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1.19 03:58최종 업데이트 19.01.19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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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수련은 상급 전공의가 맡고 무면허 의료행위는 전공의 교육 기회 박탈"

대전협, '2018 전국 전공의 병원평가' 결과서 전공의 열악한 처우 드러나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전공의 수련이 지도 전문의가 아닌 상급 전공의에 의해 이뤄지고, 만연한 무면허 의료행위가 전공의의 교육기회를 박탈한다고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공의법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근무시간이 지켜지지 않은 곳도 많았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18일 지난해 9월 2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온라인으로 시행한 '2018 전국 전공의 병원평가' 결과를 '메디스태프'와 '닥터브릿지'를 통해 20일 공개한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이번 병원평가의 설문 문항은 총 102개로 △근로여건 △복리후생 △수련교육 △전공의 안전 △환자 수 및 업무로딩 △무면허 의료행위 등 여섯 갈래로 구분돼 진행 됐다"며 "설문 결과는 고려대학교 의학통계학과(책임교수 안형진)의 통계학적 검증을 거쳤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응답자 수가 극히 적은 일부 병원 결과와 양극단 값, 중복값 등을 제외하고 최종적으로 82개 수련병원의 4986명의 전공의의 응답 값을 분석한 설문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설문 결과, 전공의법 준수 여부가 근무환경 만족도로 이어졌다"며 "전공의 25.2%가 수련병원에서 전공의법이 잘 지켜지지 않거나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 수치는 전체 응답자 중 근무환경에 불만족한다고 응답한 25.48%와 거의 일치했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전공의 3명 중 1명은 최대 연속 수련시간인 36시간을 초과한 경험이 있었다"며 "전공의 3명 중 2명은 쉬는 날에도 근무를 지속해야 했다고 응답했다. 열악한 근무환경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전공의 3명 중 1명은 최근 6개월간 실제 당직근무를 했는데도 당직비를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전반적인 전공의 수련이 지도 전문의가 아닌 상급 전공의로부터 이뤄지고 있는 현상도 이번 설문을 통해 드러났다.

대전협은 "전공의들은 업무 전 사전교육 및 정확한 피드백 등 지도 전문의가 학습 과정에 효과적으로 기여하는지를 묻는 문항에는 응답자의 18.96%가 부정적으로 답했다"며 "술기 수행에 있어 교수나 전임의의 적절한 지도·감독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답한 비율도 37%에 달했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실제 전공의들이 업무에 필요한 역량을 누구에게 배우는지를 질문에 교수 혹은 전임의라고 대답한 비율은 25.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들이 업무에 필요한 역량을 가르쳐주는 사람으로는 상급 전공의가 45.13%, 동료 전공의가 10.86%, 독학을 통해 배운다고 대답한 비율은 19.63%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업무 중 수련과 관련 없는 업무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22.81%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공의 수련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업무 분담은 물론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번 설문 결과를 통해 다시 한 번 증명됐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전공의 1명당 담당하는 입원 환자는 정규 근무 시 평균 16.53명, 당직 근무 시 최대 72.61명에 달했다"며 "전공의 43.33%가 환자에게 적절한 의학적 처지가 불가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유는 △응급상황 동시 발생 △인력 부족(의사, 간호사) △과중한 업무량 △과도한 환자 수 등 순이었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이번 설문을 통해 실제 의료현장에서 무면허 의료행위의 심각성이 드러났다고 지적하며 무면허 의료행위는 전공의 수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짚었다. 

대전협은 "전공의 24.5%가 무면허 진료보조인력이 독립적으로 침습적 술기를 목격한 경험이 있었다"며 "무면허진료보조인력이 독립적으로 약 처방 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는가 묻는 질문에는 전공의의 40.71%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특히 무면허 진료보조인력으로 인해 교육기회를 박탈당했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한 전공의는 설문에 참여한 전체 전공의 25.72%로 4분의 1에 달했다"며 "무면허 진료보조인력 문제는 전공의 수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대전협 서연주 홍보이사는 "대내외적으로 전국 전공의 병원평가 설문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것을 체감한다"며 "이번에 얻은 결과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올바른 의료제도 확립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협 이승우 회장은 "전공의법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났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수련교육의 질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어진 시간 내에 수련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체계적인 전공의 수련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며 "특히 수련과 관련 없는 업무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다연 기자 (dyjeong@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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