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1.11 06:22최종 업데이트 21.01.11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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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세액 감면에 대부분의 의원급 제외...생업도 포기한 의사들의 의료봉사 그새 잊었나

[칼럼]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전라남도의사회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정부는 지난 1월 6일 2020년 세법 개정 후속 시행령으로 감염병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대구와 경북 일부 지역 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이 세액 감면을 받도록 했다. 이는 원래 특별재난지역의 세액 감면 예외 업종에 의료기관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유흥업이나 부동산임대업 같은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감면 대상이나, 전문직 일부 업종이 감면대상에서 제외돼있어 의료기관 역시 세액 감면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병원급 의료기관의 세액 감면은 당연한 것이고 또한 정부에서 당연히 해야할 조치였다.

하지만 이번 재난은 천재지변 같은 자연재해 상황이 아닌, 감염병 유행이라고 하는 특수한 상황이기에 이와 같은 상황에서 직접적인 피해를 받은 대구와 경북 일부지역의 모든 의료기관은 필히 세액 공제를 받아야 한다고 대한의사협회는 꾸준히 정부에 주장해왔다. 결과적으로 병원급 의료기관에 세액 감면 혜택이 주어지게 된 점은 일부나마 다행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이번 기획재정부의 시행령을 자세히 살펴보면, 세액감면 적용 제외 업종 범위를 기존 ‘의료기관’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변경해 의원을 제외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은 세액감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의원급 의료기관이더라도 '수입금액에서 요양급여비용 비중이 80% 이상, 종합소득금액 1억원 이하인 곳'에 한해 세액감면 대상에 포함했다. 하지만 이러한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준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많은 의원급 의료기관들이 실제로 혜택을 볼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이번 개정 시행령에서 의원급 의료기관 중 수입금액 대비 요양급여비용 비중이 80% 이상이거나 종합소득금액 1억원 이하인 곳은 세액 감면에 포함했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러한 조건을 맞출 수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은 별로 흔하지 않다. 가장 큰 피해를 본 소아청소년과나 이비인후과 의원들의 경우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의원들이 혜택을 보지 못하는 세법 시행령 개정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결과적으로 지난 대구와 경북의 코로나19 재난 사태에서 누구보다도 위험을 무릅쓰고 노력한 지역의 의원급 의료기관들이 제외된 것은 지극히 유감스럽고 어처구니없다. 

지역의 의원급 의료기관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상황 중에 의료의 최일선에서 감염의 위험을 안고 진료에 최선을 다했다. 이 과정에서 확진자를 진료한 다수의 의료기관들은 폐쇄를 당했고 많은 의료인들이 자가격리 조치되기도 했다. 또한 한 내과 의사는 코로나19에 직접 감염돼 유명을 달리하기도 했다. 이러한 긴박하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생업을 뒤로한 채 의료봉사 현장에 뛰어든 이들 중에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의사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대구·경북 의사들은 혼자 개원한 의원급 의료기관이라도 문을 닫아가며 정부 보상도 제대로 받지 않고 코로나19 전담병원, 선별진료소, 시청 상황실, 생활치료센터, 보건소 등에서 진료봉사를 했다. 한때 확진 후 자택 대기 환자가 2700명까지 이른 상황 속에서도 이들이 전화 주치의를 맡아 자택에서 사망하는 경우가 없도록 최선을 다했다. 

이런 자발적이고 헌신적인 노력을 다한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정부 지원의 차별적이고 비현실적인 시행령은 납득하기 어렵다. 아직 코로나19 대유행이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 현장에서 고생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의사회원들의 사기에도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 특히 아직 코로나 19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시행령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의원급 의료기관 의사들의 사기가 떨어진다면 지속적인 코로나19 대유행과 만성적인 현장 인력 부족 여건에서 의사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기 어려울 것이다. 

백신 접종 사업을 포함해 향후 계속될 코로나19 감염과의 싸움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의 협조 없이 이 전쟁에서 승리하기는 어렵다. 치열한 전쟁 와중에 현장에서 싸우는 병사의 사기를 떨어트리는 우를 범하고서도 승리하기를 바라는 어리석은 지휘관은 없기를 바래본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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