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10.17 09:26최종 업데이트 20.10.1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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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사제 정말 실효성있나...일본 의무이행 마친 의사 10명중 9명은 도심·대학병원 선택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의무이행 탈락율도 17.6%...각 지역별 필요 정원 불분명하고 효과 검증 필요"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최근 정부가 일본의 지역정원제도를 참고해 의대정원확대 등 지역의사제 대책을 제시한 것과 관련,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의 지역의사제가 일본 제도의 부작용 등 문제점을 신경쓰지 않은 데다 정책의 유연한 측면도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 주요 이유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14일 이 같은 내용의 '일본 지역정원제도의 개요 및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일본 지역정원제도를 모방해 지역의사제도를 고안했다는 점에서 일본의 제도를 집중 분석했다.
 
앞서 지난 7월 정부와 여당은 지역 간 의사 수 불균형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의사제를 제시했다. 지역의사제는 지역의사선발전형을 통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면허 취득 후 10년 동안 해당지역에서 의무 복무를 조건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보고서는 "일본 지역정원제의 일본 내 평가가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과 2018년 후생노동성을 중심으로 의학부 정원 감원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정확한 현황 파악이 필요하다"며 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사진=의료정책연구소 이슈브리핑 보고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시점에서 일본 후생노동성 조차도 정확한 지역의사 정원수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역정원제도와 관련해서도 정확한 실태파악이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의 지역정원 제도는 지역의료에 종사할 의사의 양성과 이를 통해 의사부족을 경감시킬 목적으로 각 대학에서 의학부 입학정원 범위를 설정하고 주로 자치단체에서 학자금 지원 등의 우대책을 도입한 제도다. 2017년 기준 77개 대학 중 68개 대학이 참여했고 그 유형이 다양해 제도의 수가 155개로 각 제도마다 의무기간과 의무내용이 상이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의사국가시험 합격 이후 상황은 결국 학생의 도의적 책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2017년 기준 전체 지역정원 합격자수 2222명 중 의무이행중인 의사는 1841명으로 의무이행률은 82.4%였다. 다만 지역정원 의사들의 졸업 후 근무처로는 현내 대학병원과 중심병원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90.5%로 대부분이었다. 이들 중 현내 중소병원에서 의무이행하는 의사 수는 4.2%로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의무이행하는 병원의 지리적 구분에서도 의사가 부족한 지역이 아닌 곳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75.9%로 높았다.

의무이행을 중단한 의사들(17.6%)에게 그 이유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개인적 이유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이외 전문연수나 대학원 입학(29.2%)의 이유가 다수를 차지했다.
 
사진=의료정책연구소 이슈브리핑 보고서.

보고서는 "2020년 3월 후생노동성의 의사수급분과회의 자료에는 지역정원제도에 대한 일본 내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나타나 있다"며 "먼저 지역정원을 설정하는 것은 당초 지역 진료과목의 편중에 대한 대책이었으나 현재 시점에는 지역정원수가 각 도도부현의 미래 의료수요에 적합한 정원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2008년 이후 증원된 지역정원은 임시정원으로 2021년 기한이 만료되기 때문에 정확한 실태파악과 효과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보고서는 "근무요건, 경력 형성, 진료과 지정, 학자금 유무 등 제도마다 지역정원의 설정 방법과 제도의 내용이 대학마다 달라 정확한 실태 파악과 효과 검증이 필요한 상태"라며 "도도부현마다 지역정원 의사의 근무요건과 경력 관련 프로그램 등도 달라 이에 대한 현황 파악과 검토도 필요하다는 것이 후생노동성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지역정원제가 갖고 있는 제도적 문제점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현재 일본의 저출산과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의학부 정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맞는지 여부와 지역정원 이탈이 일정 부분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이에 따라 향후 거시적, 미시적 장래 의료수요에 적합한 의학부 정원과 지역정원 설정에 대한 논의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명시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보고서도 지역정원 의사들이 졸업 이후 의사부족지역에 남을 비율이 낮다고 봤다. 또한 해당 제도가 애초 정책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하기도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일본의 의사인력 확보 정책은 의사인력의 증원과 감원을 반복하고 있어 일관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조사결과 지역정원 의사들의 졸업 후 근무처는 대부분 대학병원과 중심병원이었다. 의사부족지역에서 근무하는 비율은 24.1%에 불과했다. 이행 기간 종료 후에 얼마나 많은 의사가 취약지역에 남을지 미지수"라고 비판했다.
 
이어 보고서는 "최근 지역정원 이탈자 문제와 증원된 의대생 수가 현재 일본이 직면한 상황과 맞춰볼 때 적합한 정원이 아닐 수 있다는 문제제기가 지적되면서 2018년부터 후생노동성이 의학부 정원 감원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를 감안했을 때 지역정원제도가 당초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우리 정부의 벤치마킹 정책 역시 적절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일본 지역정원제도의 장점은 살리지 못한 채, 부작용만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우리 정부는 지역의 의료인력 확보를 위한 대안으로 지역정원제도를 벤치마킹해 지역 ‘ 의사제 정책을 도입하고자 하나 일본 지역정원제도의 다양하고 유연한 측면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일본의 제도는 전공선택에 있어서 특정과를 지정하지 않고 본인이 의무이행할 전공과를 선택할 수 있고 의무이행기간도 학자금 대여기간의 1.5배다. 의무근무 불이행시에는 학자금 반환 등과 같이 학생이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는데 좀 더 유연한 제도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보고서는 "반면 우리나라는 필수 전문과목으로 한정해 선발해 의무이행기간도 10년으로 정하고 불이행시 면허취소 등 자율성을 제약하는 사항들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4차 산업혁명시대, 기자(記者)의 '올바른 역할'을 고민하고 '가치있는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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