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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지국제병원 내국인 허용 논란,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위헌소송 헌재 판결 다시 보니

    "직업행사의 자유 일부 침해하지만 국민 기본권 인정…예외 두면 건강보험 진료 2류 전락 우려"

    "수가 불균형 해소하고 민간이 건강보험 체계에 자발적 참여 환경 조성해야"

    기사입력시간 18.12.10 04:50 | 최종 업데이트 18.12.10 08:26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제주 녹지국제병원은 외국 의료기관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국내에서 유일한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강제지정제) 예외 병원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녹지국제병원 측이 내국인 진료 확대를 요구하는 가운데, 앞으로 건강보험 강제지정제 예외 병원이 추가로 생길지 주목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이번 녹지국제병원 허가 승인은 요양기관 강제지정제 예외를 인정한 첫 번째 사례라는 데서 의미가 있다”라며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강제지정제를 합헌이라고 밝혔지만 앞으로 허가 병원이 추가로 늘어난다면 흐름을 바꿀 수도 있다”라고 했다. 

    이번 녹지국제병원 허가 승인을 계기로 의료계가 제기했던 요양기관 강제지정제 위헌 소송에서 '합헌' 판결이 나왔던 이유를 다시 한 번 짚어봤다. 

    기본권 침해보단 존엄성과 인간다운 생활 보장 목적 

    의료계 관계자들은 1999년과 2000년, 2012년 구 의료보험법과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인정한 요양기관 강제지정제의 위헌을 청구했다. 헌재는 2002년 판결에서 합헌 7명과 위헌 2명으로 강제지정제를 합헌으로 판결했다. 2014년에는 당시 판결을 토대로 청구를 기각했다. (2002년 10월 31일 선고 99헌바76, 2000헌마505(병합), 2014년 4월 24일 선고 2012헌마865) 

    헌재에 따르면, 요양기관 강제지정제의 목적은 법률에 따라 모든 의료기관을 국민건강보험 체계에 강제로 편입시켜 요양급여에 필요한 의료기관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피보험자인 전 국민의 건강보험수급권을 보장하는데 있다.  

    2002년 당시 헌재 판결문을 보면 위헌소송에서 크게 부각됐던 쟁점은 개인의 핵심적 자유영역(생명권, 신체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지와 다른 입법 중에서 강제지정제가 가장 기본권을 적게 침해하는지 여부다. 

    헌재는 “강제지정제에 의해 의료인의 직업 활동이 포괄적으로 제한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강제지정제에 의해 제한되는 기본권은 ‘직업선택의 자유’가 아닌 ‘직업행사의 자유’다"라며 "직업선택의 자유 제한은 개인의 핵심적 자유영역에 대한 침해를 의미한다. 하지만 일단 선택한 직업의 행사 방법을 제한하는 경우에는 개성신장에 대한 침해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적다. 핵심적 자유영역에 대한 침해로 볼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헌재는 “입법자가 강제지정제를 채택한 이유를 보면 첫째, 건강보험(당시 의료보험) 시행은 인간의 존엄성 실현과 인간다운 생활의 보장을 위해 헌법상 부여된 국가의 사회보장의무의 일환이다. 이를 위한 모든 현실적 여건이 성숙될 때까지 미뤄질 수 없는 중요한 과제라는 규범적 인식에 있다”고 했다.  

    헌재는 “둘째, 의료기관 중 공공의료기관이 약 10여%(2002년 기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민간의료기관을 건강보험 체계에 강제로 동원하는 것이 건강보험의 시행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현실적 인식에 기초한다”라고 했다.  

    강제지정제 예외 두면 건강보험 진료 2류로 전락할 가능성 

    또한 헌재는 요양기관 강제지정제 예외를 두게 되면 건강보험 진료가 2류로 전락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헌재는 “국가는 이미 1977년 계약지정제를 일시적으로 도입했다. 당시 지역적·진료부문별 의료공백이 크게 발생했다”라며 “지정수가제 등을 이유로 다수의 의료인이 요양기관으로의 지정을 거부하는 등 부정적인 경험을 했다. 이런 우려로 강제지정제로 전환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현재 상황이 당시 상황과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판단이 제도 유지의 근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입법자가 계약지정제를 취하면 의료보장이란 공익을 실현할 수 없다는 현실 판단이 잘못됐다고 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헌재는 일정 비율의 강제지정제 예외를 허용하면 경쟁력 있는 의료기관이 빠져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헌재는 “의료공급 시장의 자유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든 의료기관은 건강보험에 편입되길 원할 것이다. 양질의 의료행위를 제공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은 요양기관으로서의 지정에서 벗어나 일반의로서 활동하게 될 것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렇게 되면 보험진료는 결국 2류 진료로 전락하고, 다수의 국민이 고액의 진료비를 지불하는 일반진료를 선호하게 된다”라며 “이는 중산층 이상의 건강보험의 탈퇴 요구와 맞물려 건강보험 체계 전반이 흔들릴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헌재는 “강제지정제 예외를 허용한다면 의료보장 체계의 원활한 기능 확보를 보장할 수 없다. 입법자의 이런 예측이 잘못됐다고 할 수 없다”라고 했다.  

    수가 제도로 직업관 실현 가능…민간이 건강보험 체제에 참여하도록 만들어야 

    헌재는 의료수가 제도를 통해 의료행위의 질적 차이를 인정하고 설비 투자를 반영하고 있다고 봤다. 또 비급여를 인정하는 것도 직업행사의 자유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고 봤다. 다만 행위별 수가 불균형을 해소하고 민간 의료기관이 건강보험 체계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헌재는 “요양급여비용의 산정제도가 의료행위의 질과 설비투자의 정도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 건강보험법과 국민건강보험법은 의료행위를 비급여 대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라며 "현재의 건강보험 수가제도에 미흡한 점이 있어도 요양기관 강제지정제도 아래 의료인이 의료행위를 통해 개인의 직업관을 실현하고 인격을 발현할 수 있는 여지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헌재는 “국가는 강제지정제를 유지하는 이상 진료과목별 수가의 불균형 및 동일 진료과목 내 행위별 수가간의 불균형을 시정해야 한다”라며 “의학의 새로운 발전과 기술개발에 부응하는 진료수가의 조정을 통해 시설 규모나 설비투자의 차이, 의료의 질적 수준의 다양함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해야 한다. 의료인들에게 의료기술 발전에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신의료기술의 신속한 반영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강제지정제가 의료인의 기본권을 포괄적으로 제한하는 제도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헌재는 “관계당국은 장기적 안목에서 공공의료기관을 확충하거나 보험급여율을 높이는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해 민간의료기관이 건강보험 체계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한편, 당시 두 명의 재판관은 강제지정제에 '위헌'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강제지정제는 일의 순서에서 문제가 생겼다. 먼저 공공의료시설의 확충에 힘을 쏟아야 한다. 그러면서 단계적으로 정도에 맞춰 건강보험 범위를 점차 확대했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요양기관 강제지정제는 첫째로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고 이로써 문화의 발전을 지향하는 헌법의 이념에 비춰 채택이 주저되는 수단이다. 둘째로 획일적 통제제도의 비효율성에 비춰 제도의 장기적 성과가 상대적으로 의심되는 수단이다. 헌법상의 과잉금지의 원칙에 어긋남으로써 의사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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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솔 (sim@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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