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8.27 06:39최종 업데이트 21.08.27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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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고가 신약...중증환자 약제 보장성 강화 대책은?

위험분담제 확대·보험료 인상 등 제안...복지부 "치료 접근성 높여나갈 것"

사진=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의 성과와 과제 온라인 토론회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최근 중증질환 약제에 대한 보장성 강화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25일 관련 토론회가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참석자들은 위험분담제 확대와 건강보험료 인상, 신속등재 제도 도입까지 다양한 제언을 쏟아냈다.
 
연자로 나선 안정훈 이화여대 융합보건학과 교수는 보장성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위험분담제 확대와 환자 소득분위에 따른 환급액 차등 지급을 제안했다.
 
위험분담제는 신약에 대한 환자들의 접근성을 제고하고 효능과 보험재정 영향 등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약사가 일부 분담토록하기 위해 지난 2013년 도입됐다.
 
이 제도에 따라 제약사는 약제 표시가와 별도로 건강보험공단에 약제비 일부분을 환불하게 되며, 건보공단은 다시 환자들에게 본인부담액을 환급비율대로 환급해주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건강보험 본인부담액 상한액이 적용된다.
 
안 교수는 “소득 10분위에 따라 상한액이 다르게 적용되고 있는데 환급비율은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며 “이 부분에서도 소득 재분배 효과를 고려해 소득분위에 따라 위험분담제 환급을 차등지급한다면 보장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소득층의 고가약제 사용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위험분담계약이 된 약제의 대해서는 공단이 예상환급액을 담보로 저소득층의 약제 청구시 일정비율을 선지급하는 방안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면역항암제 효과 입증됐지만 1차 약제 급여 미적용..."환자들 차선의 치료 받고 있어"
 
안진석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고가 약제 문제로 환자들이 차선의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면역항암제의 보험급여 현황을 예로 들었다.
 
현재 국내에서는 대부분 1차 백금기반 요법에 실패한 이후 2차 요법으로만 면역항암제 급여 적용이 되고 있으며, 그마저도 PD-L1 수치 조건을 명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4기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PD-L1 수치가 높을 경우 1차 치료로 면역요법을, PD-L1 수치가 낮을 경우에도 면역요법과 항암요법을 함께 쓸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안 교수는 “현재 급여기준 때문에 1차요법으로 면역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는 경제적 여력이 있는 소수의 환자들 뿐”이라며 “나머지 환자들은 효과가 입증된 약을 두고 차선의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물론 재정적 측면에서는 보장성 강화에 따라 상당한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며 “재정확충과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료 인상없는 보장성 강화는 불가능...생명과 직결된 약제 대상 '신속등재 제도' 도입 주장도
 
토론회 참석자들은 보험료 인상과 신약등재 제도의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서동철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재원 확충없는 보장성 확대는 불가능한 이야기다. 국민 저항이 심할 수 있지만 보험료를 인상하거나 중증희귀질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보험체계를 만들어 재원을 따로 마련하는 식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지금처럼 이곳 저곳에 재원을 쪼개 사용하면 몇 년 후에는 크게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생명과 직결된 약의 경우 시판과 동시에 건보 적용을 받아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신속등재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제약사가 신속등재 절차 신청시에 건보급여 신청을 같이 하도록 하고, 식약처에 허가가 나면 임시약가로 급여를 적용해 환자들이 빠르게 신약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 같은 토론회 참석자들의 의견에 대해 양윤석 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위험분담제 확대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 궤를 같이 한다”며 “지난해에도 대상을 확대했고, 앞으로도 제약계와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면역항암제는 최근 1차 약제로 급여 확대 요청이 많아 심평원에서 평가가 진행 중”이라며 “1차 치료제로 올라가면 재정 부담이 수천억 증가하는데 재정분담을 놓고 제약사와 협의가 길어지며 시간이 지체된 측면이 있는데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애련 심평원 약제관리실장은 신속등재 제도 도입 제안과 관련해 “그간 허가와 심평원 평가가 연계되는 제도, 세계적으로 유일한 경제성평가면제 제도 등이 패스트 트랙으로 역할을 해 왔다”면서도 “환자분들의 보다 실질적으로 신속한 등재가 가능하도록 해달라는 요구에 대해 정부와 협의해 제도 개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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