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1.05 08:32최종 업데이트 24.01.0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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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H·만성기침 치료제 등 2023년 미국 FDA 주요 승인 거절 사례가 주는 시사점

[FDA 특별기획] 인터셉트·MSD, 임상적 이점 문제로 두번째 CRL 수령…암젠, 새 PMS 조건으로 신속승인 유지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2023년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전체 허가 건수가 2022년을 크게 앞질렀고, 여러 '최초' 신약이 탄생했다. CRISPR 기술에 기반한 첫 유전자 편집 치료제가 승인됐고,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접종을 할 수 있게 됐다. 산후우울증에 대한 첫 먹는약이 나오고 알츠하이머병을 늦추는 약물도 처음으로 허가 받았다. [관련기사=미국 FDA CDER, 2023년 54개 신약 허가하며 예년 수준 회복…기업별 승인 동향은]

물론 많은 기대를 받았음에도 결국 FDA의 허가 문턱을 넘지 못한 약물도 많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지난해 최초 치료제 탄생을 노렸으나 승인 받지 못한 몇 가지 사례에서 FDA 승인을 받기 위해 무엇을 고민해야하고,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알아봤다.

인터셉트 오베티콜린산, 대리 평가지표 바꿨어도 임상적 이점 확인 어려워

인터셉트 파마슈티컬스(Intercept Pharmaceuticals, Inc.)는 오베티콜릭산(obeticholic acid, OCA)으로 첫 번째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염(MASH,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새로운 대리 평가지표로 평가했음에도 임상적 이점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오며 관련 사업을 접었다.

MASH는 지방 축적으로 간에 염증과 손상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간 이식의 주요 원인이다. 아직 승인된 치료법은 없지만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000억 달러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외 많은 제약바이오기업이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글로벌데이터(Global Data)에 따르면 80개 이상 파이프라인이 개발되고 있다.

인터셉트의 OCA는 2016년 미국에서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PBC) 치료제로 신속 승인 받았으며, 오칼리바(Ocaliva)라는 제품명으로 판매 중이다. 오칼리바의 용량은 5~10㎎ QD다. 인터셉트는 MASH로 인한 간경변 전단계 간섬유증 치료를 위해 이보다 높은 25㎎ QD 용량으로 개발해왔고, 2019년 처음 해당 적응증에 대한 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다.

2020년 FDA는 대리 평가지표를 바탕으로 예상된 OCA의 이익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보완요구서한(CRL)을 보냈다. 또한 당시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의 추적 관찰기간 중앙값이 15개월이었고, 36개월에 도달한 환자는 한 명도 없어 원래 제출된 데이터로는 해결할 수 없는 잠재적 안전성 신호가 있다고 판단했다.

2022년 인터셉트는 4년간 OCA로 치료 받은 1000명을 포함해 2500명 가량을 대상으로 한 안전성 분석 데이터를 포함해 다시 NDA를 제출했다. 인터셉트 발표에 따르면 중추적 3상 임상시험 REGENERATE 분석 결과 OCA 25㎎으로 치료한 결과 MASH 악화 없이 간 섬유화가 최소 1단계 이상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됐다.

그러나 2023년 5월 FDA 위장약자문위원회(Gastrointestinal Drugs Advisory Committee) 16명 중 2명만이 현재 이용 가능한 데이터를 기준으로 OCA의 이익이 위험보다 크다고 투표했고 2명은 기권했다. 자문위는 2025년 9월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REGENERATE 임상시험 전체 데이터가 제출되고 검토될 때까지 승인을 보류할 것을 권장했다. 결국 6월 FDA는 OCA의 MASH 적응증 승인을 거절했다.

FDA는 자문위 브리핑 문서에서 "두 가지 1차 평가변수 중 하나에서 OCA가 위약보다 우월함을 입증했지만, 이 대리 평가변수에 대한 치료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첫 번째 NDA 검토 과정에서 FDA는 대리 1차 평가변수에 대한 점수를 산출할 때 조직병리학적 해석(간생검 판독)을 위한 중앙 판독 방법의 신뢰성을 우려했다. NDA 재제출에는 새로운 합의 판독 방법으로 평가한 더 많은 피험자의 생검 결과가 포함됐다. 문서에 따르면 NDA 재제출에서 새로운 합의 판독 방법에 기반한 치료 효과에 대한 전반적인 결과는 이전 NDA 제출의 생검 데이터에 기반한 치료 효과에 대한 결론과 일치했다.

약물에 의한 간손상(DILI)을 비롯해 여러 안전성 문제도 지적했다. MASH는 평생 약물 치료가 필요한데, OCA는 임상시험에서 여러가지 표적 외 효과를 일으켜 효과성이 낮은 여러 위험 완화 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또한 DILI 위험 완화 계획이 부족하며, 시판 후 환경에서 중등도~중증 DILI가 동일한 빈도 또는 더 높은 빈도로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FDA는 "현재 미충족 요구가 있음을 인정한다"면서도 "위약에 비해 치료 효과가 미미함에도 2기 또는 3기 섬유화가 있는 MASH 환자에게 OCA 사용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인터셉트는 임상적 이점 결과를 판독하는데 3년 가까이 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렵다 판단했고, MASH 관련 투자를 모두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MSD 게파픽산트, 일본·유럽선 허가받았으나 FDA는 "임상적 이점 없다" 판단

MSD가 개발한 만성 기침약 게파픽산트(gefapixant)도 임상시험에서 통계적 유의성은 달성했으나, 해당 결과가 임상적으로 유의미한지에 의문이 제기됐다. FDA는 제출 자료가 치료 효과에 대한 실질적인 근거로 충분하지 않다고 결론내리고 승인을 거부했다. 일본과 스위스, 유럽연합(EU)에서 이미 승인을 받았다는 점에서 대조적이다.

만성 기침은 8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병률은 전 세계 성인의 약 5~10%로 추정된다. 현재 FDA가 승인한 만성 기침약은 없다. 일부 약물이 오프라벨로 사용되고 있으나 근거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미충족 수요가 높다.

FDA 폐-알레르기 약물 자문위원회(PADAC)는 11월 12대 1로 MSD가 제공한 근거가 난치성 또는 원인 불명의 만성 기침이 있는 성인 환자에게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이점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투표했다. 12월 FDA는 두 번째 CRL을 발행했다.

자문위 브리핑 문서를 보면 만성 기침이 새로운 치료 적응증으로, 특히 평가변수 선택과 유효성 결과 해석 관련 규제 선례가 부족하다는 점이 큰 허들이었다.

첫 번째 NDA 검토에서 FDA는 1차 평가변수인 기침 빈도를 신뢰할 수 있고 정확하게 평가한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검증 데이터를 요구했다. 더불어 1차 평가변수 결과의 불확실한 임상적 의미, 환자보고결과(PRO)의 뒷받침에 대한 우려 등 임상적 이점이 불명확하다는 점에 우려를 제기했다.

두 번째 NDA 검토에서 FDA는 허가 제출의 근거가 된 임상시험인 P030과 P027 모두에서 위약 효과가 컸다는 점에 주목했다. 게다가 기침 빈도의 범위가 광범위하며, 기침 빈도 치료 차이가 작다는 것이 환자에게 눈에 띄는 변화일지 의문을 제기했다.

1차 평가변수 결과의 임상적 의미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2차 환자보고결과(PRO) 평가변수의 근거를 고려해 기침 빈도의 소폭 감소가 환자에게 의미있는지 여부를 평가했다.

그 결과 "PRO 결과는 게파픽산트에 유리한 것으로 보이지만 ▲총 점수에서 위약과 측정된 절대적 차이가 작고 치료 그룹 간 반응자 차이가 작으며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에 해당하는 PRO 점수 변화 정도가 확립되지 않았고 ▲P030의 LCQ 반응자 분석을 제외하고는 이러한 분석 중 어느 것도 다중성을 통제하지 않았으므로 결과를 신중하게 해석해야 하며 ▲미각 장애(치료 대상자의 최대 65%에서 발생)로 인한 잠재적 눈가림 해제(unblinding)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MSD는 "다음 단계를 결정하기 위해 FDA의 피드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암젠 루마크라스, 3상 구조적 편향 가능성 제기…신속승인 유지하되 추가 임상 요구

암젠(Amgen)의 루마크라스(Lumakras, 성분명 소토라십)는 처음으로 허가 받은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2021년 5월 미국에서 CodeBreaK 100 2상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신속 승인을 받았고, 완전 승인(full approval)을 위해 3상 임상시험인 CodeBreak 200 데이터를 제출했다.

그러나 FDA는 3상 임상시험의 구조적 편향(systemic bias) 가능성을 제기했다. 10월 FDA 항암제자문위원회(ODAC)가 CodeBreaK 200의 결과를 신뢰성 있게 해석할 수 있는지 여부와 CodeBreaK 200이 적절하고 잘 통제된 임상시험으로 간주될 수 있는지 논의한 결과 10대 2로 부정적인 의견에 힘이 쏠렸다.

브리핑 문서에서 FDA는 "CodeBreaK 200 탑라인 데이터를 처음 받았을 때 무진행생존(PFS) 혜택 중앙값 약 5주가 표준 영상 촬영 간격인 6주보다 적다는 점에 주목했다"면서 "FDA와 신청자 모두 CodeBreaK 200의 PFS 혜택 중앙값이 5일에 불과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이는 모호한 전체생존(OS) 결과와 함께 CodeBreaK 200의 임상적 유의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FDA 검토팀은 추가 검토를 통해 잠재적인 구조적 편향의 여러 원인을 조사했고, ▲도세탁셀군에서 더 많은 중도 탈락이 발생한 비대칭적 조기 중도 탈락과 함께 ▲소토라십군에 유리한 진행성 질환에 대한 연구자 평가 ▲BICR로 질병 진행을 평가하기 전 도세탁셀에서 소토라십으로 환자를 전환하는 크로스오버 등을 확인했다.

FDA는 "CodeBreaK 100과 200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비교적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ORR 측면에서 일관된 항종양 효과가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그러나 CodeBreaK 200의 맥락에서 테스트 중인 주요 가설은 소토라십이 도세탁셀에 비해 PFS 이점을 입증하는지 여부였다"고 지적했다.

또한 "CodeBreaK 200은 오픈 라벨 임상시험이므로, 특히 도세탁셀이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반응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치료법 할당에 대한 지식으로 인한 구조적 편향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 임상시험에서는 임상시험용 치료에 대한 환자 선호도, 소토라십에 대한 연구자 선호도, 초기 BICR 과정에 대한 어느 정도의 간섭에 대한 징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편향은 모든 임상시험에서 우려할 수 있는 문제지만 CodeBreaK 200에서는 한계 유효성 결과로 인해 이러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 PFS 혜택이 미미하고 OS에 차이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CodeBreaK 200의 잠재적 구조 편향은 도세탁셀 대비 소토라십의 우월성을 신뢰성 있게 판단하는데 극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12월 말 FDA는 완전 승인을 거절했다. 대신 신속 승인을 철회하지는 않았고, 2028년 2월까지 추가 확증 연구를 마치도록 새로운 PMS를 요구했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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