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8.24 04:12최종 업데이트 18.08.24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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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인도 등 발사르탄도 불순물 검출…중국산 문제라는 잘못된 인식 개선 필요"

식약처의 전체 발사르탄 품목 검사에서 스페인 수입 원료도 NDMA 기준치 초과

업계 "오리지널도 발생 가능한 문제, 제약사에서 연마다 자체 검사결과 보고해야"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권미란 기자] 중국 제지앙 화하이사에서 불거진 발사르탄 원료의약품의 불순물 사태로 중국의 원료의약품 수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뿐만 아니라 스페인과 인도 등에서 수입한 원료의약품에서도 불순물이 검출됐다. 업계는 중국에서 제조한 원료를 문제 삼는 잘못된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3일 전체 발사르탄 품목을 검사한 결과 2개 원료의약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중국 지앙쑤 종방(Jiangsu Zhongbang)사가 제조한 명문제약의 '발사닌정'과 팜스웰바이오가 스페인의 퀴미카 신테티카(Quimica Sintetica)사에서 수입한 원료의약품이었다. NDMA는 동물 실험에 근거해 사람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2a)로 분류돼 있다. 

이에 식약처는 명문제약의 '발사닌정'에 대해 추가 판매정지 조치를 내렸다. 팜스웰바이오에서 수입, 제조한 제품은 중국 제지앙화하이사의 원료를 병용해 지난 7월 7일에 이미 판매제조 정지를 내렸다고 했다. 

지난달 열린 발사르탄 사태 재발방지 대책 마련 토론회에서 대한의사협회 김정하 의무이사는 "중국산 값싼 원료를 사용해 복제약을 만들고 이 복제약에 높은 약가를 책정해주다보니 국내 제약사들은 연구개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토론회에 참석한 대한약사회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 이모세 본부장은 "이번 발사르탄 사태가 발생한 곳이 중국회사라고 욕을 하지만 실제로 이 회사는 품질검사 등 까다로운 기준을 요구하는 유럽이나 미국 등에 수출하는 회사다"라고 반박했다.

온라인상에서도 발사르탄 사태를 두고 '중국산' 원료의약품이라는 점에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 나왔다.

한 네티즌은 발사르탄 사태가 발생한 직후인 7월 9일 신장병환우모임이라는 네이버 까페에 "우리나라에서 만든 발사르탄은 괜찮고 중국에서 들어온 발사르탄 성분이 문제"라는 글을 게시했다.

MBC뉴스는 지난 8월 6일 발사르탄 사태를 다루면서 '중국산 의약품 불신 확산'이라는 제목으로 "중국산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도 같은 날 추가 발사르탄 원료의약품 판매·제조정지 조치에 대해 "문제는 대봉엘에스가 발사르탄의 원료의약품 이전 단계 물질을 중국에서 들여왔다는 데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 제약사 관계자는 "이번 발사르탄 원료의약품이 대부분 중국에서 제조된 것은 맞지만 '중국산'에 대한 불신으로 논점이 흐트러지는 것 같다"며 "전 세계에서 발사르탄 원료의약품에 문제가 있었던 곳 중에 인도도 있다. 수입국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8월 8일(현지시각) 인도산 헤테로 랩스(Hetero Labs)사에서 제조한 발사르탄 등 일부 원료의약품에서 NDMA를 확인, 회수한다고 공지했다. 이는 중국 제지앙화하이사의 발사르탄 원료의약품 사태 직후 헤테로사에서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자사 원료의약품에서도 NDMA가 검출될 수 있다고 판단한 데에 따른 것이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어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 유럽 등 제약산업 선진국도 마찬가지"라며 "제약사들이 중국이나 인도에서 원료의약품을 수입하는 이유는 원가절감 때문이다. 저렴한 원료의약품을 수입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제대로 허가와 관리가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값싼, 저가, 중국산 등에 대한 불신을 조장할 것이 아니라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에서 허가와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사회 관계자도 "원료의약품을 어디서 수입했는지, 또 해당 제네릭을 처방한 의사나 조제하는 약사의 문제도 아니다"라며 "오리지널 의약품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오리지널이라고 완벽하게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입 국가와 오리지널, 제네릭을 떠나 모든 의약품에 대한 허가·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는 1년 마다 제약사에서 원료와 완제의약품을 수입, 제조한 곳에 대해 보고하도록 하고 자체 검사결과도 보고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식약처는 이번 발사르탄 전체 품목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위탁생동성시험 등 허가제도 전반에 대해 근본적인 재검토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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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란 기자 (mrkwon@medigatenews.com)제약 전문 기자.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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