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6.06.13 17:16최종 업데이트 20.06.2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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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10% 줄이면 누릴 엄청난 혜택

약물로 6개월 간 10% 감량이 '최적'

서울성모병원 김경수 교수 인터뷰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

"비만 환자가 체중의 10%만 빼도 전반적인 사망률을 20%, 당뇨 관련 사망률을 30%, 암 관련 사망률을 40% 줄인다."
 
비만이 질병이라는 인식은 확산됐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엄청난 감량 효과를 자랑하는 과대광고에 혹한다.
 
사람들의 관심이 비만의 미용적인 요소에 집중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리한 감량효과의 후폭풍으로 그 무섭다는 '요요현상'과 '건강 상의 부작용' 경험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비만 치료의 키워드로 ▲3~6개월 사이 5~10%의 체중감량 ▲약물치료+생활습관 개선 ▲수분손실이 아닌 체지방의 감소를 꼽는다.
 
이 키워드는 사실 비만 치료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열쇠다. '급속하지 않은 기간' 동안의 5~10%의 체중감량이 요요현상을 막고 수많은 건강 지표를 개선한다는 의사의 제언을 온몸으로 납득한 환자라면 성공의 첫걸음을 뗐다고 볼 수 있다.
 
김경수 교수를 만나, 비만의 원인과 치료에 대한 실제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 비만의 원인은 무엇이고, 왜 치료가 필요한가요?
 
먹는 것에 비해 활동이 적으면 남는 열량이 지방세포에 중성지방 형태로 축적됩니다. 우리 몸의 지방세포는 수 십억개이니 3~4배만 돼도 몸이 많이 비대해지죠. 이렇게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된 상태를 비만이라고 합니다.
 
지방세포가 과다 축적되면 지방세포에서 지방산과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많이 분비되면서 인슐린 작용을 방해하고 결국 당뇨병을 유발합니다.
 
또 췌장이나 근육, 심장 사이사이에 이소성 지방이 끼게 됩니다. 이 경우 부정적인 호르몬 작용에 의해 염증을 유발하고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며 결론적으로 노화를 촉진하거나 암같은 염증성 질환을 유발하죠.
 
단일 질환 중 비만만큼 다양한 병을 유발하는 여건이 없어요. 비만은 당뇨병과 밀접하고 고지혈증, 고혈압, 동맥경화, 담석증, 수면무호흡증, 관절염 등을 포함한 심혈관 질환, 우울증, 유방암, 자궁내막암, 대장암 등을 유발합니다.
 
-. 그럼 어떤 환자들이 치료가 필요한가요?
 
기본적으로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치료 여부를 판단합니다.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 BMI죠.
 
BMI 23 이상부터는 질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BMI 23 이상 25 미만을 과체중으로, 25 이상을 치료 대상인 비만으로 정의합니다. 과체중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정상체중으로 내릴 수 있지만, 과체중이라 하더라도 심혈관계 질환 위험요인이 있다면 치료가 필요합니다.
 
-. 지금 바로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국내에 얼마나 있을까요?
 
굉장히 많죠. 비만만 해도 전체 인구의 25~30%이니 과체중 인구는 훨씬 많을 겁니다.
 
-. 이렇게 많은 치료 대상들이 왜 치료받지 않고 있나요?
 
최근에는 배만 나온 마른 비만 환자가 많아 치료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경향이 큽니다.
 
하지만 복부비만은 정말 문제가 커요. 내장에 체지방이 많이 쌓인 것이 복부비만인데, 내장비만은 지방분해가 쉽게 이뤄지기도 하고 쉽게 찌기도 해요. 지방이 자꾸 분해되면서 유리지방산과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가 증가해 인슐린 작용을 방해합니다. 복부비만이 당뇨병으로 가는 지름길인 것이죠.
 
국내는 비만을 판단하는 허리둘레 기준을 남자 90cm, 여자 85cm 이상으로 봅니다. BMI 기준으로 과체중, 비만, 고도비만의 환자 중 허리둘레가 90cm(남), 85cm(여)를 초과하면 비만의 단계가 하나씩 올라가요.
 
-. 그렇다면 비만 환자를 위한 핵심 치료법은 무엇인가요?
 
비만 치료는 1차적으로 식사요법, 운동요법, 생활습관 개선이 기본이지만, 사실 이것들의 조절이 안돼 비만이 온 것이라 약물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비만약은 포만감 조절 및 칼로리 섭취량을 조절하는 약이 있고, 지방 흡수를 차단하는 약물도 있지만 식욕 억제제의 효과가 가장 좋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1kg 감량하려면 7000cal를 적게 먹던가 운동으로 소비해야 하는데 쉽지 않죠. 라면 하나가 500cal인데 이를 운동으로 소비하려면 최소 2시간 동안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해야 합니다.
 
특히 중년이라면 이렇게 운동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죠. 의지만 충만한 다이어트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인지기능을 조절하는 약물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 그럼에도 국내에서 화학 의약품에 대한 인식은 한약 및 일반약보다 낮은 것 같습니다.
 
일반인들은 화학의약품에 대한 거부감과 부정적인 인식이 있습니다. 그러나 천연물 약제는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약효 역시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마황 등 일부 효과적인 제제도 있지만 화학 의약품에 비해서 효과가 적고, 모두 안전한 것도 아닙니다.
 
반면 화학 의약품은 철저한 검증을 거쳐 허가되기 때문에 오히려 안전해요. 부작용 프로파일도 모두 발표돼 있으므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질 필요가 없어요.
 
식욕, 수면, 정서 등 3개 중추 영역이 뇌에서 비슷한 작용을 하기 때문에 식욕 억제제를 먹었을 때 수면과 정서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어요. 하지만 위약군과의 차이가 허용 범위 안에 있기 때문에 허가받은 거죠.
 
환자에게 발생 가능한 부작용에 대해 잘 설명한다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 가장 이상적인 체중 감량 기준이 있다면 설명해 주세요.
 
3~6개월 걸쳐 5~10% 감량이 가장 적당합니다. 개개인별로 더 필요한 경우 이상적인 체중까지 계획할 수 있지만 노인의 경우 권장하지 않습니다.
 
의사가 치료 시작에 앞서 과도한 기대를 걸지 않도록 환자 교육을 잘해야 합니다. 5~10%만 감량해도 건강 상 큰 혜택을 찾을 수 있어요. 급속도로 무리하게 감량하면 오히려 더 피로해지고, 탈모, 지방간, 간염, 담석 등을 유발합니다.
 
한 달에 최대 6~7kg을 넘지 않아야 하며, 절식으로만 급속히 뺀 사람은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비만은 절대 단기간에 치료할 수 없어요. 단기간에 빼는 것은 여러 약제를 한꺼번에 많이 쓴다는 것인데 이는 세계 어디에서도 권장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 과체중 혹은 비만 환자가 체중조절에 성공하면 우리 신체에 어떤 혜택이 있나요?
 
다양한 연구 결과, 10% 체중감량을 기준으로 할 때 전반적인 사망률을 개선하고, 혈압을 10mmHg 감소시키며, 콜레스테롤 15%, 중성지방을 줄입니다.
 
또 당뇨병 조절이 잘되고, 당뇨약 사용량이 감소하게 됩니다.
 
반면 급속한 다이어트는 체지방을 태우는 것이 아니라 수분 소실에 의한 감량이라 이런 혜택을 볼 수 없습니다.
 
비만은 단기간에 해결할 성격의 미용적인 문제가 아니며, 질병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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