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1.26 13:49최종 업데이트 26.01.2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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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 없으면 신약도 없다…약가제도 개편 시 국내 제약산업 특수성 간과 말아야"

2012년 일괄약가 인하 등 과거 정책 재현 우려…상위부터 중견·중소 제약사 타격, R&D 동력 약화 경고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선다현 인턴기자 고려의대 예2] "한국은 글로벌 빅파마와 달리 제네릭의약품을 공급하는 회사가 신약도 개발한다. 약가제도 개편 시 국내 제약산업 특수성을 고려해야 하며, 제네릭이 없으면 신약도 없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약가제도 개편 정책토론회에서 국내 제약산업의 제네릭·신약 병행 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약가 인하 중심 정책은 산업 전반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앤장법률사무소 박관우 변호사

과거 약가 인하 제도와 닮은 개편안에 악몽 제현 우려…제네릭·R&D 생태계 동시 타격 불가피

김앤장법률사무소 박관우 변호사는 '약가제도 개편(안)이 국민보건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발표하며 "현재 예고된 개편안에는 일부 우대를 위한 내용도 포함돼 있지만, 약가 인하를 위한 제도가 대거 포함돼 있다"며 "이는 2012년 일괄약가 인하, 2010년 시장연동형 실거래가 제도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일괄약가 인하 정책 이후 약제비 지출은 감소했으나, 시행 2년 만에 종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반등했다. 그는 "일괄약가 정책 이후 풍선 효과로 약가 인하 대상이 아닌 제품의 생산 비중이 증가해 소비자 부담이 늘었고, 정부가 기대한 국민건강보험 재정 감소 효과는 미비했다"며 "제약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 제약산업 고용자 수는 감소했다"고 했다.

이어 특허 만료 상황에서는 제네릭을 통한 자급 이슈도 균형감 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네릭 난립뿐 아니라 자급 이슈를 함께 고려하고, 제네릭이 많은 질환군뿐 아니라 제네릭이 진입하지 않은 질환군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 변호사는 기존 급여적정성 재평가와 해외약가 비교 재평가 시행 여부 논의 당시 제기된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급여적정성 재평가의 문제로 ▲재평가 대상 선정 ▲급여적정성 평가 기준의 모호성 ▲재평가 결과에 대한 낮은 예측 가능성을, 해외약가 비교 재평가의 문제로 ▲주기적 약가 평가·조정 제도의 법적 근거 부재 ▲각 국가별 보험제도 및 약가 체계 차이로 인한 직접 비교의 한계 ▲합리적인 평가 기준 마련의 필요성을 꼽았다.

박 변호사는 "급여적정성 재평가는 이미 재평가를 거친 약제들 중에서도 다시 선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평가 기준의 불명확성이 지속적인 이슈가 될 것"이라며 "여전히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약가 비교 재평가에 따른 약가 인하와 약가 산정 체계 개편을 통한 약가 인하는 사실상 배경이 동일해 중복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 변호사는 "시장연동형 실거래가 제도가 도입되면 대형 병원 위주로 인센티브가 집중되는 등 제도의 실효성 한계가 드러날 수 있다"며 "제도의 순기능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번 개편안에 혁신적 가치 창출 우대 내용이 포함된 점과 관련해서는 "일시적 가산에 그칠 경우, 실효성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변호사는 "현 약가제도 개편안에 포함된 혁신적 가치 창출 우대책은 혁신형 제약기업 중 상위 30% 수준의 기업만 기존 가산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며 "이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은 즉각적인 약가 하락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며, 가산 혜택을 받지 못하는 중소 제약사의 신약 연구개발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한 혁신적 가치 창출 우대책은 제약산업의 다양성을 저해하고, 특정 상위 기업으로 자원이 집중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국내 제약 생태계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중소 제약사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약가 산정 체계 개편은 매출 감소뿐 아니라 생산설비 유지 비용,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외에도 저렴한 해외 원료 사용 증가로 인한 품질 이슈, 오리지널 의약품 의존도 상승, 제네릭 의약품 출시 포기에 따른 의약품 공급 차질 등이 발생할 수 있어 국민건강보험 재정 절감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에 그는 "제네릭 의약품을 동일 성분의 저가 의약품으로만 평가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으로 국민 의료 접근성을 보장하는 의약품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정부가 제시한 40%대 가격의 이해관계자 수용성, 순차적 적용, 자급 필요성이 높은 제네릭 약제에 대한 산정률 차등 등 충격 완화 장치에 대한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 목표에 치우치기보다 제도 도입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효과를 제도 구상·설계 단계에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약가 산정 체계 개편과 해외약가 비교 재평가는 중복적 성격을 지니는 만큼 함께 논의돼야 한다. 또 국내 개발 신약 우대 제도를 재정비해 제약산업과 신약 개발을 위한 R&D를 장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법무법인 세종 김현호 변호사

"제네릭 판매 수익은 신약개발의 재원제네릭 없이는 신약도 없다"

법무법인 세종 김현호 변호사는 '지속 가능한 약가제도 개선 방안'을 주제로 발제하며 "제네릭 없이 신약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발표에 앞서 "약가제도는 단발성 논의로 결론을 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여러 과정을 통해 숙고하며 방향을 정립해야 한다"며 지속적인 논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강점이 무엇인지부터 점검해야 한다"며 "K-제약바이오 산업 또는 K-제네릭 산업 육성이 꾸준히 언급돼 왔음에도, 정부 개편안에서는 두 축 중 하나인 제네릭 산업을 안정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팬데믹 이후 제약산업 환경이 2012년 약가제도 개편 당시와는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제네릭 산업의 지속가능성 위기는 글로벌한 현상"이라며 "팬데믹을 기점으로 중국·인도 중심의 원료의약품 생산 구조가 강화되면서 의약품 공급망 확보는 모든 국가의 핵심 과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산업 정책을 넘어 국가 안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제네릭 의약품을 생산·공급하는 기업이 신약도 함께 개발하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며 "제네릭 판매 수익은 신약 개발의 재원이자 동력이기 때문에 두 영역은 분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 개편안이 제시한 목표와 관련해서는 "약가 인하 기조가 이 정도로 강하게 반영될 경우, 나머지 정책 목표까지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신약 개발 생태계 조성 역시 제네릭 산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약제비 지출 감소 목표에 대해서는 "과도하게 쉽게 달성될 수 있는 목표로 설정돼 있다"며 "약가 인하는 제약산업 혁신과 필수의약품 수급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정책 목표 달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합리적인 약가 인하, 실효성 있는 약가 우대, 수급 안정 기여가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며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설계하는 협력 거버넌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총론 차원의 문제도 제기했다. 정부가 약가 가산 체계를 개편하면서 혁신형 제약기업에 적용되던 68% 가산을 차등 방식으로 변경하고, 혁신형 기업이 아니더라도 55% 가산을 부여하는 구조를 제시한 것과 관련해 "이 설계가 혁신 가치 창출을 충분히 보상하는 체계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시설 투자, 임상 단계별 투자 등 기업들이 감내해 온 노력과 비용이 정책적으로 더 인정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김 변호사는 향후 10년간 제네릭과 오리지널 의약품 점유율 변화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제도의 실효성도 문제 삼았다.

김 변호사는 "제네릭 점유율이 10년이 지나도 최대 40%에 도달하지 못한다"며 "이런 추세를 전제로 하면, 가산을 일정 기간 부여하더라도 실제 가산이 적용되는 기간은 제네릭 점유율이 낮은 구간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효성을 판단하려면 가산 자체보다, 가산 종료 이후 최종적으로 도달하는 약가 수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등재 약제의 약가 조정 방안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며 "개편안은 기등재 약제 약가를 40%대 기준으로 조정하는 구조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시장에 더 큰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산 종료 후 산정률이 40%대로 수렴할 경우, 제네릭을 기반으로 산업을 지탱해 온 국내 제약업계가 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40%대 약가가 대폭 인하 방식으로 구현될 경우 신약 개발 동력이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가산 기간을 늘리거나 가산 폭을 확대하더라도, 최종 약가가 급격히 낮아지는 구조라면 정책적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가산, 가산 종료 후 산정률, 기등재 약제 약가 조정은 서로 맞물린 요소"라며 "합리적인 '바텀라인'이 설정되지 않으면 제약산업의 기반 인프라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국 사례를 언급하며 "일본은 약가제도 개편에 5년의 충분한 기간을 두고 논의했다"며 "이처럼 대규모 제도 개편은 산업계와의 긴밀한 소통과 충분한 논의 기간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거버넌스는 입법을 통해 법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며 "수용 가능하고 실효성 있는 제도 개편을 통해 K-제약바이오 목표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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