌듯하고 행복했다.

이만한 한국 의료의 탑을 쌓아 올리는 데는 의료인들의 어마어마한 땀과 노력과 시간이 들었다. 하지만 탑을 무너뜨리는 것은 순식간이다. 다시 쌓아 올리기 힘든 정도로 더 무너지기 전에 멈춰야 한다.

의사들을 미워하는 국민, 의사를 존중하는 국민

불행하게도 한국 의사들은 국민들에게 칭찬받는 일보다 비판당하는 일이 더 흔한 것 같다. 예측하기 어려운 의료 위기 상황에서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위험을 감수하면서 최선을 다해 대처한 의사들이 언론이나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기도 한다. 내가 판단하고 듣기에는 개개인의 의사에게 지적할 만한 특별한 잘못이 없는데도 말이다. 드라마에서 환자의 치료보다 병원의 정치와 권력에 더 관심이 많은 비틀린 의사들이 자주 등장한다.

이런 점에서 나는 몇 년 전 방영된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 한국 의사의 삶을 이렇게 투명하고 사실에 가깝게 보여준 드라마는 없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악인도 없고 비틀린 부정도 없다. 매일매일 의사들의 삶을 큰 갈등없이 보여주는데도 엄청 흥미롭다. 젊은 시절 의대와 수련생활을 떠올리며 매 장면에서 눈물이 맺힌다. 그렇다. 이것이 내가 아는 대다수의 한국 의사들이다. 적어도 한국에서 나와 함께 오래 생활했던 대부분의 의사들은 캐나다에 비교하면 엄청 우수하고 존경할 만한 분들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기간 동안 의사로서 토론토 시민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모두 집에 격리돼 지낼 때 위험을 무릎 쓰고 감염 환자가 많은 병원에서 불편한 온갖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뛰어다니며 일하는 의사들은 많은 응원을 받았다. 혹독한 근무 환경에 노출된 의사, 간호사들의 모습이 뉴스에 자주 등장했다. 병원 카페테리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식사 티켓을 자주 선물 받았다. 큰 식료품점은 의료진들에게 줄을 서지 않고 바로 식료품을 구입할 수 있는 혜택을 주었다. 큰 커피점들은 의료인 신분증을 보여주면 커피를 무료로 제공했다. 나의 의사 신분증은 마패와 같았다. 토론토 길거리가 텅 비었던 시기에 큰 소방차들이 내가 근무하는 병원 앞의 큰 길에 모여 경적을 울리면서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정치인들은 의료상황을 보고하고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의료진의 헌신과 노력에 대한 감사를 빠뜨리지 않았다. 

캐나다 의사들이 한국에 비해 월급을 적게 받기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 캐나다 의사들은 한국 의사들에 비해 훨씬 많은 수입과 휴가를 누린다. 각 캐나다 의사의 연간 수입은 공개된 정보라 웹사이트를 뒤져보면 금방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일반인이 잘 알고 있다. 극심한 경쟁을 뚫고 대다수가 견디지 못할 긴 시간의 혹독한 교육과 훈련을 거쳐 얻은 직업이며 하루하루의 생활이 다른 직업보다 고된 것에 대한 적합한 보상이라고 비의료인들은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이곳 캐나다에 살면서 정확히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한국에서는 같은 기간에 백신 합병증으로 피해를 본 국민들이 의료진을 비난하는 뉴스가 더 많았다고 들었다. 높은 인구밀도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과 치료에서 세계 최고 국가의 하나였다. 특별한 혜택을 본 국민들이 최고의 한국 의료진을 정말로 많이 칭찬해 줘야 할 일이었다.

무엇이 의사를 노력하게 하는가?

대다수의 의사는 순종적이고 묵묵히, 꾸준히 맡은 일을 최선을 다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입식 교육의 진수인 의과대학과 길고 혹독한 수련을 마치는 것이 불가능하다. 반면 의사들은 대개 자존심이 매우 강하고 주관이 뚜렷하다. 밥그릇 챙기기에 바쁜 직종이라는 인식과 다르게 내가 아는 대부분의 의사는 나름대로 직업과 삶에 대한 가치관이 건전하게 형성돼 있다. 젊은 신세대 의사일 수록 이런 성향이 강하다. 젊은 세대의 의사들에게 좋은 의사로서의 가치와 사회 기여에 대한 사명감을 자연스럽게 가지게 하는 것은 한국 의료의 미래가 걸린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이들에게 미래가 더 좋을 것이라는 분명한 확신과 희망을 줘야 한다. 내가 한국의 대형병원들을 방문해 강의하면서 만나본 많은 전공의, 전임의들은 캐나다에 비교해 대단히 우수하고 윤리적이며 의료 발전에 큰 보탬이 될 좋은 자질을 가졌다. 밥그릇 챙기기 바쁘고 이기적으로 보이는 수련 의사는 만나보지 못했다. 

지금의 의료사태는 이들에게 이기적 범죄자의 낙인을 찍어 이들의 신념과 희망을 삽시간에 꺾고 있다. 쟁점 의료 문제가 잘 해결돼 이들이 다시 병원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이전과 같은 가치관과 에너지를 되찾을 수 있을까? 그렇지 못하면 한국이 의료 선진국에서 밀리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이들이 돌아오기 전 선배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여 삽시간에 무너진 희망을 조속히 회복해야 한다.

의료는 전문가에게 맡기자

한국의 의사면허는 보건복지부가 관리한다. 캐나다의 의사면허는 의사협회나 정부기관이 아닌 제3의 기관이 관리한다. 온타리오 주는 CPSO (College of Physicians and Surgeons of Ontario)라는 기관이 의사면허와 자격 심사, 연장, 면허 정지, 취소 등의 업무를 총괄한다. 30명이 약간 넘는 CPSO위원의 약 절반은 정부에서 임명하고 나머지는 지역의사들이 선출하며 3명은 온타리오 주 의과대학 교수 중 선출된다. 위원의 약 3분의 2가 의사이니 의사 단체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의료 사고나 과실에 대한 판단은 해당 분야에 전문 지식을 가진 의사가 제일 잘 판단할 수 있다. 의사가 아닌 워원들은 이들을 보조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비의료인들이 다수인 위원회에 판단을 맡기면 의료 과실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온타리오 주 대다수의 의사들이 CPSO를 싫어한다. 지나치게 철저하기 때문이다. CPSO는 모든 의사들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는 것 같다. 특히 이민자 의사들의 경력을 지나칠 정도로 철저하게 검사한다. 나도 캐나다 첫 해에 보건복지부 의사면허증과 보건복지부에서 발행한 영어 번역이 완전히 동일하지 않아 애를 많이 먹었다. CPSO는 환자들이나 변호사들에게서 받은 의료 과실 신고를 철저하게 검토해 과실이 인정되면 의사에게 경고, 정직, 의사면허 취소 등의 처분을 내린다. 일반인이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이러한 자료들을 모두 읽어볼 수 있다. 의사 이름을 검색하면 각 의사의 과실 판정에 대한 자료를 쉽게 볼 수 있다.

캐나다의 모든 의사는 의료과실 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돼 있다.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으면 의사면허를 주지 않고 병원에서도 채용하지 않는다. 절반이 넘는 캐나다 의사들이 CMPA(Canadian Medical Protective Association)라는 기관의 보험을 이용한다. 나는 일년에 약 500만원 정도의 보험료를 지불하고, 일년 동안 이용한 일 없으면 절반이 넘게 돌려받는다. 지난 20년 동안 몇 번의 과실 신고를 받은 적이 있었으나 모두 과실이 없는 것으로 판결을 받았다. 이런 일이 있을 때 CMPA에 전화해 소개받은 변호사에게 상황을 설명하면 이후 과정을 모두 합리적으로 해결해 준다. 환자가 동의하지 않아 몇 년이 걸린 적도 있지만 변호사가 모든 일을 알아서 하기 때문에 그 동안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없다. 대부분의 의사들이 이런 경험을 드물지 않게 겪지만 주위의 다른 의사들은 알지 못하고 알 필요도 없다.

한국 의사들이 국민과 정부의 신뢰를 잃어버린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의료의 중요한 결정에는 의료를 잘 알고 현장을 제일 잘 이해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가장 많이 반영돼야 한다.

수가, 수가, 수가

한국의 의료보험은 저수가 박리다매식 형태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원가의 70% 밖에 안되는 의료보험 지급은 잘못됐다. 이를 원가에 맞추기 전에는 한국 의료의 근본적 문제해결이 불가능하다. 이처럼 너무나 비상식적인 문제가 계속 해결되지 않고 있다. 세계 학회에서 만나는 선배 의사들께 낮은 수가 문제를 지적한 적이 여러 번 있다. 내가 들은 대부분 응답은 이러한 저수가 시스템으로도 현재 최고 수준의 의료를 잘 하고 있으니 큰 일을 벌이지 말고 잘 유지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맞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비상식적인 저수가로 인한 의료 위기가 오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였다. 언젠가는 닥쳐야 할 의료 위기가 지금 완전히 다른 엉뚱한 모습으로 갑자기 닥친 셈이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수가에 대한 논의가 가장 앞에 나오지 않는다. 또다시 땜질로 위기를 막고 수가 문제는 그대로 둘 셈인가?

불행하게도 임상의사들은 원가 이하의 수가를 벌충하기 위해 수가가 원가에 맞춰져 있거나 원가보다 더 높은 여러 검사나 수가가 정해져 있지 많은 비보험 진료를 과하게 할 수밖에 없다. 영상검사가 이 중에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간이식 이후 1주일 동안 환자가 잘 회복되고 있어도 보통 초음파 3회 이상, CT 도 여러 번 시행한다. 조금만 문제가 있으면 MRI를 시행한다. 입원 기간도 몇 주에 달할 정도로 길다. 퇴원해 환자에 문제가 없어도 자주 영상검사를 한다.

내가 근무하는 캐나다 병원에서는 간이식 후 많은 경우에 아무런 영상검사를 하지 않는다. 환자가 문제없이 잘 회복되면 며칠 만에 퇴원한다. 수술을 받는 환자도 수술 당일 아침에 입원한다. 임상의사들에게 영상검사를 많이 하려는 동기부여가 전혀 없다. 꼭 필요할 때만 영상검사를 요청한다. 온타리오의 다른 의료기관에서 찍은 영상, 판독결과와 각종 검사결과를 모든 의사가 볼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들어 놓아 중복 검사로 인한 의료비 낭비도 별로 없다. 건강한 사람의 건강진단을 위해 고가의 영상검사를 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모든 전문의들은 자신의 전문분야의 의료 행위로만 적절한 수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충분한 의료 수가 보전이 이뤄져야 한다. 각 행위의 수가가 원가에 맞춰져 있어야만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수가 문제가 현 상황의 가장 전면에서 다뤄져야 한다. 수가가 현실화되면 과잉 진료나 검사가 줄어들어 의료재정이 걱정하는 것만큼 크게 증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제대로 된 수가로 개선되고 환자에게 적절한 의료를 필요한 만큼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점진적인 변혁이 필요한데, 이는 범국민적인 이해와 합의가 필요한 일이다.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더 늦기 전에 꼭 이뤄내기를 희망한다.

전공의와 전임의

캐나다 최고병원의 의사로서 바쁜 삶을 살고 있다. 한국에서의 많은 노력과 경험이 이곳에서 특별하게 인정받아 유용하게 쓰이고 있고 많은 후진을 길러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캐나다에도 크고 작은 의료 문제가 자주 뉴스에 오르내리지만 대단히 안정된 시스템에 기반하기 때문에 의료 붕괴를 걱정하지는 않는다. 외국의 많은 의사들이 자국에서 전공의를 마치고 캐나다로 전임의를 하기 위해 온다. 내가 근무하는 병원의 복부 전공 영상의학과 전임의는 14명이나 되는데 올해는 2명을 제외하면 모두 외국에서 왔다. 영상의학과 전문의 숫자를 늘리려면 이들을 채용하면 된다. 나도 여기에 포함된다.

캐나다 전공의는 국가와 주에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고 수련 기간 중 봉급을 국가에서 전액 부담한다. 숫자를 늘리면 국가 재정이 더 들기 때문에 국가가 쉽게 늘리려고 하지 않는다. 전공의는 수련과정에 해당하기 때문에 병원에 없어도 병원 운영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 반면 전임의는 병원의 매우 중요한 의료인력이다. 전임의가 없다면 병원 전체가 큰 혼란에 빠질 것이다. 전임의들의 봉급은 내가 근무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의 수입에서 나누어 지급한다. 캐나다 밖에서 전공의 수련을 받은 전임의를 캐나다에서 일하는 전문의로 고용하면 그만큼 전공의 수련에 들어간 비용을 국가적으로 절감한 셈이다.

캐나다는 세계에서 가장 국제화된 나라이다. 반면 한국은 아직 국제화되지 않은 나라이다. 한국은 최고의 의료 수준과 경쟁력을 가졌지만 영어로 일하거나 수련받을 수 있는 병원이 없다. 가까운 미래에 이런 병원이 한두곳이라도 한국에 생기기를 희망한다. 

결론

위기를 해결하는 첫번째 단계는 닥친 문제점에 대해 차분하게 공부하고 각종 자료를 찾아보고 진지한 토론과 회의를 거쳐 국민 설득에 유용한 자료를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믿는다. 의사와 정부가 각각 감정적인 대응을 앞세워 동일한 논리만 반복하지 말고 함께 모여 진지하게 공부하고 연구하기를 희망한다.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힘들게 쌓은 탑이 조금씩 무너지고 이를 다시 세우는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된다. 내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는 이 짧은 글이 이 위기를 해결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