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의약품 유통 과정의 불법 리베이트 등 불투명한 영업행위를 관리하기 위해 의약품 판촉영업자(CSO) 신고제가 도입됐지만, 정부가 확보한 98만건의 위탁계약에 대한 분석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신고에 그치지 않고 CSO 영업과 위탁계약을 상시적으로 파악·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CSO 신고제 도입 이후에도 실제 영업구조와 수수료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관리체계가 미흡하다며 위탁계약 전수분석과 상시 관리체계 구축을 주문했다.
남 의원에 따르면 정부가 CSO 신고제 도입 이후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조사 대상 CSO 2만14곳 가운데 응답한 곳은 396곳으로 응답률이 2%에 그쳤다. 의약품 제조·수입사는 286곳 중 212곳이 응답해 74.1%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특히 제조·수입사가 제출한 CSO 위탁계약은 약 98만건에 달하지만 정부 차원의 분석 결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제 도입 이후 위탁계약 자료까지 확보했음에도 실제 수수료 수준과 건강보험 청구액과의 연관성 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남 의원실이 복지부에 제출된 CSO 위탁계약 사례 446건을 분석한 결과 평균 수수료율은 42.9%로 나타났다. 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사례는 60%였으며, 일부 의약품에는 각각 58%, 55%의 수수료율이 책정돼 있었다.
구체적으로 혈전 예방 등에 사용되는 클로피도그렐 75mg정의 경우 건강보험 상한금액은 정당 1164원이지만 판촉영업 수수료는 약 700원으로 60% 수준이었다. 하루 한 정씩 1년간 복용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약값은 42만4860원이며, 이 가운데 약 25만4916원에 해당하는 금액이 판촉영업 수수료로 책정된 것이다.
사진=국회방송 중계 영상 갈무리
남 의원은 이러한 수수료가 단순 처방을 위한 판촉영업 경쟁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전체 98만건의 위탁계약을 분석해 실제 수수료율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건강보험 청구액과 연계해 문제점을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남 의원은 "98만건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고 수수료율이 얼마인지, 건강보험 청구액과 연계해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분석해야 한다"며 "규모를 분석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고제에 그치지 않고 CSO 영업과 위탁계약을 상시적으로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보건복지부 정은경 장관은 "처음 하는 실태조사여서 계약서 내용을 표준화하거나 핵심 분석에 대해서는 별도로 조사하는 대안이 필요할 것 같다"며 "전산 등을 이용해 조사하는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분석할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