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8.28 05:49최종 업데이트 18.08.2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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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대의원회 임총 소집 임박…"최대집 회장, 투쟁 없다면 비대위 구성하자"

정인석 대의원 "임총 소집 요건 대의원 4분의 1 이상(62명), 이번주 달성할 듯"

의협 집행부 "투쟁 준비 중, 힘 실어달라"…복지부 "일단 지켜보겠다"

▲지난해 12월 전 의협 추무진 회장 시절 문재인 케어 저지를 위한 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발족됐다.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가 투쟁을 위한 별도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임시총회 소집에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정인석 경남 대의원과 박혜성 경기 대의원은 이달 22일 임총 소집 요청을 발의하고 대의원들의 동의서를 받고 있다. 이들은 임총 소집 정족수인 재적대의원 244명 중 4분의 1 이상인 62명에 가까운 대의원들의 동의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임총 소집에 대한 대의원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의협 집행부는 대의원들에게 집행부와 비대위를 쪼개는 것이 아니라 힘을 실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자칫 투쟁 일변도로 갈 수 있는 의협의 행보를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총 여는 목적 “투쟁을 위한 비대위 구성”

정인석 대의원은 “임총을 소집할 수 있는 동의서 요건에 거의 근접했다“라며 “임총이 소집되면 의협 대의원회에 투쟁을 위한 별도의 비대위 결성을 요청하겠다”라고 했다.
 
이들의 불만은 투쟁을 위해 구성된 의협 최대집 회장 집행부가 실제로 투쟁을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정 대의원은 “비대위를 구성해서 투쟁을 준비하는 조직을 구성하자는 것이다. 의협은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등을 막아야 하지만 MRI 급여화 등을 보면 이미 정부의 의지대로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대의원은 “의협 집행부가 내세운 전국 순회를 통한 집단행동을 위한 의식화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럴 시간에 시도의사회장단이 직접 움직여서 진행하는 것이 더욱 시간을 벌고 추진동력을 얻을 수 있다”라고 했다.

그는 의협 최대집 회장에게 비판적인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정 대의원은 “의협을 사랑하고 의협에 애정이 있는 대의원들의 움직임”이라며 “최대집 회장의 팔다리를 자르자는 것이 아니라 투쟁을 위해 힘을 실어주자는 것”이라고 했다.

대의원들 의견 분분 "투쟁 준비" vs "지켜보자"
 
이를 바라보는 대의원들의 시각은 다양해 보인다. 의협 집행부가 지난 5월 1일 출범한 이후 얼마되지 않은 만큼 두고 보자는 의견과 집행부 초반부터 강한 투쟁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으로 엇갈렸다.
 
임총 소집을 반대하는 대의원 측은 “최 회장이 일을 시작한지 이제 4개월이 지났다. 좋든 싫든 간에 최소한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며 "투쟁에 지친 회원들도 많다"고 말했다. 

임총 소집을 찬성하는 대의원 측은 “최 회장이 투쟁을 위해 당선됐지만 투쟁을 하지 않고 있다. 매번 말로만 투쟁을 한다고 하면서 아무런 행동이 보이지 않는다”라며 “이렇게 되면 앞서 추무진 회장 때처럼 문재인 케어 저지를 위한 별도의 투쟁조직인 비대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임총이 열리더라도 실제로 대의원들이 비대위 구성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비대위 구성의 전제조건은 재적대의원의 과반수 이상의 출석과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다. 

의협 이철호 대의원회 의장은 “임총 소집 요건을 충족하면 긴급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를 열어 안건과 시간, 장소 등을 정한다”라며 “임총이 열리게 되면 최소한 일주일 전에는 날짜를 대의원들에게 공지해야 한다. 긴급한 상황일 때는 일주일보다 짧을 수 있다”고 했다.
 
이 의장은 “임총 소집 동의서는 교체대의원이 아니라 정대의원만 가능하다. 일단 임총 소집을 위한 동의서가 모아지는지 지켜보고 추후에 정관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의장은 "의장은 개인적인 의견을 전하는 자리가 아니며, 대의원들의 뜻을 잘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의협 집행부, "이제 고작 출범 4개월, 힘 실어달라"
▲8월 5일 의료기관 내 의료인 폭행 규탄대회에서 (왼쪽부터)이철호 의장, 최대집 회장, 치과의사협회 김철수 회장, 박홍준 회장.

의협 집행부는 우선 임총이 열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임총이 열리더라도 집행부와 비대위 사이의 내부 분열로 비춰진다면 투쟁 전력을 모으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의협 이세라 총무이사는 “임총 소집에 동의하는 대의원들의 뜻을 존중한다. 다만 임총이 열리거나 비대위가 별도로 구성되는 것은 의료계 내부 단결을 해치고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무이사는 "의협 집행부에 추무진 회장 시절 비대위에서 실제로 일을 했던 인사들이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라며 ”비대위가 만들어지더라도 마땅히 참여할만한 의사를 모으지 못해 한계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대의원회 등 의료계 인사들이 정말 투쟁을 위해서라면 의사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해달라"고 부탁했다. 가령 이달 응급실 의료인 폭행 금지를 위해 경찰청이나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었지만, 의협이나 의사회 임원 외에 일반 의사회원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어려웠다.
 
그는 "대의원들이 의협 집행부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것이다. 하지만 의료계가 의료현안에 공감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의협 집행부를 믿고 투쟁 동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힘을 실어달라"고 말했다. 
 
서울특별시의사회 박홍준 회장(의협 부회장)은 "대의원들의 다양한 의견이 충분히 있을 수 있고, 이를 존중한다“라며 ”회원들의 의견으로 출범한 현 집행부가 이제 겨우 4개월이 됐다. 의료계가 통합하려면 집행부의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박 회장은 “당장 필요한 것은 비대위가 아니라 상시대책위원회”라며 “현재는 비대위가 만들어지기 보다 의료계가 하나로 뭉쳐야 할 때”라고 했다.
 
박 회장은 "의협 집행부도 여러가지로 고민하고 최선을 다하고 하고 있다“라며 ”정말 투쟁을 위해서라면 의협 집행부가 일을 잘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집행부가 비상시국이라면 비대위가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임총을 통한 비대위 결성 주장은 자칫 정치적인 행보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의협은 투쟁과 협상 병행…정부, "의료계와 협의 중…지켜보겠다"
 
의협은 보건복지부에 9월 말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의 진료비 정상화에 대한 답을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급진적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이 아닌 점진적, 단계적 보장성 강화 대책을 실현할 것을 주장했다. 만약 이 때까지 정부가 의협에 확답을 주지 않으면 현재 진행하는 문재인 케어 관련 의정실무협의체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대집 회장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가 의료계 요구사항을 반영하지 않으면 제2의 의료혁신투쟁위원회(의쟁투)를 발족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의협 집행부는 17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 시도의사회 순회에 나서고 있다. 이는 9월 말까지 복지부에 확답을 받을 때까지 시간을 벌어둔 다음 투쟁 열기를 하나로 모은다는 취지에서다.  

이와 별도로 의협은 보건복지부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과 박홍준 회장을 공동 단장으로 하는 의료현안협의체를 구성하고 9월 초 첫 회의에 나선다.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에 따른 지원과 사무장병원 근절을 위한 특별사법경찰제도(특사경) 등에 대한 현안을 논의한다.  

의협 관계자는 "투쟁과 협상을 병행하면서 정부에 요구할 것은 하고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면 투쟁을 할 것이다. 하지만 회원들이 투쟁에 대한 피로감이 극심하기 때문에 성공적인 투쟁을 준비하기까지 몇 개월이 걸리더라도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은 "아직 임총이나 비대위 구성이 확정되지 않았다. 현 상태에서 어떻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수는 없다"라며 "일단 지켜보면서 대화를 통해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보장성 강화 등 각종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의료계와 협의를 거쳐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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