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8.20 09:25최종 업데이트 21.08.2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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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식 자궁경부암 백신 무료접종 확대…의료전문가와 실질적 혜택 늘리는 정책 수립하라

[칼럼]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전라북도의사회 부회장

사진=청와대 유튜브 캡처 

[메디게이트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청원 도입 4주년을 맞아 19일 일부 국민청원에 대해 직접 영상 답변을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자궁경부암 무료백신 접종 대상을 현행 만 12세 이하 여성 청소년에서 만 17세 이하로 넓히고 여성 청소년 모두 무료 예방 접종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향후 18세부터 26세 여성에 대해서는 저소득층부터 대상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대상 범위 확대는 이전에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대상이 아니었던 이들을 포함하는 듯한 대통렁의 발언은 '보여주기식' 발표로 볼 수밖에 없다. 많은 국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처럼 포장했지만, 실질적인 혜택은 적을 것으로 본다.

2016년부터 시작한 자궁경부암 무료 백신 접종은 2003년 1월부터 2004년 12월 출생자가 첫 대상자였다. 만약 올해부터 제도가 시행된다면 2003년생까지(만 17세) 포함된다. 확대령의 발표로 확대되는 만 13~17세 여성 청소년은 자궁경부암 무료 백신 접종은 지난 2016년부터 NIP로 지정을 받아 이미 접종완료된 대상군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백신 사업 첫해 2003년생의 1차 접종률은 61.5%였으며, 2017년 대상자인 2004년생의 경우 1차 접종률이 72.6%였다. 당시 미접종자 인구인 2003년생 약 40%, 2004년생 약 30% 수준이 접종 대상에 다시 포함된다고 해도 혜택을 받는 인구수를 추정 해보면  연령별로 약 10만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접종 대상자를 확대하더라도 혜택은 극히 적을 것으로 추산된다.

문 대통령은 "난임 치료를 위한 비용 부담이 크다는 청원이 많았는데 공감한다"면서 "정부는 난임 치료비 지원을 보다 확대할 계획으로 올해 4분기부터 추가로 두 번의 시술을 더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난임 지원 확대 계획도 내놨다. 특히 만 44세 이하 여성에 대해서는 시술 횟수에 따라 50%까지 적용되던 본인 부담률을 일률적으로 30%로 낮출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 역시 새롭게 나온 정책이 아니다. 이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난임치료시술(보조생식술) 건강보험 급여기준 개선방안 또한 준비절차를 완료하고 2019년 7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지원을 확대한다는 보여주기식 정책 보다는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9 가격 인상에 대한 대책을 발표했다면 오히려 의료계로부터 환영받았을 것이다. 한국 MSD는 자궁경부암 NIP 사업과 더불어 급성장한 민간 자궁경부암 백신 시장에 집중, 시장의 95%를 장악하는 저력을 발휘하며 사실상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해왔다. 가다실과 가다실9의 가격을 사전에 아무런 통보도 없이 지난 4월 1일부터 15% 기습 인상해 산부인과 의사들의 분노를 샀다. 

질병관리청이 고시한 '예방접종업무의 위탁에 관한 규정'에 따른 예방접종 비용을 살펴보면 서바릭스와 가다실은 각각 5만6550원, 6만3280원으로 백신비가 책정돼 있다. 특히 가다실9 NIP 확대를 검토하는 가운데, 복지부가 밝혔던 대로 비용효과성, 감염병 예방효과, 공중보건학적 우선순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가격 인하 요인이 있다면 인하해야 한다. NIP 확대로 인한 접종 대상이 적은 것은 물론 의원에서 비급여로 접종할 시의 비용과 NIP 백신비의 접종간 격차가 있는 문제도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 

정부는 더이상 보여주기식 의료정책에 힘쓰지 말기를 바란다. 의료 전문가들과의 협의를 통해 사용 가능한 정부 예산과 건강보험 재정과 접목해 실질적인 혜택을 더 늘릴 수 있는 정교한 의료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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