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2.19 18:45최종 업데이트 20.02.1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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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파력 높지만 치명률은 0.3%에 불과...응급실 폐쇄·접촉 의료진 14일 강제 격리 완화해야

전문가들 "약간 위험한 독감 정도로 보고 고위험군에 집중, 다른 중증환자들의 피해 최소화" 주문

코로나19 대응 긴급 심포지엄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전파력은 높지만 치명률(치사율)은 0.3%에 불과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한 병원들의 응급실 폐쇄와 접촉한 의료진 14일 강제격리 기준을 완화하고 다른 중증 환자들의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병원협회‧대한감염학회‧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대한예방의학회는 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 같은 내용으로 '코로나19 대응 긴급 심포지엄' 패널토의를 열었다.

이날 참석한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에 대비해 약간 위험한 독감 정도의 대응방안으로 수정해야 한다. 경증과 중증을 분리하고 중증 환자 치료 위주에 집중하면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검사 실행, 선별진료 등 의료진 투입으로 다른 중증 환자 치료 공백  

대한응급의학회 허탁 이사장(전남대병원)은 “코로나19의 전염력은 높지만 치명률은 높지 않다. 현장의 어려움은 검사 실행을 위한 자원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의심환자를 위한 것이 점점 늘어나면서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 왔다”라고 말했다. 

허 이사장은 “아직까지 코로나19는 일반인들에게 과다한 공포가 있고 실제 문제를 파악하고 실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라며 “어느 정도 지역사회 감염을 인정하고 의료기관 환자들에게 집단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라고 했다. 

허 이사장은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의료진의 감염관리도 필요하다. 중증으로 진행하는 환자들을 조기 발견해서 치료해야 한다”라며 “일단 이 환자가 경증인지 중증인지 구분하고 선별진료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모든 환자가 음압병리실에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굉장한 자원낭비이고, 경증 환자는 집으로 귀가시켜서 자가격리를 하면서 결과를 기다리게 하자는 것이다.

허 이사장은 "입원이 필요한 중증 환자들은 검체 채취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도록 해야 한다”라며 "현재 격리 공간을 대대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진료하는 환자들과 의심환자는 충분히 격리를 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자원의 배분이 필요하다. 별도의 동선과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응급실 폐쇄를 반대하고 환자 이송을 최소화할 필요성도 주문했다. 허 이사장은 “의심환자가 나온다고 응급실을 폐쇄하는 것이 아니라 진료하면서 응급실 진료를 해야 한다. 결과가 안타깝게 양성이 나온다면 그 때 폐쇄하고 소독하고 가능하면 빨리 진료에 복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험한 독감 정도로 생각하고 여기에 대한 전략 세워야"

인제대 일산백병원 이성순 원장은 “코로나19의 치명률이 0.3%으로 사망률이 높지 않다. 매우 위험하지 않고 약간 위험한 독감 정도로 생각하고 여기에 대해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현재 상태는 지역사회 감염으로 이미 국면이 전환된 상황이다. 현재까지의 했던 전략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 그레이존으로 분류되는 환자들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조기 진단과 사망을 낮추기 위한 적절한 치료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요양병원에서 폐렴 전수조사가 이뤄지다 보니 대학병원 응급실에 폐렴 환자가 몰리는 문제도 언급됐다. 환자들의 방문으로 고대안암병원, 한양대병원, 대구지역 대학병원 등 응급실이 줄줄이 폐쇄됐다. 

이 원장은 “메르스, 사스 때 보면 병원에서 환자가 한 명이라도 나오면 병원이 폐쇄되고 병원이 망한다. 요양병원 폐렴환자 전수조사를 한다고 하니, 요양병원 환자의 폐렴이 의심되면 다른 병원으로 보내고 있다”라며 “전국에서 3일전부터 요양병원 폐렴 환자들이 밀려 들어오고 있다. 이에 따라 가벼운 경증 환자로 병원을 채우고 다른 환자들이 입원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환자 1명으로 응급실이 폐쇄되고 의료진 70~80명이 접촉하면 나머지 환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접촉자 기준을 완화해서 의료진도 주의하고 마스크를 쓰고 진료하고 발열 등의 증상이 있을 때 그 때 격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응급실 폐쇄와 병원 폐쇄는 물론, 강한 격리기준에 따라 환자가 한번이라도 환자랑 접촉을 했던 의료진이 14일 격리되는 것도 수정해야 한다”라며 “중증 환자들은 이전에 보던 의사가 아니라 처음 보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응방안 변경 컨센서스 이루고 고위험군 환자 치료에 집중해야"  

대한병원협회 비상대응본부 이왕준 실무단장(명지병원 이사장)은 “코로나19가 빨리 진행되고 있다. 정부 정책의 의사 결정 구조 안에서 대응방안을 어떻게 변경할지 신속한 컨센서스가 이뤄져야 한다. 병원이 지역사회 감염에 완화한 책임을 갖는다면 누구도 여기서 생기는 영향에 대한 책임을 질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과도기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설득시키고 지자체, 보건소 등이 일사분란하게 서로 역할을 보완해 나갈지가 관건이다. 어떻게 국면을 전환하고 그레이존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해나갈지 정해야 한다. 각자 질서있게 역할을 한다면 일본, 싱가포르 등에 비해 대처를 잘했던 우리나라가 마무리 단계에서도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대한감염학회 신형식 자문위원은 “코로나19는 전파력이 빨랐기 때문에 전파력을 통제해야 한다. 정부나 의료진이나 국민이 다 나서서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코로나19는 지역사회 감염으로 갈 수밖에 없는 특성이 있다. 잠복기가 상기도 쪽에 많은 바이러스가 간다. 타액, 비말을 통한 감염력이 높다. 감염 의심환자를 조기에 빨리 찾아내고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환자들에게 치료를 적절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혁민 감염관리이사는 "협업을 통해 진단키트를 이용해 빨리 검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검사를 워낙 빨리 하다 보니 정확도에 많은 의문이 있다. 하지만 기존에도 잘해왔고 인증을 받은 46개 기관에 한해서 이뤄진다”라며 “3월 첫째주나 둘째주쯤 어느 정도 바이러스 양에 따라 전파력을 가지는지에 대한 연구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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