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5.08.21 06:46최종 업데이트 15.08.21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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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는 천연물신약 처방 못한다"

고법, 1심 판결 파기…한의계 대응 주목



서울고등법원은 한의사의 경우 서양의학적 원리에 따라 생약으로 제조된 '천연물신약'을 처방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의사만 천연물신약을 처방하도록 한 식약처 고시가 무효라고 판단한 1심을 파기한 것이어서 한의계의 대응이 주목된다. 
 
서울고법은 20일 대한한의사협회와 김필건 회장 등이 식약처를 상대로 청구한 '고시무효확인' 소송에 대해 1심 판결을 취소한다고 주문했다.
 
이 사건과 관련된 고시는 '기원생약은 사용례가 있으나 규격이 새로운 생약(추출물 등)의 단일제 또는 복합제이며, 생약제제는 서양의학적 입장에서 본 천연물제제로서 한의학적 치료목적으로는 사용되지 않는 제제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천연물신약이 신바로캡슐, 시네츄라시럽, 레일라정 등이다.

다시 말해 이들 천연물신약은 서양의학적 원리에 따라 개발된 것이어서 한의사가 처방하거나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자 한의사협회와 한의사들은 2012년 행정소송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한의계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은 "천연물신약의 범위에 서양의학적 입장에서 본 천연물제제라고 정의한 생약제제를 포함하면서도 한약제제를 제외함으로써 한의사가 기원생약을 기초로 의약품을 개발하더라도 이를 처방하거나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결과는 한의사의 한방의료행위 범위를 한정하는 것으로서 결국 한의사의 면허 범위가 제한되고, 나아가 한의사의 직업수행의 자유가 제한된다는 것이다.
 

서울고법 "천연물신약, 한의사 처방할 수 없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판단을 달리했다.
 
약사법 규정을 종합하면 동물, 식물 또는 광물에서 채취한 생약으로 제조된 모든 의약품을 한약제제로 규정하고 있지 않고, 한방원리에 따라 배합해 제조된 의약품만을 한정하고 있다.
 
서울고법은 "이를 제외한 나머지 즉, 한방원리가 아닌 서양의학적 원리에 의해 생약으로 제조된 의약품은 한약제제가 아니어서 한의사가 처방할 수 없는 의약품에 해당하고, 이를 생약제제라는 명칭을 부여한 것이므로 약사법에 근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고법은 "이 사건 고시가 모든 생약제제를 규정한 게 아니라 서양의학적 원리에 따라 제조된 것에 한한다"고 분명히 했다.
 
서울고법은 "서양의학적 원리에 의해 제조된 생약제제는 한약제제가 아니므로 의료법에 따라 한의사가 한방진료행위를 하는데 처방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특히 재판부는 품목허가 받은 생약제제가 실제로는 한방원리에 따라 제조된 것이라면 품목허가 자체가 잘못된 것인지 여부를 다퉈야지, 서양의학적 원리에 따라 제조된 것만을 생약제제라고 규정한 고시 자체를 다툴 수는 없다고 환기시켰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이 사건 고시가 무효여서 고시에 따라 천연물신약 품목허가가 무효가 된다고 하더라고 이는 의사들이 이들 약을 처방할 수 없게 되는 것에 불과할 뿐 곧바로 한의사들이 처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의사나 한의사 모두 처방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는 의미다.
 
법원은 "이 사건 고시가 무효로 확인된다고 해서 한의사들이 이들 천연물신약을 처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므로 원고들은 이 사건 고시 무효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청구를 각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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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욱 기자 (cwahn@medigatenews.com)010-2291-0356. am7~pm10 welcome.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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