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3.07 16:36최종 업데이트 18.03.07 17:21

제보

"이대목동병원 사건, 의료진 책임 아냐…병원 경영진·정부기관 책임져야"

이용민 선대본부, "신생아 중환자실 인력 확보와 감염관리 개선 나서야"

▲기호 6번 이용민 후보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건의 책임은 일차적으로 병원 경영진이 져야 한다. 가장 중요한 책임은 신생아 중환자실의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고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본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정부기관에 있다.”

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6번 이용민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7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과 관련한 입장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해 12월 이대목동병원에서 잇달아 사망한 신생아 4명은 의료진의 부주의로 주사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균 오염이 발생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생아중환자실의 감염·위생 관리를 지도·감독할 책임이 있는 전담교수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추가로 입건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으로 의대교수 3명, 전공의 1명, 간호사 3명 등 총 7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선대본부는 우선 경찰청이 제시한 이유만으로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질병관리본부(질본)가 발표한 신생아 패혈증 감염 원인을 인용해 주사제 준비 단계에서 오염됐을 역학적 개연성이 있다는 근거를 내세웠다. 

이에 대해 선대본부는 “역학적 개연성이 있다고 해서 혐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질본은 지질영양제, 주사기, 수액 세트 등에서 균이 검출되지 않았으니, 주사제를 개봉해 수액세트에 연결하는 준비과정에서 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질본과 대한감염학회는 지질영양제인 스모프리피드를 가능하면 1인당 1바이알을 사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경찰은 이 지침에 '가능하면'이라는 전제가 달려있어 질본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질본은 “해당 지질영양 주사제는 다회용량 바이알이 아니다”라며 “식약처 '주사제 안전사용 가이드'와 질본 '감염 표준예방지침'의 권고사항에 배치된다”고 경찰에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본부는 “2016년 식약처의 '주사제 안전사용 가이드라인'에는 이런 언급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라며 “지난해 7월 질본 홈페이지에 처음 공개된 '의료관련감염 표준예방지침’도 올해 2월에서야 일선 의료기관과 약국에 배포됐다”고 밝혔다. 선대본부는 “질본은 올해 1월 '신생아중환자실 감염예방관리 표준지침 개발' 용역사업을 공고했다”라며 “권고문 성격의 지침은 위법여부를 결정하는 근거가 될 수가 없다”고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역시 스모프리피드와 관련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심평원에 따르면 스모프리피드주는 일부 용량 사용과 잔여량 폐기 후 1병(bottle) 전체를 청구할 때 삭감하지 않고 그대로 인정한다. 선대본부는 ”심평원은 지난해 1~11월 스모프리피드 약제 심사 결과, 해당 사유로 조정된 사례는 없었다“라며 ”심평원 해명자료 어디에도 스모프리피드를 1인 1바이알만 사용해야 한다고 밝히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스모프리피드에 대해 ‘미숙아에서의 사망’이라는 경고문구를 표기하고 있다. 해당 내용은 ‘문헌에서 미숙아의 사망이 보고’, ‘부검결과 폐 혈관내에 지방축적 소견 발견’, ‘미숙아와 저체중아는 혈관 내 지방성분을 제거하는 능력이 떨어져 지질영양제 주입 후 혈청 자유지방산 농도 상승’ 등이다. 

선대본부는 “식약처가 발행한 스모프리피드의 약품설명서에는 사망위험에 대한 경고문구가 전혀 없다”라며 “해당 주사제 자체로도 폐색전증을 일으켜 미숙아의 사망을 일으킬 수 있지만, 식약처는 전혀 경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선대본부는 국내 신생아중환자실이 열악한 환경에 처한 가장 중요한 이유로 ‘인력 부족’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이 2016년 복지부에 제출한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의 운영 성과 평가에 관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신생아 중환자실의 병상 1개당 전문의, 간호사, 전공의 수가 2011년보다 오히려 줄었다.

연구자들은 "신생아집중치료가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고 노동집약적인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증가된 병상 수만큼 인력이 충원되지 않았다“라며 ”기존 인력의 업무 과중으로 이탈과 신규 인력 확보의 어려움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선대본부는 “이번 이대목동병원 사건에서도 의료진의 인력 부족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 신생아 중환자실에 인력을 많이 투입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신생아 중환자실 운영이 적자가 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선대본부는 “경찰이 관리감독 책임으로 누군가를 처벌한다면 열악한 근무 환경을 견디며 힘들게 일하는 의료진들이 아니라 이런 시스템을 만든 병원 경영진과 정부의 보건 정책 담당자를 입건해야 한다”라며 “지금도 힘겹게 버티고 있는 필수의료 분야 의료진들의 이탈이 계속되면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선대본부는 “이번 사건의 재발을 막으려면 의료 인력을 원활히 확보해야 한다”라며 “정부가 인건비에 대한 보상을 포함해 충분한 재정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