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11.27 22:46최종 업데이트 19.11.27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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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자단체연합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 차별적 입법권 행사 유감"

"CCTV 설치·운영 관련 의료법 개정안은 외면하고 진료거부권 도입 관련 의료법 개정안은 심의"

수술실 CCTV설치 법제화 촉구 릴레이 1인시위 참여자 인증사진.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27일 성명서를 통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는 국민과 환자가 원하는 수술실 CCTV 설치·운영 관련 의료법 개정안은 외면하면서 의사만 원하는 진료거부권 도입과 관련한 의료법 개정안은 심의한다고 밝혔다. 차별적 입법권 행사에 대해 의료사고 피해자와 환자단체는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환자단체는 "현재 20대 마지막 정기국회 법안 심의가 한창이다.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지난 20일과 21일에 이어 27일과 28일 총 254개의 법률 제·개정안을 심의한다. 특히 성범죄 의료인·무자격자 대리수술 의료인·특정강력범죄 의료인 등의 면허 규제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 집중 심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환자단체는 "문제는 올해 3월11일 자유한국당 김명연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법 제15조제1항에서 규정한 '의사의 진료거부 금지의무'를 '의사의 진료거부권'으로 변질시키는 의료법 제15조의2 개정안이 이번 상임위 법안소위 심의 안건으로 상정됐다는 것이다. 최근 의료계의 진료거부권 도입 요구에 대해 의료사고 피해자와 환자단체는 지난해 11월7일 의협 임시회관 앞에서 '의료사고 피해자와 유족의 고통을 외면하고 환자를 선별하는 진료거부권 도입과 과실 의료사고에 대해 형사처벌을 면제하는 특례법 제정을 요구하는 대한의사협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까지 개최하며 강도 높게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환자단체는 "이는 의사에게 환자를 선택할 권리로써 전면적인 진료거부권을 인정하기 위한 단초가 될 수 있다. 국민과 환자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의 요청에 응답한 김명연 의원에게 유감까지 표명한 법안"이라고 밝혔다.

환자단체는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무자격자 대리수술, 유령수술, 수술실에서의 성폭행·성추행·생일파티·인증사진 촬영·집도의사 무단이탈·의료사고 조직적 은폐 등의 범죄행위와 인권침해를 예방하기 위해 수술실 CCTV 설치·운영 논의가 화두(話頭)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수술실에서의 환자 안전과 인권 침해 상황은 심각하고 의사면허의 권위를 추락시켜 의사에 대한 환자의 불신을 가중시킨다"라고 했다. 

환자단체는 "이러한 이유로 의료사고 피해자와 환자단체는 지난해 11월22일부터 올해 4월18일까지 무자격자 대리수술 근절과 수술실 안전·인권 보호를 위해 수술실에 CCTV를 설치·운영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발의해 달라며 국회 앞에서 100일 동안 릴레이 1인시위를 진행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국회의원이 올해 5월14일 수술실 CCTV 설치·운영과 촬영한 영상 보호를 내용으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그러나 공동 발의자 10명 중 5명이 하루 만에 철회해 법안이 폐기되는 수난을 당했다. 안규백 국회의원이 법안 폐기 6일 만에 공동발의자 15명의 서명을 받아 다시 대표 발의하는 우여곡절을 겼었다"고 밝혔다.

환자단체는 "2016년 9월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고 대학병원으로 전원 했지만 과다출혈로 사망한 故 권대희 군 어머니는 수술실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통해 은폐될 뻔한 의료사고의 진실과 간호조무사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밝혀냈다. 故 권대희 군 어머니는 아들과 같은 억울하고 불행한 사건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의료사고 피해자·환자단체와 함께 '수술실 CCTV 설치 법제화 운동'(일명, 권대희법)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환자단체는 "이런 상황인데도 상임위 법안소위에서 국민의 80~90%가 요구하는 수술실 CCTV 설치·운영 관련 의료법 개정안(일명, 권대희법)은 외면하고 유일하게 의사만 요구하는 의료인 진료거부권 도입 관련 의료법 개정안을 심의하는 것은 차별적 입법권 행사다. 상임위 법안소위가 자유한국당 김명연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인의 진료거부권 도입 관련 의료법 개정안을 심의한다면 당연히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대표 발의한 수술실 CCTV 설치·운영 관련 의료법 개정안도 심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자단체는 "우리나라에서는 의료법상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고(제27조제1항),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제87조제1항). 이는 의료행위는 면허를 소지한 의료인에게만 독점시키는 정책을 '의료법'이라는 입법적 합의를 통해 수용했기 때문이다. 죽을 사람도 살릴 만큼 뛰어난 의술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이는 무면허 의료행위로 취급되어 형사 처벌까지 받게 된다. 의료법이 의료인에게 이러한 독점적 권한을 주는 대신 고도의 윤리의식 또한 요구하고 있다, 불법적·비윤리적 의료행위를 한 의료인에 대해서는 면허를 취소하거나 면허자격을 정지시킨다(제65조, 제66조). 또한 의료인은 정당한 사유가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원칙적으로 진료를 거부하지 못한다(제15조제1항)"고 밝혔다.

환자단체는 "이와 같이 의료법에서는 의료인의 진료거부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정당한 사유가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하고 있다. 조문체계상으로도 의료법 제15조제1항에서는 '의료인은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진료를 거부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지 않고 '의료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의료법 제15조제1항에 대해 입법자는 의료인에게 '법률상 권리로써 진료거부권'을 준 것이 아니라 '법률상 의무로써 진료거부 금지의무'를 부과한 것"이라고 밝혔다.

환자단체는 "국회는 의료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 국민과 환자의 입장에서 응급실과 진료실과 수술실 안전을 위해 나서야 한다. 의료사고 피해자와 환자단체는 '의료인의 진료거부 금지의무'를 규정한 의료법 제15조제1항을 '의료인의 진료거부권'으로 변질시키려는 의료법 제15조의2 개정안에 반대한다. 그동안 정부는 응급실 안전대책과 진료실 안전대책을 마련해 이미 발표했다. 국회는 응급실 안전을 위한 응급의료법 개정안을 10개 이상, 진료실 안전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은 20개 이상 발의해 이미 국회를 최종 통과했거나 현재 심의중이다. 이제는 정부도 수술실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국회도 수술실 안전을 위한 CCTV 설치 법제화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환자단체는 "의료사고 피해자와 환자단체는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제15조의2 개정안은 ▲의료인의 진료거부 금지의무' 규정을 '의료인의 진료거부권' 규정으로 변질시키고 ▲법정사유 8개 이외에는 의료인이 진료거부를 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발생해도 진료거부를 할 수 없는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고 ▲환자의 진료받을 권리와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악법이기 때문에 반드시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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