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5.03.19 07:16최종 업데이트 20.06.2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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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철도에서 하늘 위의 공원으로 - 하이라인 파크

본 기사는 도서출판 '리스컴'에서 제공합니다.

High Line Park
폐 철도에서 하늘 위의 공원으로 하이라인 파크


지하철역
A·C·E 라인 14th Street 역 개방시간 여름 7:00 am-11:00 pm, 겨울 7:00 am-7:00 pm 홈페이지 www.thehighline.org

 

맨해튼 로어 웨스트 사이드 지역을 걷다보면, 매 골목 사이사이로 육교나 고가도로 같은 무엇인가가 수십 블록에 걸쳐 끊임없이 보인다. ‘하늘 위에 떠 있는 공원’인 하이라인 파크다.
1934년, 맨해튼 10애버뉴에는 화물 전용 고가철도가 건설되었다. 그러나 공업지대가 줄어들고 교통이 발달하면서 철도 이용률은 점점 낮아졌다. 급기야 1980년에 운행이 중단되고 고가철도는 잡초만 무성한 뉴욕의 흉물로 전락해버렸다. 철도가 철거될 운명에 놓이자 이 철도를 지키기 위한 비영리 민간단체 하이라인 친구들(Friends of the High Line)이 결성되었고, 그들의 제안으로 고가철도는 2009년 뉴욕시의 지원 아래 아름다운 자연 친화적인 공원으로 재탄생되었다.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에서 시작되는 이 공원은 총 길이 2.3km, 지상 10m(건물 3층 정도 높이)로, 맨해튼의 남서부에서부터 미드타운까지 연결된다. 처음에는 갱스부르 스트리트(Gansevoort Street)부터 20스트리트까지의 제1구간만 완성되었고, 2011년 가을에 20스트리트에서 30스트리트까지 이어지는 제2구간이 완성되었다.


하이라인 파크가 시작되는 갱스부르 스트리트의 공원 입구

공원이 시작되는 갱스부르 스트리트의 고가 공원 입구에 섰을 때는 차가운 느낌의 철제 고가도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계단을 따라 올라가 하이라인 위에 발을 딛는 순간 새로운 세계가 시작된다. 꽃과 나무가 무성한 공원이 쭉 뻗어 있고, 왼쪽으로는 허드슨 강이, 오른쪽으로는 맨해튼 도심이 내려다보여 정말 하늘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든다. 특히 화려한 꽃이 아니라 들꽃과 들풀, 갈대와 나무들로 조성되어 있어 자연 그대로의 소박하고 수수한 멋이 난다. 바닥에는 철거되지 않은 철로가 여기저기 드러나 있다. 오래된 철로 사이사이에 야생화와 갈대가 자라고 있어 시골 기찻길 같은 풍경이다.

하이라인 파크는 자연과 인공의 통합을 콘셉트로 한다. 공원 곳곳에 있는 벤치도 돌과 나무로 만들어졌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벤치의 모양이 하이라인 파크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은 부분까지 섬세하게 표현해낸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공원을 걷다보면 하이라인 파크가 한 건물을 관통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건물은 스탠다드 호텔로, 하이라인 파크를 그대로 둔 채 지어졌기 때문에 호텔이 공원 위에 떠 있는 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 이 호텔은 건물 외벽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하이라인 파크와 허드슨 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을 자랑한다.


낡은 공장에서 패션 거리로 탈바꿈한 미트패킹 디스트릭트는
원래 철로였던 하이라인 파크와 멋진 조화를 이룬다.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콘셉트인
하이라인 파크는 벤치도
돌과 나무로 만들어졌다.

주위 풍경도 계속 바뀌는데, 그중 시작 부분에 있는 미트패킹 디스트릭트 지역이 가장 멋지다. 폐쇄된 고기 가공 공장 지역에서 최고의 패션 거리로 탈바꿈한 미트패킹 디스트릭트는 폐 철도였던 하이라인 파크와 멋진 조화를 이룬다. 낡은 고기 창고들을 바라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1950년대의 뉴욕으로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뉴욕의 공원들은 시민들이 자유롭고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부대시설을 잘 해놓은 것이 특징이다. 하이라인 파크 역시 많은 시설을 제공한다. 그중 하나는 나무로 만든 널찍한 선 베드다. 공원 곳곳에는 일반 벤치 외에도 두세 명이 충분히 누울 만한 커다란 원목 선 베드가 설치되어 있다. 해가 떠 있기만 하면 어디서든 누워 일광욕하기를 좋아하는 뉴요커들에게는 매우 유용한 공간이다. 그들은 선 베드에 누워 책을 읽기도 하고, 식사를 하기도 하고, 잠을 청하기도 한다. 선 베드 앞으로는 발을 살짝 적실 수 있는 물이 흘러 어린아이들이 맨발로 찰방찰방 뛰어놀기도 한다.


하이라인 파크에는 선 베드와 인공 개울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하이라인 제1구간이 끝나는 20번가에 가까워지면 또 하나의 독특한 풍경을 만나게 된다. 나는 그것을 ‘창문이 있는 벤치’라고 부른다. 벽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마치 야외 원형극장에서 영화를 보듯 계단식 벤치에 앉아 공원 아래의 차도를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창문이 있는 벤치를 지나면 제2구간이 시작된다. 첼시를 지나 미드타운으로 접어드는 제2구간은 자연의 편안함이 느껴지는 제1구간과 달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바라보며 건물과 건물 사이를 지나가는 도시적인 구간이다. 또한 공원의 폭이 좁아지면서 구조도 수직적으로 바뀐다. 오르막길, 내리막길도 있어 재미있는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건물과 건물 사이의좁고 은밀한 고가 공원을 걸으면서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벤치에 앉아 쉬다가 사진도 찍고 또 다시 걷다보면 어느덧 하이라인이 끝나는 30스트리트에이른다. 물론 중간 중간에 출입구가 있으니 하이라인이 보이는 곳이라면어디서든지 올라가고 내려올 수 있다.

1, 2구간이 완공된 하이라인 파크는 2014년, 34스트리트 & 12애버뉴까지 이어지는 제3구간의 완공을 앞두고 있다.

 

<출처 : 로사의 뉴욕 훔쳐보기>

#high line park #하이라인파크 #뉴욕 #로사의 뉴욕 훔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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