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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안 돋보기] ‘찬반 논란’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 의료인·환자 사생활 보호 문제 등 ‘쟁점’

    19대·20대 국회서 발의...미국에서도 논란, 안전한 수술환경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기사입력시간 19.06.22 06:14 | 최종 업데이트 19.06.22 08:05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불법 대리 수술을 방지한다는 취지의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을 두고 찬반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일부 의료기관에서 행해진 무면허 불법 수술이 적발되면서 환자, 보호자의 알 권리 확보를 위해 수술실에 폐쇄 회로 TV(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하지만 진료 위축, 환자 개인정보 침해 등 수술실 CCTV 설치로 인한 역효과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다. 그간 몇차례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제화 시도도 있었지만, 시각차가 워낙 큰 사안이라 국회 문턱을 쉽게 넘지 못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둘러싼 논란의 역사와 주요 쟁점, 과제 등에 대해 조명해봤다.
     
    불법 대리 수술·수술실 사진 촬영 논란...CCTV 설치 법안 발의

    불법 대리 수술 등 일부 의료기관의 비윤리적인 행위는 환자·보호자의 알 권리를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졌다.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자는 주장도 그 일환이다.
     
    지난 2014년 서울의 한 성형외과에서 의료진이 수술실 생일파티 사진을 촬영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후폭풍은 거세졌고 환자의 안전권 확보를 위해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논쟁도 재점화됐다.

    이후 2015년 1월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이 수술실에 영상 정보 촬영기기를 설치하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불법 수술 피해 등으로 인한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환자나 보호자가 인과관계 규명에 필요한 직접적인 시술 행위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배경에서다.

    최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은 불법 의료행위를 비롯, 의료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수술 등에는 의료인이나 환자 등에게 동의를 얻어 영상정보처리기기로 촬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최 의원은 “의료분쟁과 관련된 재판에서 수술과 같은 의료행위로 인한 의료사고가 총 의료사고의 27.8%에 이르고 있다. 최근에는 의료기관에서 의사면허가 없는 자가 불법 수술 등 의료행위를 하다가 적발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라며 “(의료법 개정안을 통해)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촬영 자료를 이용해 의료분쟁을 신속·공정하게 해결하고자 한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의 역기능을 지적하는 의료계 우려도 터져 나왔다. 환자안전을 보호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진료 위축, 개인정보 보호 위반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대한병원협회는 최동익 의원을 직접 찾아 면담을 통해 병원계 목소리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렇듯,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바라보는 시각이 팽팽하게 맞섰고 결국 법안은 제대로 된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제19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폐기 조치됐다.

    20대 국회에서 또 발의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

    19대 국회에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 통과가 불발된 이후, 논란이 잠잠해지는 듯했다. 그러나 대리 수술 논란이 연이어 발생하며 수술실 CCTV 설치 필요성은 다시 공론화됐다.
     
    지난해 5월 부산의 한 정형외과 원장이 의료기기업체 영업사원에게 대리 수술을 시켜 환자가 뇌사상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에는 분당차병원의 신생아 낙상 사고 은폐 의혹이 불거지면서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 14일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술실에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불법 의료행위, 의료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수술 등의 경우 의료인이나 환자 등에게 동의를 받아 해당 의료행위를 영상정보처리기기로 촬영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역풍이 거셌던 탓인지 공동발의자 10명 중 5명이 재고 의사를 밝히며 법안은 한차례 철회 논란을 빚었다. 이후 안규백 의원은 지난 5월 22일 철회 의사를 밝혔던 국회의원 5명을 대신해 10명의 의원을 추가, 해당 법안을 재발의했다.
     
    안 의원은 의료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인과관계를 규명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환자, 보호자들이 수집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수술실 CCTV 설치는 환자와 보호자의 알 권리 확보와 더불어 의료분쟁의 신속·공정한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라며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촬영 자료를 이용해 의료분쟁을 신속·공정하게 해결하고자 한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밝혔다.
    사진: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제공

    미국도 찬반 논란 팽팽...환자·의료진 사생활 보호 ‘쟁점’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이 비단 국내에서만 논란을 일으킨 것은 아니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15년 수술실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 필요성을 두고 논쟁이 있었다.

    이후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수술실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 관련 법안이 제출됐지만 통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당시 워싱턴포스트에서도 수술실 CCTV 설치를 둘러싼 다양한 시선을 다루기도 했다. (관련 기사 : Could Camera in operating rooms reduce preventable medical deaths?)
     
    지난 2017년 12월에도 위스콘신주에서 관련 법안이 제출돼 2018년 1월 상임위원회에 회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의료단체의 반대 등으로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두고 가장 팽팽하게 맞서는 쟁점이 '환자와 의료진의 사생활 보호 문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최동익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개정안의 무면허 의료행위 등의 위법행위를 예방하고 관리·감독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무면허 의료행위의 실제적인 적발, 의료사고시의 분쟁 조정수단으로의 활용 가능성과 함께 수술 등 의료행위를 받은 환자 개인의 사생활·비밀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료인의 진료를 위축시키고 의료인과 환자 간의 신뢰 관계 구축을 저해할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며 “따라서 의료계뿐만 아니라 환자, 여성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사회적 논의를 거쳐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회도 검토보고서를 통해 “영상정보처리기를 수술실 내부에 설치해 촬영할 경우 개복, 개심, 개두술 환자의 내부 장기 등이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신체의 특정 부위가 촬영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환자·보호자가 동의한다고 해도 충분한 이해 없이 이뤄질 수 있다. 동의 전 촬영되는 부위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으로 개인의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한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의 진료 행위가 구체적으로 촬영되는 만큼 의료진의 사생활 보호 법익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과계, “안전한 수술 환경 해칠 가능성 높아”

    특히 수술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외과계의 우려는 깊다. 대한비뇨의학과학회,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성형외과학회, 대한신경외과학회 등 9개 외과계학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술실 내에서 환자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법안의 기존 취지를 달성하기보다는 안전한 수술 환경을 해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외과계학회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을 반대하는 이유로 △환자들의 심각한 인권 침해 △수술의 질 저하 △의료진들의 인권 문제 △상호 신뢰의 문제 등을 꼽았다.

    특히 외과계학회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이) 외과계 기피 현상을 더욱 초래할 것이다. CCTV 설치 법안과 같은 무리한 규제는 장기적으로 위험한 수술을 기피하는 정도가 아니라 의대생들의 외과 전공 기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과계 전공의들도 힘을 보탰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지난 5월 24일부터 5월 28일까지 전국 90여 곳의 수련병원의 전공의 8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1.3%가 수술실 내 CCTV 설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수술실 내 CCTV 설치로 인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대전협 이승우 회장은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국민에게 알리고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라며 “무엇보다 의료계가 힘을 모아 의료기관 내 무면허의료행위를 근절하고 중앙윤리위원회 혁신과 전문가평가제를 포함한 자정작용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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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영채 (ycyoon@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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