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7.20 07:43최종 업데이트 21.07.20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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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 국민들에 백신 인센티브 제공하고 부스터 접종 연구해 변이 대응해야

바른의료연구소, 제약업계 구조조정 통해 신약 개발 인프라 구축 지원도 주문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현재 대한민국의 비과학적 방역정책으로 인해 4차 대유행이 발생한 것과 관련, 제대로된 백신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백신 접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은 물론 변이에 대응할 부스터샷과 관련된 기준도 마련하는 한편, 제약업계의 대대적 구조조정을 유도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바른의료연구소는 19일 '대한민국 코로나19 방역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한 제언'을 통해 이 같은 국내 백신 관련 정책 개선점을 피력했다.

"백신 접종률에 따른 방역 단계 전환, 백신 접종자 인센티브 제공"

유럽 의약품기구(EMA),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중국과 러시아에서 개발된 백신을 제외하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이 개발한 백신이다. 

이들 백신은 각자 장단점이 있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만,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과 치명률 감소의 측면에서는 큰 효과가 있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자료와 최근의 국제적인 통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병독성이 약해지고 전염성이 강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백신 접종률이 높은 주요국은 감염자 수와 사망자 수 간 괴리가 더욱 크게 나타났다.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은 감염자 수는 변이 바이러스 출현 등으로 인해 획기적으로 줄어들고 있지 않지만, 사망자 수는 매우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감염자 수와 무관하게 치명률이 감소하기 시작하자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은 하나 둘씩 방역 지침을 완화하면서 국민들은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최근 확진자 수가 증감을 반복하고 있음에도 치명률은 꾸준히 낮아지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장영욱 박사가 작성한 1, 2분기 백신 접종 대상자별 백신 접종 현황과 시기별 확진자 연령대의 변화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시 가장 사망률이 높은 75세 이상의 연령대는 82.9%가 2차 접종까지 완료했고, 줄곧 20% 이상을 유지하던 확진자 중 60세 이상의 비중은 올해 2분기가 끝난 시점인 7월 초에는 8% 이하로 감소했다.
 
표 = 연령별 확진자 현황(질병관리청 제공).

결국 국내 코로나19 치명률 감소 현상의 원인으로는 바이러스의 병독성 약화 요인도 있겠지만, 고연령층과 고위험군에 대한 적극적인 백신 접종이 더욱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소는 "백신을 접종 받았음에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돌파 감염 사례들이 간간히 보고되고 있지만, 외국의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돌파 감염의 경우는 경미한 증상으로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를 우려해 백신 접종 인센티브를 제한하면 가뜩이나 백신의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백신 접종 기피 현상까지 심해져 접종률의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정부와 방역당국은 적극적인 백신 확보 노력과 더불어 백신 접종률에 따른 방역 단계 연동, 백신 접종자 인센티브 등을 시행해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백신 접종에 응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면서 "아직도 백신의 효과에 대한 의심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인해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많은 국민들을 설득하고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백신 접종률이 상승하면 방역 단계가 낮아진다는 일관적인 시그널을 주면, 국민들 스스로가 경제 활동과 사회 활동에 대한 계획을 수립해 선제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면서 "백신 접종률에 따른 방역 단계 연동과 백신 접종자 인센티브는 미래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국민들이 불안에서 벗어나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새로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부스터 접종 기준 마련해 변이 대응"

백신 확보, 접종률 확대와 함께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도록 부스터(booster) 백신 접종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도 이어졌다.

연구소는 "일반적으로 DNA 바이러스에 비해 RNA 바이러스들은 끊임없이 변이를 일으키며 전파력은 높고 치명률은 낮은 형태로 진화해간다"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역시 초기 중국 우한에서 발생했던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치명률과 전파력을 가졌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치명률은 낮고 전파력은 더 높은 변이 바이러스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개발돼 세계인들이 접종하고 있는 백신들은 초기에 팬데믹을 일으켰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고, 백신의 종류에 따라 이러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면역력 지속 기간이 짧아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최근 연구를 통해 부스터 접종이 변이에 대한 대응을 강화한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현재 부스터 접종에 대한 연구가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미국은 대부분 mRNA 백신(화이자, 모더나)을 접종했기 때문에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모더나 등을 골고루 접종받은 우리나라에 바로 적용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고령자와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부스터 접종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관련 지침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주장했다.

연구소는 "백신 접종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을 억제하기 위해서 새로운 백신에 대한 연구와 부스터 접종 연구는 소홀히 할 수 없다"면서 "정부와 방역당국은 외국 연구 결과 등을 참고해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부스터 접종 옵션에 대한 연구를 빠르게 진행해 결과를 도출,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의 예방 효과가 줄어드는 시점이 도래하기 전에 명확한 기준에 따른 부스터 백신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약업계 구조조정 유도·신약 개발 지원"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방역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국내 제약업계의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백신 등 신약 개발 인프라 구축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소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그동안 국민들이 잘 알지 못했던 취약한 국내 제약산업 수준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면서 "많은 국민들이 코로나19에 감염돼 고통받고 있지만, 국내 제약사들은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자체 백신이나 경구 치료제를 개발하지 못하고 있으며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처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자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원자력, 조선 등 3차산업에 있어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위상에 어울리지 않게 4차산업의 핵심 분야 중 하나인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매우 취약한 실정"이라며 "제약산업이 발전하지 못하고 영세 업체들만 난립하는 것은 정부의 약가 규제와 보호 정책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정부가 약가를 정하기 때문에 제약회사들은 정부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고, 관련 규제가 너무 많아 제약 회사들이 새로운 시도를 해볼 여건이 되지 않는다. 특히 제약회사가 의료계·약계 등 보건의료인과의 연구활동을 정부가 리베이트로 간주하면서, 자체적인 연구 역량이 거의 없는 국내 제약사들은 자체적인 연구 개발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제약 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와 함께 불필요한 보호정책 역시 제약산업 발전의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연구소는 "외국 선진국들과는 다르게 우리나라 정부는 오리지널약 대비 제네릭 약가를 높게 책정한다. 2019년 보건복지부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네릭 약 가격을 1로 보는 경우 주요국(일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영국, 미국)의 제네릭 가격은 0.5~1 수준"이라며 "경제규모 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제네릭 약제 가격이 매우 높은데, 이는 급여 신청 당시 등재돼 있는 동일제제 상한금액 중 최고가의 53.55%를 산정하는 제도 때문이다. 더욱 문제는 예외적으로 개량 신약이라는 이름의 일부 제네릭 약제들은 오히려 오리지널 약제보다 더 비싸게 책정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초창기 국내 제약회사들의 규모나 숫자가 적어 육성 목적으로 만든 정책이 유지되면서, 제약회사들은 신약 개발이나 다양한 연구 개발에 재원을 투입하기 보다는 제네릭 약제 생산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국내 다른 산업들은 전 세계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연구 개발에 막대한 재원을 쏟아 붓고 있지만, 제약 산업만은 온실 속의 화초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국내 제약산업은 계속 뒤쳐져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확산 사태가 또다시 발생하면 지금처럼 외국 제약 선진국들의 도움만을 기다리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정부는 국내 제약업계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백신 등 신약 개발 인프라 구축을 지원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수많은 규제와 과도한 보호정책을 철폐해야 한다. 이러한 구조조정 과정을 통해서 의료계와 약계의 유능한 인재들이 제약 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고, 국내 보건의료 산업과 제약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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