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3.17 07:09최종 업데이트 23.03.1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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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장애가 산업계에도 큰 영향...디지털 치료기기 1호 '솜즈', 불면증 치료제로 포문

[세계 수면의 날 특별기획] 2호도 1호 이어 불면증 치료제 유력…뇌손상 시야장애·호흡재활·범불안장애 치료제 등도 예상

'세계 수면의 날' 특별기획 

세계수면학회(World Association of Sleep Medicine, WASM)는 수면과 관련된 의료·교육·사회적인 문제를 환기시키고, 수면장애를 예방·치료함으로써 수면질환과 관련된 사회적인 부담을 낮추기 위해 매년 낮과 밤이 똑같아지는 춘분 직전 금요일을 '세계 수면의 날' (World Sleep Day)로 정하고 있다. 올해 세계 수면의 날은 3월 17일이며, '수면은 건강에 필수적이다(Sleep is Essential for Health)'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세계 각지에서 관련 행사가 마련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세계 수면의 날에 발표된 수면건강과 수면산업의 주요 내용을 모아서 다뤄본다.  

①경제 불황에 불안·우울로 잠 설치는 사람↑…한국인 85% 수면의 질 저하 증상 경험
②수면장애가 산업계에도 큰 영향...디지털 치료기기 1호 '솜즈', 불면증 치료제로 포문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국내 1호 디지털치료기기인 에임메드 솜즈(Somzz)가 이달말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고시 후 본격적으로 진료 현장에 도입되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안에 국내 2~3호 디지털치료제 출시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불면증 치료제가 또 다시 2호 유력한 후보에도 오르면서 수면장애가 국내 디지털치료기기 발전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17일 제약·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솜즈에 이어 뇌손상 환자의 시야장애 개선,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천식·폐암 환자의 호흡재활 치료, 불면증 치료, 범불안장애 치료 등을 적응증으로 한 디지털치료제들이 상용화 마지막단계인 확증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자료 = 국내 1호 디지털치료기기 솜즈 앱 시행 화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디지털치료기기(디지털치료제, DTx)'는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 기반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를 뜻한다. 사람 몸에 전기 자극 등을 줘서 정신계나 면역계나 대사질환을 치료하는 '전자약'과는 다른 개념이다.

삼정KPMG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치료제 시장 규모가 지난 2019년 29억달러에서 연평균 20.5%씩 성장해 오는 2025년 8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역시 현재는 미미한 규모지만 연평균 27.2%씩 증가해 5288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디지털치료기기 1호 불면증 치료기기 '솜즈' 

앞서 지난 2월 15일 식약처가 에임메드의 인지치료 소프트웨어(제품명: Somzz)를 국내 첫 '디지털치료기기(디지털치료제, DTx)'로 허가했다. 이는 불면증 증상개선을 목적으로 불면증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의 하나인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법'을 모바일 앱으로 구현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불면증을 지속시키거나 악화시키는 심리적, 행동적, 인지적 요인들에 대한 중재(교정)를 목표로 하는 치료를 모바일 앱으로 제공하며, ▲수면 습관 교육 ▲실시간 피드백 ▲행동 중재 등을 6~9주간 수행해 수면의 효율을 높여 환자의 불면증을 개선하는 원리다.

에임메드는 지난 2021년 9월 10일 식약처로부터 확증 임상시험계획(IND)에 대한 승인을 받아 서울대병원, 고대안암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에서 98명의 불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했고,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품목허가 후 임상시험참가자의 3배수인 3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혁신의료기술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는 복지부 건정심의 관련 고시를 기다리고 있다. 이르면 올해 6~7월 혁신사업을 진행하고, 10~11월께 임시수가를 통해 모든 의료기관에서 처방이 이뤄질 전망이다.

에임메드 측은 솜즈의 본격적인 처방시장 진출에 앞서 영업마케팅에 대한 파트너십을 모색 중이며, 미국 진출을 위한 다국적제약사와의 기술수출 방안도 검토 중인 단계다.

'국내 1호'라는 독보적 타이틀을 오래 거머쥐고 싶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에임메드 측은 디지털치료제라는 국내 신규 시장의 파이 넓히기를 위해서라도 제2, 제3의 국산 디지털치료제들이 빠르게 상용화에 성공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반기 안에 2, 3호 디지털 치료기기 허가 예상...웰트 불면증 치료제 순항 중  

업계에서는 상반기 안에 2, 3호 국내 제품이 품목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최근 솜즈 허가 이후 "확증형, 탐색형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디지털치료기기가 30여개에 달한다"면서 "현재 국내 2호 디지털치료기기에 대한 심사도 진행 중이며 추가 허가를 기다리는 제품도 많다"고 소개했다.

에임메드의 솜즈의 뒤를 이을 국산 디지털치료기기 2, 3호는 확증임상시험계획(IND)을 가장 먼저 받은 뉴냅스가 아닌, 라이프시맨틱스와 웰트의 제품이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확증임상시험은 의약품으로 보면 임상3상시험이며, 탐색임상시험은 1/2상에 해당된다.

현재 허가를 위해 확증형 임상시험 계획서(IND)를 제출해 승인을 받고 임상을 수행 중인 국내 디지털치료제는 ▲뉴냅스의 뇌손상 환자의 시야장애 개선 디지털치료제 '뉴냅비전'과 같은 적응증의 '비비드 브레인', ▲라이프시맨틱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천식·폐암 환자의 호흡재활 치료 '레드필 숨튼' ▲웰트 불면증 치료 '필로우Rx'와 ▲하이 범불안장애 치료 '엥자이렉스', ▲이모코그 경도인지장애 치료 '코그테라', ▲메디마인드 알코올사용장애 치료 '알코테라', ▲에스엠디솔루션 비기질성 불면장애 치료 '슬립닥(SleepDoc)', ▲쉐어앤서비스 호흡재활 '이지브리드' 등이 있다.

솜즈에 이어 또다른 불면증 디지털치료제 웰트의 필로우Rx는 상용화를 위한 확증형임상시험을 지난 2021년 9월 27일부터 수행하고 있다. 이는 솜즈와 함께 식약처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제도 트랙에 올라와 있던 만큼 국산 2호 디지털치료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웰트는 필로우Rx에 대한 확증임상을 종료한 후 품목허가 승인 신청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DCT(분산형임상시험) 솔루션을 적용한 임상시험도 추가로 수행 중이다.

해당 제품은 솜즈와 적응증 뿐 아니라 기전도 유사하다. 앱에서 수면 습관 교육과 실시간 피드백을 받고, 이 과정을 6~9주간 수행해 수면의 효율을 높여 불면증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불면증 환자가 수면일기를 작성하도록 한 후 수면시간을 고정시키도록 도우며, 낮잠을 자지 않도록 조언하는 방식으로 생활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다.

웰트의 제품은 상용화 이전부터 일찌감치 한독의 픽(Pick)을 받아 적극적인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1년 3월 한독은 오픈이노베이션의 일환으로 웰트에 3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하고 알코올 중독과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공동개발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한독은 웰트를 통해 디지털 치료제 연구,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고 알코올 중독과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이 두개의 디지털치료제에 대한 국내 시장의 독점적 판매 권한을 확보하고 웰트가 개발하고 있거나 개발 예정인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국내 공동개발 및 사업화에 대한 우선 검토권을 갖는다.

라이프시맨틱스 호흡기 재활 치료제 등 9개 회사 11개 품목 확증임상시험   

또다른 2호 후보는 라이프시맨틱스의 폐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호흡기 질환자 재활을 돕기 위해 개발하는 처방형 소프트웨어인 ‘레드필 숨튼’이다. 

라이프시맨틱스는 레드필 숨튼에 대한 임상을 완료한 후 현재 결과를 분석 중이며, 상반기 안에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당 제품의 임상시험은 폐암, COPD,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앓는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레드필 숨튼 사용 후 6분 보행검사(6-Minute Walk Test, 6MWT)를 통해 운동능력 개선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레드필 숨튼은 환자가 의료진의 처방에 따른 재활 프로그램 수행 시 개인 측정기로 활동 활동량과 산소포화도를 측정해 적정 강도의 운동이 가능하도록 돕는 호흡재활 소프트웨어다. 또한 이를 데이터화해 의료진과 환자가 체계적인 재활을 진행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뉴냅스는 식약처로부터 뇌손상 환자의 시야장애 개선 치료제인 뉴냅비전에 대해 가장 먼저 임상시험IND 승인을 받았다. 다만 대상 환자 선정이나 비교적 적은 수가 등으로 인해 불면증 임상시험보다 속도가 느린 상황이다.

품목허가 1호 타이틀은 내어줬지만, 그 대신 지난해 8월 뇌손상 외에 뇌질환에 대한 시야장애를 개선하는 디지털치료제 '비비드브레인'의 확증임상을 추가로 개시했다.

이는 뉴냅비전 기능이 동일하나 별도의 기기 없이 스마트폰에 소프트웨어를 탑재할 수 있는 제품이다. 따라서 기존에 VR기기용 소프트웨어인 뉴냅비전보다 활용도, 편의성 측면에서 우위에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상시험은 다기관, 무작위 배정, 평가자 단일 눈가림, 우월성 입증 방식의 전향적 확증임상 방식이며 지난해 10월부터 본격화된 만큼 올해 말 완료할 전망이다. 

하이는 범불안장애 치료제 엥자이렉스의 임상시험계획을 지난 2021년 12월 30일 승인받고 확증 임상시험을 수행 중이다.

범불안 장애는 약물치료의 효과가 뛰어나지만 약물 복용 중단시 금단현상 등의 부작용이 있어 보완재로서 디지털치료기기의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동화약품은 하이의 미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지난해 11월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동화약품은 전략적 투자를 통해 엥자이렉스를 비롯해 하이가 디지털 바이오 마커와 AI 에이전트를 통해 개발 중인 디지털 치료제의 국내 판매권에 대한 우선 협상권을 확보했다. 

동화약품과 하이는 신규 디지털 치료제품을 공동으로 기획, 개발할 방침이며, 디지털 치료제품의 글로벌 진출에도 협력할 계획이다.

이모코그 경도인지장애 디지털치료제 '코그테라'는 지난해 임상시험IND를 승인받고 오는 2024년 국내 상용화를 목표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코그테라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인지 기능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맞춤형 인지훈련을 제공하는 모바일 앱 형태의 디지털 치료제로, 스마트폰만 있으면 원하는 시간과 공간에서 뇌영역 활성화를 통해 인지 능력과 장기기억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제품이다.

이외에도 메디마인드 알코올사용장애 치료 '알코테라', 에스엠디솔루션 비기질성 불면장애 치료 '슬립닥(SleepDoc)', 쉐어앤서비스 호흡재활 '이지브리드' 등이 제품화를 위한 임상시험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국산 디지털치료제가 잇따라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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