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3.24 07:28최종 업데이트 22.03.24 07:28

제보

"윤석열 당선인께, 지역의료 붕괴 상황에서 의료전달체계 확립과 지역의료 활성화가 시급합니다"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보건의료정책]⑯ 정홍수 대구광역시의사회장

윤석열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보건의료정책 

제 20대 대통령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임기는 올해 5월 10일부터 5년간입니다. 윤 당선인은 코로나 대응체계 전면개편과 필수의료 국가 책임제를 주요 보건의료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선거 이전 의료계 전현직 리더들의 '대선 후보들에게 제안하는 보건의료정책 어젠다(agenda)'에 이어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보건의료정책' 릴레이 칼럼을 게재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본격적으로 출범하기에 앞서 의료계가 꼭 필요한 보건의료정책을 다시 한 번 선제적으로 제안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①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전문가 의견이 반영되는 보건의료정책 수립"
②이철호 전 의협 대의원회 의장 "코로나 최일선에서 의료진의 애로사항과 헌신 헤아리길"
③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 "국민 생명 지키는 필수의료 살리기가 최우선"
④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 "직역 간 편가르기 대신 화합과 통합의 사회를"
⑤민복기 의협 대선기획단장 "국민을 위해 의사가 소신 진료할 수 있는 의료환경"
⑥안덕선 전 의료정책연구소장 "저수가 정책기조 버리고 적정한 의료비 지출을"
⑦박홍준 전 서울시의사회장 "의료는 산업발전 수단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
⑧김재연 산부인과의사회장 "전문가 배제된 보건의료정책, 국민들에게 비극과 참사"
⑨서연주 전공의협의회 수련이사 "합리적인 보건의료체계와 의료인력 양성 시스템"
⑩이로운 의협 홍보이사 "선의의 의료행위 위한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⑪장성구 전 의학회장 "의학계·의료계는 보건의료정책 파트너십 발휘하는 전문가 단체"
⑫박상준 의협 대의원회 부의장 "의료전달체계 개편과 정착 시급"
⑬주신구 병원의사협의회장 "전면적인 건강보험 정책 개선과 재정 투입"
⑭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 "의대 설립 아닌 의료인력 활용과 양성 청사진"
⑮좌훈정 일반과의사회장 "전문가를 존중하고 전문가와 협치하는 정부"
⑯정홍수 대구시의사회장 "의료전달체계 확립과 지역의료 활성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해결해야 할 의료계의 문제들이 쌓여만 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의료전달체계 확립과 지역의료 활성화 문제는 의료계의 근간에 관한 사항으로 매우 중요하다. 
 
현 건강보험제도에서 한정된 재원으로 의료전달체계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던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현상이 2017년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이후 가속화되면서 의료전달체계는 붕괴되고 있다.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환자가 폭증하면서 요양급여비용 총액이 급증했다. 실제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요양급여비용 총액의 누적 증가율이 상급종합병원 63.4%, 종합병원 66.1%, 병원 37%, 의원 43%로 증가했고, 특히 문재인 케어 시행 직후인 2018년 의료기관 종별 요양급여비 총액도 2017년 대비 상급종합병원은 24.2%, 종합병원은 13.6%, 병원 10.6%, 의원 10.3%으로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2010년 대비 2020년 의료기관 종별 기관당 요양급여비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상급종합병원은 125%, 종합병원은 97%, 병원은 68% 증가한데 비해 의원은 48% 증가에 그쳤다. 만약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10년 후 2029년에는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의 요양급여비는 총 요양급여비의 45.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역의료 붕괴도 심각하다. 2021년 상반기(1~6월) 전체 개업 대비 폐업 비율은 72.2%로 병원의 경우 280.9%로 개업보다 폐업이 더 많았다. 이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중심의 급여화, 선택진료비 및 상급병실료 폐지 등으로 인해 환자가 몰리고, 지역 중소병원은 환자가 급감하게 돼 폐업률 급증이 생겨 결국 지역의료 붕괴 현상을 초래한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통계청에 따르면 실제로 의료기관 종별 병상 수에 있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2010년 대비 2020년에 각각 3378병상과 1만7617병상이 증가했고, 병원과 의원은 각각 1만209병상과 4만2387병상이 감소했다. 여기에 수도권 대학병원 분원 신설 가속화로 지역의료 붕괴는 더욱 진행될 것이고, 병상자원의 수도권 집중 가속화 및 지역 간 의료 양극화, 국민 의료비 상승을 초래할 것이다.

의료전달체계는 신체의 혈관과 같다. 손상되거나 막힌 혈관 없이 제 위치에서 자기역할을 해야 신체의 건강과 생명을 잘 유지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올바른 의료전달체계 확립은 의료자원 및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해 국민 건강과 생명을 잘 지킬 수 있는 초석이다. 그리고 고령화시대에 맞춰 지역의료 활성화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국민 선택권 및 의료 수요 증가와 의료의 대형화·집중화라는 시대 흐름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이것은 의료 공급자(의료계)와 수요자(국민), 그리고 중계자(정부)의 많은 소통과 노력이 필요한 문제이다.

따라서 의료전달체계 확립 및 지역의료 활성화의 중요성과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게 된다면 막대한 피해가 국민들에게 간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대국민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과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으므로 의료계와 정부의 협의체(의-정 협의체)를 통해 이에 대한 논의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한다. 

첫째,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의료법에 의료전달체계 관련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 현재의 의료기관간 무한경쟁 체제에서 벗어나 각 의료기관의 기능에 맞게 상호 공생하고 협력하는 시스템을 위해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의료기관 기능별 및 전달체계에 따른 수가 개발을 해야 한다. 건강보험 요양급여기준에 의료전달체계 관련 수가 모형을 개발하고, 병상 기능 및 연계와 관련해 체계적 정비가 필요하다. 
 
둘째, 규모(量) 중심에서 기능(質) 중심 의료전달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인구 고령화 및 질병 시기와 생애 전주기를 고려해 기능별 특성에 따라 '초급성기-급성기-회복기-만성기-요양기' 의료전달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초급성기(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는 응급 및 희귀난치성 질환, 수련교육 및 연구 중심, 고난이도 및 첨단 의료 등을 맡는다. 급성기(전문병원, 전문의원)는 진료과목별 특정 전문질환 진료를 한다. 회복기(회복병원, 지역병원)는 급성기(수술 또는 시술) 이후 안정 및 기능을 회복한다. 만성기(요양병원, 요양의원)는 장기요양이나 재택의료 병상을 제공한다. 요양기(요양시설)는 생활 시설로 이용하도록 한다. 
 
셋째, 지역별·기능별 병상 공급계획 및 시행이 필요하다. 

지역 의료기관 이용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지역 의료기관 입원 병상에 대한 재정 지원해 지역병원 가산제를 도입하고, 지역 주민이 지역 내 의료기관을 이용하면 진료비를 감면해 지역 의료기관 이용을 유도해야 한다. 

지역병상계획에 따른 기능별 병상 공급과 조절도 필요하다. 고령화시대를 대비해 급성기 병상을 축소하고 회복기 병상 수를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협력해 지역 특성을 고려한 병상 수급계획이 필요하다. 

의원급과 지역 중소병원, 일차의료 건강관리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인구고령화로 인한 만성질환 증가 추세로 건강증진·질병예방·건강관리서비스는 국민의 삶의 질 개선과 의료비 증가 억제에 중요하다. 일차의료 의사가 환자와 친밀한 관계를 지속적으로 형성해 신뢰를 유지하고 국민 건강지킴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충분한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만성질환 관리, 환자교육, 건강증진, 치료계획·상당 등과 관련한 수가 신설 및 현실화가 뒤따라야 한다. 

넷째, 정부의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가 필요하다. 

의료전달체계 확립 및 지역의료 활성화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여러 매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대국민 홍보해야 한다. 

다섯째, 의-정 협의체를 지속해야 한다. 
 
의료전달체계 확립 및 지역의료 활성화 문제는 보다 장기적 안목으로 지속적으로 바꿔 나가야 할 문제임을 인식하고 의-정 협의체를 통해 우리나라 의료현실에 맞는 모델을 찾아가야 한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