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7.09.27 13:23최종 업데이트 17.09.2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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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빅데이터에 과감한 투자 필요

사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황순욱 단장이 기조 발표를 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데이터인 만큼 빅데이터의 잠재력을 간과한 제약기업은 뒤처질 수밖에 없기때문에, 과감한 투자와 도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27일 코리아나호텔에서 'Pharma 4.0 미래 전략 포럼'을 열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제약산업에서 데이터 활용 방안 및 사례를 논의했다.

진흥원 황순욱 단장은 '4차 산업혁명, 왜 제약바이오기업인가?'를 주제로 기조 발표하면서 "미래 제약산업은 정보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변화해 데이터를 어떻게 잘 수집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제약산업 빅데이터는 약물 후보 물질 발굴부터 세일즈·마케팅 단계까지를 모두 포함한다. 2012년 기준 캐비닛 100억 개 분량의 헬스케어 빅데이터가 있었다면, 2020년에는 캐비닛 5000억 개가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황 단장은 "정보의 양이 증가한 것은 사물인터넷(IoT) 등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술이 발달한 것도 있지만 이를 해석하고 분석하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버려지는 데이터가 사라진 것도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제약산업 데이터는 유전자 정보, 삶의 기록 증가에 따른 디지털 표현형(Phenotype), 환자 데이터, 제품 데이터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유전자 정보는 올해 초 미국 FDA가 일반인 대상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허가하면서 점차 일반화되고 있는데, 2025년이 되면 유전자 정보의 양이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의 데이터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러한 정보는 정밀의학을 구현하고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소셜 미디어나 웨어러블, 모바일 기기 등을 통해 수집할 수 있는 삶의 기록이 크게 늘면서 디지털 정보로 건강 특성을 표현한다는 의미의 디지털 표현형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이는 조기 진단이나 맞춤 치료, 복약 관리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전자의무기록(EMR·EHR)이나 임상자료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환자 데이터도 약물 수요를 파악하고, 임상시험 설계, 부작용 모니터링 등에 활용 가능하다.

연구개발, 생산, 영업, 유통 단계 등 제품 데이터는 신약 재창출이나 품질 관리 효율성 제고, 영업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황 단장은 "전체 공정이 연결돼 서로를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연속생산 시스템을 도입하면 비용은 50% 이상, 리드 타임은 2일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라면서 "실제로 덴마크 제약사 룬드벡의 사례를 보면 연속생산공정을 도입해 생산량이 기존 대비 3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면 시장진입에 소용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며 "현재 신약 출시까지 14년이 걸리고 1만명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데 반해 앞으로는 7년 만에 시장에 진입해 1000만 명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은 아시아에서 개인 정보 규제 수준이 가장 높은 국가로 데이터 활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소비자 직접 판매(DTC) 유전자 검사도 현재 항목이 체질량지수, 혈당, 탈모, 피부 노화 등으로 극히 제한적이다.

따라서 황 단장은 현행 이분법적인 규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소한의 규제를 설정하고 점진적으로 보완하는 네거티브(negative) 규제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세의료원 김동규 교수도 이에 동의했다.

김 교수는 "현행 포지티브(positive) 규제로는 법에서 허용하는 것 이외에는 모두 금지돼 네거티브 규제로 가는 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하다"면서 "더불어 데이터 공여에 대한 문화도 퍼져야 한다"고 전했다. 아직 데이터를 주는 것을 아까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데이터 공여로 오히려 더 가치 있는 정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제약사들이 4차 산업혁명 수준의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는지도 짚어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파미노젠 김영훈 CEO는 "현재 다루고 있는 데이터가 정말 빅데이터인지, 아니면 단순히 대형 데이터(large data)인지 구분이 필요하다"며 "현재 사용하고 있거나 활용을 희망하는 데이터는 대형 데이터라 이 괴리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단장은 "국내 기업이 빅데이터를 활용하지 않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CEO의 무관심, 전문인력 없음, 경험 부족, 정보보호 및 안전성에 대한 우려 등이 꼽힌다"면서 "그러나 전문가 부족이나 활용의 어려움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빅데이터 자체의 특징이므로 데이터에 대한 인식 변화와 과감한 투자,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4차산업혁명 # 빅데이터 #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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