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4.13 05:28최종 업데이트 19.04.1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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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의료 시스템 질적 수준 높이는 열쇠... '전공의 과로사' 문제 해결할 실마리는

[전공의 과로사③] 전공의법 준수하고 입원전담전문의 확대,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전공의들은 늘 힘들다고 호소한다. 하지만 의료계 밖에 있는 국민들은 도대체 전공의들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하기에 항상 힘들다고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국민들이 의료계 안을 들여다보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드라마와 같은 영상 콘텐츠를 통해서고 다른 하나는 환자나 환자 보호자로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다. 드라마에서 비춰지는 대학병원 전공의들은 바쁘고 힘들어도 언제나 단정하고 아름답다. 병원에서 보는 전공의들은 회진할 때나 수술 전에 동의서를 받을 때만 볼 수 있고 나머지 시간에는 얼굴도 보기 어렵다. 이는 왜곡 됐거나 단편적인 시각에 불과하다.

'전공의 과로사' 기획은 국민들에게 전공의들이 왜 과로할 수밖에 없고 전공의 과로가 환자의 안전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자세히 보여주기 위해 마련됐다. 전공의를 둘러싼 근무일지를 재구성해 보여주고 전공의 과로 현상이 반복되는 원인을 짚은 다음 대안은 무엇인지 제시하고자 한다.

전공의 과로사
전공의는 정말 과로에 노출돼 있을까... 대학병원 외과 전공의의 36시간 근무일지
전공의 죽음 내몰고 환자 안전 위협하는 '전공의 과로 현상' 반복되는 원인은
③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 질적 수준 높이는 열쇠... '전공의 과로사' 문제 해결할 실마리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전공의는 전국의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일하는 의사로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을 지탱하고 견인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그런 점에서 전공의 과로사 문제는 환자의 안전 등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질적 수준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정부, 의료계가 반복되는 전공의 과로 현상과 전공의 과로사 문제를 결코 괄시해서는 안 되는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공의 과로'는 의료계에서 오랫동안 자행돼 왔다는 이유로 이렇다할 해결 방안 모색 없이 반복돼 왔다. '전공의 과로사'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전공의법의 엄격한 준수, 대형병원 쏠림 현상으로 인한 인력 부족 대안, 의료전달체계의 재정립 등 세 가지 관점에서 살펴봤다.

엄격한 전공의법 준수로 의료계에 만연한 '전공의 과로' 개선해야 

전공의들은 전공의 과로 현상이 반복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의료계에서 오랫동안 관행처럼 이어져 왔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전공의 과로가 의료계 내에서는 업무 문화처럼 뿌리를 내렸다는 것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이승우 회장은 "수련병원들은 전공의들에게 몇 시부터 몇 시까지가 휴게시간인지 고지하지 않고 있다. 먼저 이를 알려주고 가급적 그 시간 동안에는 전공의들에게 콜을 하지 않도록 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응급상황인 경우에는 쉬지 못한 만큼 나중에 휴게시간을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수련평가위원회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공의들은 전자의무기록(EMR) 접속을 차단해 전공의들의 근무 시간을 조작하는 수련병원에 대해서는 신고 등을 통해 조사를 해야하고 이에 따른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단순히 전공의 과로 실태를 숨겨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게 할 뿐 아니라 다른 의사 이름으로 환자에게 처방을 한다는 점에서 국민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의료법 위반 사항이므로 복지부는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원전담전문의·의국 비서 등 전문인력 고용으로 대안 마련해야

입원전담전문의는 입원 환자를 전담해 돌보는 전문의 제도로 주치의로서 전공의들이 맡는 입원환자 수 등 업무량을 줄이고 환자의 안전을 높일 수 있는 대안책으로 꼽히고 있다.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활발해지면 전공의들이 맡는 1인당 입원환자 수가 줄어들 뿐 아니라 당직 근무시 전공의들의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도 완화될 것으로 전망 된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지난 2018년 시행한 '전국병원 수련환경 평가' 응답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전공의들은 주간 정규 근무시간에는 1인당 평균 16.52명의 입원 환자를 맡고 야간 당직 근무시간에는 1인당 평균 72명의 입원환자를 담당하는 것으로 파악 됐다. 대전협은 환자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의사 1인당 입원환자의 수를 15명 내외로 보고 있다.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는 전공의들이 맡는 입원환자 수를 줄이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는 전공의들이 당직 업무시 3배 가까이 늘어나는 담당 입원환자 수와 병원 내 전문의가 부재로 인해 느끼는 업무 강도에 대한 부담과 피로도를 낮출 수 있다. 최근 대전협이 실시한 '전공의 과로사'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공의 10명 중 3명은 야간 당직시 본인을 감독하고 지도해줄 전문의가 상주하지 않은 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공의 10명 중 8명은 야간 당직 근무시 느끼는 스트레스 수준이 10점 만점에 7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급년차 전공의 지원 활성화도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현재 상급년차 전공의 지원은 수련을 그만둔 날로부터 1년이 경과한 이후로 제한돼 있다. 수련을 중간에 그만둔 전공의들의 빈 자리로 인해 전공의들에게 쏠리는 업무 과중을 덜기 위해서라도 수련병원은 상급년차 전공의 지원이 활성화 되는 방안을 고려해 부족한 인력을 채워야 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일규 의원실 관계자는 "병원 측은 추가 인력을 고용하지 않고 교수와 전임의, 전공의에게 알아서 전공의법을 준수하라고 요구한다. 그러다보니 전공의법을 어기거나, 전공의는 주 80시간을 지키면 교수와 전임의는 주 100시간씩 근무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며 "입원전담전문의나 의국 비서 고용 등은 전공의의 과로를 막고, 과로사 예방에 도움이 된다. 나아가 교수와 전임의의 과로사도 막을 수 있다. 다만 제도적 보완과 정부 지원 없이는 지속하기 어렵고 병원의 반발도 클 것이다"고 짚었다.

그는 "전공의 과로사를 막기 위해서는 첫째, 3년째 하고 있는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를 본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둘째, 입원전담전문의 활성화를 위해서 세부 분과로 인정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의료질평가에 입원전담전문의 고용 여부와 수에 따른 가산점, 전공의 1명당 담당 환자수 등을 포함시켜야 한다. 넷째, 입원전담전문의 본사업 전환시 현재보다 수가를 인상해야 한다. 현재는 입원전담전문의를 고용할 때 오히려 병원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병원 쏠림 현상 완화 위한 의료전달체계 재정립 필요

장기적으로는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의료전달체계를 재정립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협은 의료전달체계 재정립과 관련해 총 다섯가지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상대가치 점수에 따른 종별·기관별 차등 확대, 의뢰, 회송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대학병원 외래 차등수가제 혹은 삭감제 도입, 응급의료관리료 확대로 경증질환의 상급의료기관 응급실 이용 분산, 의료전달체계 마련 위한 복지부-대전협-의협 협의체 구성 등을 꼽았다.

대전협 관계자는 "전공의 업무 과부하를 막기 위해 의료전달체계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경증질환자가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정작 중증질환자는 열악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불합리한 세태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상대가치 점수에 따른 종별·기관별 차등을 확대해야 한다. 또 의뢰 및 회송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해 상급의료기관에서 1·2차 의료기관으로 유연하게 환자를 회송해 진료를 보는 시스템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에 한해 외래 차등수가제 또는 삭감제를 도입해 의료전달체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상급종합병원의 기능은 중증질환자를 보는 것에 있기 때문에 현재 상급의료기관으로 몰리는 경증질환자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차등수가제 또는 삭감제 도입이 필요하다. 외래 진료를 제한하는 대신 중증질환자 진료시 비용에 정부가 보상을 더 하는 방식으로 가면 된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무엇보다 의료전달체계 재정립을 위해 복지부-대전협-의협 협의체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전달체계만 바로 잡아도 전공의가 일주일에 110시간 근무하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 전공의 1만6000명이 안전하고 올바르게 수련 받는다면 환자가 안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다연 기자 (dyjeong@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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